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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9년 차 프로게이머' 이신형의 선택과 집중

[피플] '9년 차 프로게이머' 이신형의 선택과 집중
철학가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고 말했다. 여기서 B는 탄생(Birth)을 의미하고 D는 죽음(Death)을 말한다. 그리고 탄생과 죽음 사이에 놓인 C는 선택(Choice)이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선택지를 마주한다. 작게는 저녁에 먹을 음식부터 크게는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 대한 고민이 매순간 이어진다. 그리고 한 번의 선택은 종종 인생을 뒤흔든다.

지난 18일 한국e스포츠협회가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프로리그의 운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고, 다수의 팀이 해체 소식을 전했다. 이에 많은 스타2 프로게이머들이 은퇴나 군 입대, 종목 전향 등 다양한 방도를 모색했다.
[피플] '9년 차 프로게이머' 이신형의 선택과 집중

19일 공식적으로 해단을 선언한 SK텔레콤 T1의 테란 '이노베이션' 이신형도 마찬가지다. 2008년에 데뷔한 9년 차 베테랑, 하지만 24살의 어린 프로게이머는 눈 앞의 미래를 선택해야 했다.

과거 소속팀 STX 소울이 해체됐을 때는 여러 리그와 프로팀이 존재했고, 어렵지 않게 다음 행선지를 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리그와 다수의 프로팀이 운영을 종료한 지금, 새로운 팀을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적할 팀이 없으니 새로운 길을 가야 하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었죠". 24살의 선수가 품기엔 무거운 고민이 이어졌다.

SK텔레콤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함께 진로에 대한 얘기를 나눴고, 저마다의 표지판을 따랐다. 이신형은 "박령우와 김도우, 어윤수는 개인 리그에 출전하며 스타2 프로게이머 활동을 이어갈 것 같다"고 전했다. 김명식은 오버워치로 전향했고, 그 외의 선수들은 휴식하거나 입대를 준비한다고.
[피플] '9년 차 프로게이머' 이신형의 선택과 집중

"개인 방송을 꾸준히 하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할 생각이예요. 개인 리그에 참여하려고요."

이신형은 내년을 기약했다. 프로게이머를 접기엔 이르다는 판단에 VSL 스타2 팀 리그도 신청했고, 개인 리그에도 꾸준히 도전해 볼 요량이다.

물론 팀에서 개인이 된 이신형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전략을 공유할 동료가 없으니 메타를 따라가고, 빌드를 가져가는 게 벅찰 수 있다. 스스로 일정을 파악하고 스케줄을 조율하는 것 또한 낯설다. 더욱이 스타2 개인 리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피플] '9년 차 프로게이머' 이신형의 선택과 집중

수많은 물음표 앞에서 이신형은 '집중'이라는 답을 내렸다. 매 순간 눈 앞에 닥친 일에 집중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 일단은 개인 방송이다. 방송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는 이신형은 "채팅을 읽으면서 게임을 하자니 어지럽다"고 멋쩍게 웃었다. 꾸준히 노력해 괜찮은 방송을 만들겠다는 것이 작은 목표다.

내년 시즌이 되면 개인 리그에 집중하고, 개인 리그 조차 끝을 향할 땐 새로운 변화에 발 맞출 생각이다. 이신형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눈으로 좇으면 자신도 그 속도에 따라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갑작스런 변화에 휘둘렸으나 이신형은 묵묵히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9년 차 프로게이머 이신형의 선택과 집중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바란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사진=박운성 기자(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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