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삼성 갤럭시는 화이트와 블루 모두 '탈수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라인 스왑 또는 맞라인전에서 이득을 볼 경우 끝까지 주도권을 쥐고 가면서 상대 팀을 쥐어 짠다는 의미다.
2017 스프링 스플릿 kt 롤스터에서 다시 모인 세 선수는 삼성식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전이었던 락스 타이거즈와의 대결에서는 기회만 나면 싸움을 걸면서 진면목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두 번째 경기였던 bbq 올리버스와의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할 때에는 쥐어짜는 운영의 극치를 보여줬다.

지난 24일까지의 각 팀별 킬과 데스를 조사한 결과 SK텔레콤이 세트당 19.2킬로 가장 많은 킬을 기록했고 그 뒤를 15의 진에어 그린윙스, 13.7의 롱주 게이밍, 13.3의 락스 타이거즈가 뒤를 이었다. kt는 10.5로 전체 7위에 랭크됐다.
세트당 데스를 조사했을 때 최소 1위는 단연 kt다. 네 세트를 치르면서 28데스만을 기록한 kt의 평균은 7.0이었고 2위가 SK텔레콤 T1으로, 8.7이었으며 3위는 bbq 올리버스의 9.0이 차지했다.
킬과 데스의 밸런스가 가장 좋은 팀은 SK텔레콤이었다. 여섯 세트를 치르면서 115킬과 52데스를 기록한 SK텔레콤은 2.21을 기록했고 그 뒤를 네 세트를 경기하면서 42킬 28데스로 1.5를 기록한 kt가 이었다.
이 수치는 kt의 플레이 스타일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세트당 킬 10.5로, 전체 7위에 해당할 만큼 적지만 데스를 극단적으로 줄이면서(7.0으로 전체 1위) 승수를 챙기고 있다. 킬을 내기 위해 무리해서 싸움을 걸지 않고 죽지도 않는 방식의 운영을 통해 효율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수치가 말해주고 있다.
kt는 앞으로도 이 스타일은 고수될 것으로 보인다. 코칭 스태프가 중국 팀에서 이적한 선수들에게 "중국 스타일을 버리고 한국의 운영을 다시 익혀라"라고 주문했고 선수들이 공격 본능을 억제하면서까지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력 부문에서 전체 3위에 오르면서 싸움을 선호하는 롱주 게이밍을 상대로 kt가 또 다시 짠물 운영을 시도하고 승리한다면 2017년 kt는 2014년 삼성이 가졌던 탈수기 이상의 수식어가 붙을 수밖에 없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