
1일(한국 시각) 솔로미드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 2016 서머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상대는 NRG e스포츠, 3세트까지 이어지는 접전이 펼쳐졌다.
그런데 3세트가 반가운 상황이 발생했다. 솔로미드의 원거리 딜러 'Doublelift' 일리앙 펭의 LCS 1,000킬 달성이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3세트 28분 경, 하단 교전에서 일리앙 펭은 1킬을 추가했고 통산 999킬을 달성했다.

'Hauntzer' 케빈 야넬의 마음은 어땠을까. 시즌 마지막 경기, 동료의 대기록, 경기는 마무리 직전. 클로즈업 된 케빈 야넬의 나르는 어쩐지 초조해보였다. 케빈 야넬 뿐만이었을까. 솔로미드 선수들은 'ohq' 오규민을 노리는 사냥개처럼 우물 앞에 모여들었다.
케빈 야넬은 묵묵히 타워를 두드렸다. 1,000킬 달성엔 실패했어도 승리는 확실히 챙겨야 했기 때문일까? 아니다. 타워를 두드릴 때마다 나르의 몸은 점점 빨갛게 변했고, 분노 게이지가 차올랐을 때 케빈 야넬은 우물로 돌진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솔로미드 5명 전원이 우물로 파고들었다. 케빈 야넬과 서포터 'Biofrost' 빈센츠왕은 전사했고, 정글러 'Svenskeren' 데니스 존센은 빈사 상태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들의 희생은 일리앙 펭에게 'LCS 최초 1,000킬'이라는 대기록을 선사했다.
가장 아름다운 1,000킬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일리앙 펭을 위해 모두가 우물로 달려드는 모습에선 진득한 동료애가 느껴졌다. 그리고 일리앙 펭이 끝내 1,000킬을 달성했을 때 축하와 환호를 나눴을 솔로미드의 모습이 머리에 절로 그려졌다.
솔로미드는 이 날의 승리까지 더해 17승 1패, 1위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했다. 솔로미드가 보여준 동료애. 이것이 솔로미드를 '북미 강호'로 만든 키워드가 아닐까.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