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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롱주 게이밍 최승민-김정수 코치가 말하는 '롱어강'

롱주 게이밍을 지도하고 있는 김정수(왼쪽), 최승민 코치.
롱주 게이밍을 지도하고 있는 김정수(왼쪽), 최승민 코치.
프로 야구 기사 중에 '타이거즈는 어떻게 강해졌나'라는 분석 기사가 있다. 기아 타이거즈가 리빌딩을 통해 상위권에 오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기사는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타어강'이라는 약자로 회자되고 있다. 이 기사가 나온 이후 타이거즈 순위가 계속 하락하면서 타이거즈 팬들이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2017 서머 스플릿이 진행되는 동안 '롱주 게이밍은 어떻게 강해졌나'라는 내용의 기사를 쓰고 싶었다. 최근 몇 년 동안 큰 돈을 들여 리빌딩을 진행했던 롱주는 서머가 되어서야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어강처럼 될까봐 롱어강을 쓰지 못했다. 주저하는 사이 롱주는 서머 스플릿에서 1위를 차지하며 결승에 직행했고 5전제의 황제라고 불리던 SK텔레콤 T1을 3대1로 꺾으면서 서머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첫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도 확정지었다.

롱주 게이밍이 어떻게 강해졌나라는 주제를 이제는 마음껏 꺼내도 되는 상황을 맞았다. 최승민, 김정수 코치에게 '롱어강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정말 자세하게 이야기해줬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마음은 기자나 인터뷰에 임하는 코치들이나 똑같았다.

Q 롤드컵 진출을 축하한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최승민 코치(이하 최)=코치 생활을 시작했을 때 목표를 롤드컵 우승으로 잡았다. 그동안 롤챔스에서 포스트 시즌조차 가지 못하면서 못 이룰 꿈이라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고지에 올라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정수 코치(이하 김)=이번 시즌에 롤챔스 우승을 이룰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기에 더욱 기쁘다. 서머 스플릿이 시작되기 전에 모두가 예상하는 3강이 있었고 우리의 솔직한 목표는 4위였다. 그리고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이 열렸을 때 드라마처럼 3위로 올라가보자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는데 우리가 서머 우승을 달성하면서 한국 지역 1번 시드를 확보하다니 정말 꿈만 같다. 얼떨떨한 기분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Q 김정수 코치는 롤드컵에 2년 연속 출전한다. 작년에는 삼성 갤럭시를 준우승까지 이끌었고 올해는 롱주 게이밍의 코치로 출전한다.

김=이런 경험도 색다르다. 팀을 바꿔서 롤드컵에 나가는 기분을 느껴본 지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준 삼성과 롱주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Q 최승민 코치는 롱주 게이밍과 오래도록 같이 했다.

최=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임단부터 시작하면 정말 오래됐다. 게이머로 강동훈 감독님을 만났고 코치로 전향한 뒤에도 동고동락을 같이 했다. 이런 시간이 오기를 바랐지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올 줄은 몰랐다.

최승민 코치.
최승민 코치.

Q 최 코치가 말한 것처럼 급작스러웠다. 이름값만 보면 2017년 스프링 때 선수 구성이 지금보다 나았던 것 같은데 우승이라는 복덩이는 서머에 굴러 들어왔다.

최=우리 팀에게 붙어 있는 별명이 있다. '이번에는 다르다', '올 시즌 롱주는 다르다'라는 것인데 성적은 딱히 달라진 것 없이 포스트 시즌에 가지 못할 정도의 그 수준이었다. 스토브 리그에서는 항상 화제를 불러 모으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5위 밖이었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별명을 좋은 방향으로 현실화시킨 것이 가장 기쁘다. 그동안의 리빌딩 과정이 시행착오였음을 깨달았고 코칭 스태프나 선수들에게 '자산시석(타산지석이 맞는 말이지만 항상 롱주 안의 문제였기에 이렇게 표현했다)'이 된 것 같다.

Q 이전 멤버들, 이전 스쿼드에 대해 비난하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됐길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나.

김=일단 나에게 문제가 있었다. 2017년 스프링 스플릿 초반에 북미 팀인 디그니타스의 코치로 부임했는데 1라운드가 끝난 뒤에 곧바로 접고 귀국했다. 쉬면서 내가 무엇이 문제인가 고민해보려고 했는데 강동훈 감독님이 부르셔서 롱주의 코치로 부임했다.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 늦었고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해보는 과정에서 미숙함도 있었다. 무엇보다 지도자로서의 김정수에 대한 고민이 더 컸기에 선수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Q 김정수 코치가 부임한 직후인 스프링 2라운드는 엄청나게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서머에서는 완벽하게 바뀌었는데 어떤 점에서 변화가 있었나.

최=김 코치는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고 강단이 있다. 특히 밴픽 과정에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부분은 선수들도 인정하고 있다.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고 포근히 감싸주는 형으로서의 역할도 잘하지만 엄격할 때는 서릿발 같은 권위가 있다. 강약 조절을 잘하는 것 같다.

Q 김정수 코치는 지도자 경력이 얼마나 되나.

김=2014년 8월 빅파일에 합류하면서 코치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니까 올해로 4년차다. 빅파일 팀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중국 팀인 오마이갓 등에 있었다. 그러다가 2016년 삼성에 들어왔고 2017년 북미 팀인 디그니타스에 갔다가 롱주 게이밍으로 돌아왔다.

Q 외국 팀에서 코치를 역임하면서 특이한 경험도 많이 했을 것 같다.

김=나라마다, 리그마다, 팀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하지만 관통하는 것은 하나다. 팀이긴 하지만 사이가 좋지 않을 때가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항상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팀은 거의 없다. 미국과 중국의 선수들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선호한다. 주어진 연습 시간이 끝나면 외출을 나가거나 개인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한국은 그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코칭 스태프가 결정해주기를 원하는데 이번 서머에서 우리 팀은 선수들의 자율에 맡겼다.

김정수 코치.
김정수 코치.

Q 자율이라면 어떤 식인가.

김=한국 팀들은 오후 1시와 오후 7시 두 번의 연습 경기를 갖는다. 세 세트씩 치르기 때문에 7시부터 시작된 연습 경기는 10시 또는 11시에 마무리된다. 연습이 끝나면 리플레이를 돌려보든, 서로 이야기를 하든 되돌아보는 피드백 시간을 갖는다. 여기까지는 모든 팀들이 똑같을 것이다. 이후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일텐데 우리 팀은 선수들이 개인 방송을 하든, 솔로 랭크를 하든 감독, 코치가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코치들이 연습실에 보이지 않으면서 선수들의 자율에 맡겼다.

Q 그 시간에 코치들은 무엇을 하나.

최=밤 12시나 새벽 1시인데 외국에서 열리는 대회들을 보면서 특이한 챔피언이나 운영 패턴이 나오는지 확인한다. 외국 대회가 없는 날에는 우리가 상대할 팀에 대한 분석을 하거나 연습 경기 결과를 통해 얻은 교훈이나 보완할 부분에 대해 코칭 스태프끼리 의견을 공유한다.

Q 서머 스플릿을 돌아보자. 롱주 게이밍의 서머 1라운드 성적은 6승3패였다. 스프링에서도 1라운드까지는 6승3패를 기록했다. 똑같은 분위기였는데 서머에서는 무엇이 달라졌나.

최=1라운드에서 두 번의 고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경기에서 패했을 때와 삼성 갤럭시에게 졌을 때다. 진에어와의 경기에서는 1세트에서 '칸' 김동하가 좋은 성과를 내면서 이기긴 했지만 컨디션이 최악인 상태였다. 2세트에 들어가기 전에 '라스칼' 김광희와 교체했지만 당시 김광희는 거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여서 패했다. 3세트에 다시 김동하를 넣었지만 이미 몸과 마음이 무너진 상황이었다. 코칭 스태프가 선수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였다.

김=두 번째 고비는 밴픽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우리 팀 선수들은 솔로 랭크 전사들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사실이다. 솔로 랭크를 통해 실력을 다진 선수들의 특징은 다양한 챔피언을 구사할 줄 안다는 점인데 공식 대회에서도 이러한 개성들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삼성 갤럭시와의 대결이 그랬다. 1, 2세트에 비슷한 밴픽을 가져갔고 1대1로 비긴 상황에서 선수들이 피오라와 제드를 이야기하더라. 코치들끼리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의견을 한 번 따라보고 만약 패한다면 이후에는 밴픽만큼은 코치들을 믿어 달라고 말하는 계기로 삼자고 의견을 모았다. 경기는 졌다. 하지만 그 경기가 끝난 이후 피오라와 제드에 대해 선수들과 엄청나게 이야기했다. 단순히 김동하나 '비디디' 곽보성의 의견만 들은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의견을 수렴했다. 참신한 픽이 대회에서 통하지 않았을 때 팀이 어떤 느낌을 갖는지 전체적으로 공유했고 하나로 융화되는 계기가 됐다. 2라운드에서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의 의견이 자연스레 모이는 기회를 삼성전 패배를 통해 배웠다. 값진 패배였다.

최승민 코치.
최승민 코치.

최=삼성과의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고 나서 김동하가 울었다. 그 뒤에 가진 인터뷰에서는 울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코치들은 이미 눈치를 챘다. 김동하가 그 때 "내가 고집해서 피오라를 골랐는데 내가 못해서 팀을 망친 것 같아서 최송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고참인 '프레이' 김종인, '고릴라' 강범현이 나서서 "우리가 받쳐 주지 못했다"라면서 다독이는데 뭔가 느낌이 왔다. 확실히 팀이 하나가 됐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시점인 것 같다.

김=삼성전 이후에 2라운드에 들어오면서 우리 팀이 쭉 연승을 달리면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하지만 가끔씩 선수들이 나태해지고 자만하려고 하면 "삼성전 제드, 피오라 잊지 말자"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선수들이 바짝 긴장한다. 제어력을 가질 수 있는 유의미한 문장이 생겼다.

Q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팀에서 누가 가장 다루기 어려운가.

김=나는 '커즈' 문우찬을 꼽고 싶다. 최고참인 김종인과 강범현은 내가 챔피언에 대해 어떠냐고 물어보면 이미 솔로 랭크를 통해 파악이 끝나 있다. 예를 들면 이즈리얼을 원거리 딜러로 쓰면 어떠냐고 이야기를 하면 플레이한 기록이 있거나 한참 써보고 있다. 문우찬은 자기 생각이 강해서 새로운 챔피언을 쓰도록 유도하기까지 엄청난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 연습 경기라도 깨지기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프로게이머로서 자기 고집이 있다는 점은 장점이기에 긍정적으로 발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 팀에 큰 도움이 된다.

Q 최 코치의 경우 롱주에만 쭉 있었다. 많은 선수들을 경험했는데 키운 보람을 느끼는 선수는 누구인가.

최=지나간 선수들이 너무나 많다.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경험한 코치가 아닐까 생각한다(웃음).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선수는 '프로즌' 김태일, '플레임' 이호종 등이다. 김태일은 우리 팀의 심장이라는 평가를 받은 선수이고 가장 어려울 때 고생을 많이 했다. 인크레더블 미라클 시절 승강전은 모두 김태일이 소화했고 모두 승리로 이끌어줬다. 이호종은 우리 팀에 1년 있었는데 잔정이 많이 든 선수다. 북미 팀에 있지만 자주 연락한다. 친화력이 인상적이다.

Q 스프링과 서머에 모두 있었던 선수는 '프레이' 김종인과 '고릴라' 강범현이다. 이들의 존재감은 어느 정도인가.

최=경기장에서 '프릴라'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경기를 마치고 대기실로 들어오자 마자 코치들이 해야할 이야기를 둘이 다한다. 경험이 적은 3명의 선수들도 최고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준다. 그것이 롱주가 서머에서 확실하게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김=김종인과 강범현은 전혀 개인주의적이지 않다. 선수 생활을 하다 보면 피드백 과정에서 자기들의 실수는 줄이고 다른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경우가 있는데 '프릴라'는 피드백을 할 때 일단 자기 잘못부터 먼저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런 면에서 잘못했고 그것 때문에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게 흘러갔다라고 냉정하게 분석한다. 그리고 나서 전체적으로 짚어주면 후배들이 따르지 않을 수가 없다.

최=정말 두 선수는 남 탓을 하지 않는다. 최고참이 "내 잘못이오"라고 이야기하면 팀 전체가 뭉쳤으면 뭉쳤지 절대로 흐트러지지는 않는다.

김='프릴라'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코치들이 따로 이야기할 부분이 없다. 가끔 피드백 과정에서 코치진과 선수들이 의견이 엇갈리면서 마음이 상할 때도 있는데 그 간극을 김종인과 강범현이 메워주니까 우리 팀 분위기는 나빠질 수가 없다.

김정수 코치.
김정수 코치.

Q 이제 롤드컵에 출전한다. 김 코치는 이미 경험이 있는데 어떻게 팀을 끌고 가고 싶은가.

김=선수들이 외국에서 경기를 한다. 한국을 떠나면 일단 컨디션 관리가 가장 어렵다. 다양한 문제가 터지는데 일단 음식이 다르고 인터넷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솔로 랭크 환경도 다르고 언어 때문에 일이 터지기도 한다. 미국에서 롤드컵을 치를 때에는 감기와 두통으로 삼성 선수단이 고생했다. 일단 상비약을 충분히 챙길 계획이고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때를 대비해 비상 식량들을 두둑하게 가져갈 생각이다.

최=강동훈 감독님이 롤드컵을 앞두고 중국에 다녀오시기도 했는데 롱주 쪽에서 많이 지원해줄 것이라고 하시더라.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

Q 롤드컵 조편성도 발표됐다. 기가바이트 마린즈와 임모털스가 B조에 포함됐는데 마음에 드나.(이 인터뷰는 플레이-인 스테이지 2라운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진행됐기에 프나틱이 편성된 것에 대해서는 묻지 못했다).

최=임모털스의 경기는 이호종이 속해 있기에 관심 있게 봤는데 나쁘지 않은 실력을 갖고 있더라. 그리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본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한국과 중국의 스타일을 묘하게 섞어 놓은 색깔을 갖고 있다.

김=누가 약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좋지 않다. 비속어를 조금 쓰자면 설레발을 치기 시작하면 변수가 만들어진다. 16강이 단판 승부로 진행되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경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2016년 삼성은 16강에서 솔로미드와 같이 강한 팀들이 속한 조에서 1위로 살아 남은 기억이 있다. 그 때 분위기는 어땠나.

김=2016년 16강 조별 풀리그에서 솔로미드에세 한 번 졌을 때에는 탈락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때 최우범 감독님의 대처가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을 어떻게 다독이고 어떻게 동기 부여를 해야 하는지 아시더라. 2014년 롤드컵에서 삼성 화이트가 우승하고 삼성 블루가 4강에 올라갔던 경험들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Q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코치들의 활약이 딱히 드러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밴픽 말고 하는 게 뭐냐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밴픽을 잘해도 선수들이 지면 그만 아니냐는 아쉬움도 있다.

최=밴픽은 코칭 스태프가 하는 일의 극히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롱주 게이밍의 리그 오브 레전드 코치로 일하면서 정말 많은 선수들을 만났고 다양한 스타일을 경험했다. 코치는 선수들이 독기를 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기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더 잘하고 싶다는 열망을 심어주는 일이 코치의 역할이다. 특히 선수들이 풀어지려고 할 때 다잡을 수 있도록 짚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김=밴픽은 코치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 밴픽이 나오기까지 게임단 안에서 정말 수많은 피드백이 오가고 의견이 오간다. 그럴 때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국 팀에서 일할 때 들은 이야기인데 어떤 팀은 연습 때 밴픽에 대해 아무 것도 이야기하지 않다가 경기장에서 코치가 밴하자고 말하자 선수가 반발해서 감정이 상한 적도 있다고 하더라. 한국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밴픽은 당연히 팀의 결정이기에 딱히 코치의 의견만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고 다시 이야기하고 싶고, 내가 생각하는 코치의 역할은 선수들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최=집안에 문제가 있다든지, 이성 문제가 생겼다든지 이런 경우에는 대번에 드러난다. 숙소 생활을 함께 하다 보면 선수들의 컨디션이 눈에 들어온다. 연습을 해도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집안일이나 여자 친구 문제가 있다. 그럴 때 들어주고, 답을 내주고, 팀 차원에서 해결해주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 코치의 주된 일인 것 같다.

김=연습실에서 하루 종일 연습하는 것도 좋지만 산책, 여행을 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분위기 전환이 가져오는 특별한 효과도 있다. 속에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같이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것, 즉 교감 능력이 중요하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최승민(왼쪽), 김정수 코치.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최승민(왼쪽), 김정수 코치.

Q 롱주 게이밍은 어떻게 강해졌나라는 주제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풀어주는 이야기들을 해준 것 같다. 롤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돌아오길 바란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최=인크레더블 미라클이라는 이름으로, 롱주 게이밍이라는 이름으로 참 많은 선수들과 관계자들, 사람들을 만났다.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스프링 스플릿이 끝난 이후 정말 힘들었을 때에도 선수단을 다독이면서 나아갈 동력을 만들어준 강동훈 감독님에게 감사드리고 우리 팀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지탱해준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김=코칭 스태프, 선수들 모두 열심히 했기에 서머 우승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사무국을 맡고 있는 강병률 대리, 전연 대리 등 프런드도 수고했다. 롤챔스 우승은 단순히 선수 누구 하나가 잘했다, 코치 누가 잘했다라는 말로 담아낼 수 없다. 다같이 혼연일체가 됐기에 우승했다고 생각하고 이 조직력을 중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으로 이어간다면 또 다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글=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사진=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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