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스스로 기회를 잡은 '게구리' 김세연](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8022401291580724_20180224013424dgame_1.jpg&nmt=27)
김세연은 이전에도 한 차례 주목받은 바 있다. 지난 오버워치 에이펙스 시즌4에서 락스 오카즈 소속으로 대회에 나섰을 때였다. 당시에도 에이펙스 무대를 밟은 첫 여성 게이머여서 화제가 됐다.
이후 락스 오카즈가 해체됐고, 김세연은 소속팀 없이 홀로 연습에 매진했다. 커뮤니티나 SNS 상에서 의도치 않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결국 오버워치 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김세연의 상하이 입단 소식을 접한 뒤 실제 그의 실력이 어떤지 궁금했다. 에이펙스 시즌4 이후에는 실력을 엿볼 공개적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A팀 감독은 김세연에 대해 "선수들에게 물어봤더니 모두 리그에 갈만하다고 하더라. 다들 잘하는 선수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B팀 감독은 김세연이 여성 선수임을 의식해 "그만한 선수는 많다"고 평가했다. 이 말을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남성 선수들 수준의 실력은 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국내 오버워치 선수들의 경기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김세연 역시 그 반열에 올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나 관계자 대부분이 칭찬하고 있지만 여전히 김세연이 '여성이기 때문에' 오버워치 리그 입성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 선수 영입에 대한 메리트는 그리 크지 않다. 오히려 합숙 생활을 하는데 있어 남성 선수들이 기존의 자유분방한 행동들을 절제해야 하고, 말 한 마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방도 따로 써야하는 등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여성 선수 영입은 플러스보다 마이너스 요소가 많다. 그러니 김세연의 영입은 그러한 단점들을 모두 극복할 정도의 가치가 있기에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상하이는 현재 11전 전패를 기록 중이다. 최악의 팀 분위기 속에서 스테이지1과 같은 사전 준비기간도 없이 곧바로 합류해 쉽지는 않을 테지만 만약 김세연이 합류한 뒤로 상하이가 첫 승리를 따낸다면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은 또 없을 것이다.
상하이의 현재 전력으로 봤을 때 김세연 역시 당분간은 패배에 익숙해져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태껏 힘든 과정들을 겪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 올랐기 때문에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김세연이 진정한 상하이의 구원투수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