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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듀오] 템페스트 '하이드'-'락다운', 형제라 서먹하고, 동료라 애틋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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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듣는 먼 사람의 이야기부터 동네 주민들의 소문, 혹은 친구들의 투정, 방 하나를 사이에 둔 자신의 경험담까지. 우리는 종종 현실적인 형제, 자매, 남매에 대한 가감없는 이야기를 듣는다. 생각보단 서먹하고, 그럼에도 진득한 정이 느껴지는 사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하면 내일은 멀쩡하겠지만 일주일 후엔 보고 싶어지는 묘한 관계 말이다.

흔치 않은 경우지만 프로게이머 중에도 친형제가 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팀 템페스트의 '하이드' 진경환, '락다운' 진재훈은 같은 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형제 프로게이머. 두 사람은 최고의 동료로서 소속팀 템페스트를 상위권 팀으로 도약시켰는데, 동료가 아닌 형제의 모습은 '현실 그 자체'였다.

둘도 없는 게임 친구에서 같은 팀 동료가 되기까지. 조금은 서먹한 형제애에 달큰한 동료애가 더해진 진경환, 진재훈 형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려도 될까요?
A '하이드' 진경환=템페스트에서 지원가를 맡고 있는 '하이드' 진경환입니다. 제가 원래 주장이었는데 이번에 동생에게 넘겨주게 됐어요.
A '락다운' 진재훈=템페스트에서 어쌔신 포지션을 맡고 있는 '락다운' 진재훈이라고 합니다.

Q 형제가 같은 팀에서 선수로 활동하는 일은 정말 흔치 않은데요.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즐기셨나요?
A 진경환=아버지가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것을 보고 게임에 대해 알게 됐어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어릴 때는 컴퓨터가 한 대여서 둘이서 하는 플래시 게임을 많이 했어요.
A 진재훈=저는 지뢰찾기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나요.

Q 컴퓨터가 한 대였으면 많이 다퉜을 것 같은데요?
A 진경환=적당히 조율했어요. 그래서 같이 하는 게임을 많이 했죠. 또 그 때는 컴퓨터 말고도 할 것이 많아서 별로 싸우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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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진재훈=어릴 적부터 블리자드 게임을 많이 했어요. 스타크래프트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히오스에 블리자드 영웅들이 다 나온다고 해서 관심이 생겼어요. 클로즈 베타 때부터 시작했죠.
A 진경환=이전부터 AOS를 많이 했어요. 카오스, 리그 오브 레전드 등 동생이랑 같이 했었죠. 히오스가 새로 나온다고 해서 봤는데 기존 AOS랑은 느낌이 굉장히 다르더라고요. 아이템도 없고, 신기한 요소들이 많았죠. 그래서 해봤더니 제 성향과 잘 맞아서 정말 많이 했어요. 하루에 25판 정도? 자는 시간 빼고는 다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렇게 못 하겠지만요(웃음). 그 땐 정말 어떻게 했지? 큐(게임 대기열 시간)도 600초 걸리던 때인데.
A 진재훈=그 때 신규 캐릭터가 아눕아락이었잖아?

Q 정말 모든 게임을 함께 하셨나봐요.
A 진재훈=게임 친구였죠.
A 진경환=재밌는 것 있으면 서로 알려주면서 같이 했던 것 같아요.

Q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과정도 들을 수 있을까요?
A 진경환=처음부터 선수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어요. 프로라는 개념이 없었거든요. 그러다 동생이 비공식 랭킹 사이트에서 1위를 달성했어요. 원래도 네임드였는데 때마침 대회가 생겨서 '이름을 알려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죠. 우승은 못 했는데 아마추어 고수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프로 팀에서 연락 오고,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을 먹은 것 같아요.

Q 그렇게 형제가 모두 프로로 데뷔한 것이군요. 이 쯤되니 가족 분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A 진경환=부모님이 반대를 하진 않으셨어요. 너희가 정말 해야 겠다면 하라고, 말리지 않겠다고 하셨죠. 이왕이면 같은 팀에서 활동하면 좋겠다고는 하시더라고요. 서로 상대로 만나면 누군가는 져야하니까요. 지금은 같이 하니까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A 진재훈=같이 이기고 있으니까 좋아하시는거야.
A 진경환=아니야. 성적이 안 좋을 때도 좋아 하셨어.

Q 닉네임은 어떻게 지으신 거예요?
A 진재훈=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좋아하거든요. 3편을 보는데 '락다운'이라는 캐릭터가 저격 총을 들고 나오는 거에요. '핵 멋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 게임 닉네임은 무조건 락다운으로 지어야겠다 싶었어요. 마침 히오스를 접하게 됐고요.
A 진경환=제가 처음에 했던 캐릭이 노바였는데 어울리는 닉네임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하이드'로 정했어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전 제 닉네임에 만족하고 있어요.
A 진재훈=전 겉 멋이 들어 있는 닉네임이 좋아요. 그래서 제 닉네임이 굉장히 만족스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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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형제 프로게이머라 얻는 이점이 있을까요?
A 진재훈=상금이 두 배로 들어오죠!
A 진경환=단점도 있어요. 저희끼리 충돌했을 때 동료들이 케어를 해줄 수가 없거든요. 저희 입장에서는 싸우고 끝인데 동료들은 '조금 심한 것 아니야?'라고 생각할 때도 있고요.
A 진재훈=형제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경우가 종종 나왔죠. 초반기의 얘기고 최근엔 없었어요.
A 진경환=장점은 팀의 구심점이 된다는 것? 아무래도 안정적이니까요. 이길 때 같이 이길 수 있어서 좋고요.
A 진재훈=이것도 있어요. 저희가 우승하면 트로피를 누가 가져갈 지 가위바위보를 하거든요. 그 때 저희가 조금 더 유리하죠. 아쉽게도 이긴 적은 없지만요(웃음). 확률은 높은데 가위바위보를 못 하더라고요.
A 진경환=그래도 트로피에는 별로 욕심이 없어서 괜찮아요.
A 진재훈=단점은 졌을 때 상금이 두 배로 떨어진다는 점 정도인 것 같아요.

Q 두 선수는 본의 아니게 합숙(?)을 하고 계시는데요. 연습할 땐 누가 더 잔소리가 많은가요?
A 진재훈=제가 조금 더 많이하는 것 같아요. 서로 크게 신경쓰지 않다가 건수가 생기면 잔소리하죠.

Q 형제로서의 서로는 어떤가요? 서로는 어떤 형, 동생이에요?
A 진경환=지금도 게임적으로 부딪힐 때가 가끔씩 있어요. 아무래도 4년 째 같이 해오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게임 안에서는 믿을 수 있는 존재예요. 게임 밖에서는 각자 할 것 해서 부딪힐 일이 없어요.
A 진재훈=찾으면 있는 존재? 찾지 않아도 뒤에서 든든히 받쳐 준다는 느낌이에요. 인터뷰니까 이 정도는 말 해야지.
A 진경환=사실 저는 동생이랑 같이 인터뷰 하는 것이 신기해요.
A 진재훈=평소에 다른 사람 앞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무뚝뚝한 표정으로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 대해 묻자)감정이 얼굴 표정에 드러나는 스타일이에요. 그 때는 별 생각 없었어요. '인터뷰 하는구나' 했죠.
A 진경환=그 때 표정은 중립 0.9였어요.
A 진재훈=의도된 표정은 아니었어요. 인터뷰에 '홍코노'와 각별한 사이라고 적어주세요. 어색해서 그런 것 아니라고. 그럼 좋아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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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선수로 봤을 때는 어떤가요? 서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세요?
A 진경환=실력을 두고 봤을 때 스타 플레이어가 될 자질이 충분히 있는 것 같아요.
A 진재훈=형은 지원가인데다가 톱 플레이어잖아요. 대체하기 힘든 자원이에요.
A 진경환=만약 동생이 실력이 부족했으면 같이 안 했을 거예요. 프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잖아요.
A 진재훈=프로는 정으로 게임하면 큰일나요.

Q 서로에게 부러운 점,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진재훈=설명을 잘하는 것이 부러워요.
A 진경환=항상 냉정함을 유지하는 성격이요. 멘탈적인 부분이 저보다 나은 것 같아요.
A 진재훈='무'를 생각하면 돼요. 영웅 리그에서 누가 '트롤'을 해도 '1은 1이요, 2는 2다' 무념무상으로 해요. 그런 면은 형이랑 조금 다르더라고요.
A 진경환=요새는 화나 짜증을 덜 내긴 하는데 내면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요.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해요.
A 진재훈=그런데 요새 영웅 리그 매칭이 이상해요. 개선이 반드시 필요해요. 매번 문의하면 '전달하기 힘들다.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하나무라는 바로 패치됐잖아요.
A 진경환=북미 지역에서 맵이 이상하다고 하니까 바로 없앴는데, 한국은 피드백이 조금 느린 것 같아요.
A 진경환=버그도 마찬가지고요. AOS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안 돼 있으니 개선됐으면 좋겠어요.

Q 최근 2018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글로벌 챔피언십 코리아(HGC KR) 페이즈1에서 템페스트가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두 선수 중 누구의 기여도가 더 높다고 생각하시나요?
A 진재훈=형제니까 반반이요.
A 진경환=사실 저희는 '사인' 윤지훈의 버스를 타고 있어요.
A 진재훈=가정이 있는 아버지는 강하다.
A 진경환=유부남이 강한 것으로 하자. 요새 지훈이의 폼이 많이 올라왔더라고요.
A 진재훈=맨날 분유값 벌어야 한다고 열심히 해요.

Q 게임 재능은 누가 더 많은 것 같아요?
A 진경환=저는 제가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전 노력파고, 동생이 재능파죠.
A 진재훈=전 재능이라기 보단 게임에 몰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A 진경환=그게 재능이야. 나는 질릴 때도 있어.
A 진재훈=O형이라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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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설날인만큼 서로에게 덕담 한 마디 해주세요!
A 진경환=올해는 블리즈컨 가자! 트로피 꼭들고 싶다.
A 진재훈=형의 복을 받아서 우승할게. 한 명한테 복 몰아주고 우승하자!

Q 올해 목표도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진재훈=전승 우승이요. 세트는 모르겠고, 모든 경기에서 승리해 월드 챔피언십에서 진출, 우승하고 싶어요.
A 진경환=스폰서를 구하고 싶어요. 우승해서 좋은 스폰서를 구하고, 동료들이 안정적으로 게임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어느덧 인터뷰가 마무리 됐네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있으세요?
A 진경환=이제 HGC KR 경기 직관이 가능하잖아요. 팬분들이 가게에 찾아와 주시면 정말 힘이 돼요. 2018 시즌에도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항상 감합니다.
A 진재훈=빛을 발한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팬분들이 많이 와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어렵게 시간 내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곱하기 200번이요! 관객석에서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래서 프로 하는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다시 한 번 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설 연휴 잘 보내세요!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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