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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경기장을 찾지 마세요

[기자석] 경기장을 찾지 마세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e스포츠 대회가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 잡히는 듯했던 코로나19가 최근 1주일 사이에 대구와 경상북도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번지면서 정부는 국가 감염병 위기 경보의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시켰다.

코로나19가 확산일로에 이르면서 e스포츠 리그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2020 스프링을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는 분석 데스크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김민아 아나운서가 미열이 발생하면서 마음을 졸였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김 아나운서가 예전처럼 활동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현장 상황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카트라이더 리그를 무관중 경기로 진행했던 넥슨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카트 리그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팬과 선수 모두 아쉬워하고 있지만 선수들 혹은 현장 스태프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e스포츠 리그가 관중 없이 진행된다고는 하지만 경기장에는 선수단과 제작진, 기자 등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고자 경기장에 출입하는 모든 인원은 체온을 측정하고 소독을 마친 뒤 마스크까지 착용하는 등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팬들이 현장을 찾아 경기가 끝난 선수와 팬 미팅을 시도하는 경우가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LCK의 경우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면 주차장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어 팬이 선수들을 만나러 근처에 오더라도 직접 대면하기가 어렵지만 다른 경기장은 선수단이나 관계자가 이용하는 별도 통로가 없어 팬들이 출입구에서 퇴근하는 선수를 붙잡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선수단, 현장 스태프, 기자 등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을 마친 뒤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만 입장이 가능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람객까지 유치하지 않은 채 대회를 진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경기장을 찾는 일은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다. 팬들이 경기장 앞에서 기다린다면 선수들은 기다려준 팬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에 짧은 시간 동안 만남을 가질 수밖에 없다. TV나 모바일 기기로 경기를 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선수들을 가까이서 보겠다고 경기장에 온다면 무관중 경기는 의미를 찾지 못한다.

만에 하나 선수와 접촉한 팬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접촉했던 선수는 바로 격리돼야 한다. 해당 게임단 또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기에 폐쇄된다. 팀으로 대회에 나서는 것은 물론, 숙소 생활조차 하지 못한다. 한 팀이라도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리그 자체가 중단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수를 만나고 싶고 보고 싶고 기념일을 챙겨 주고 싶은 팬들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선수들을 보고 싶은 마음을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만 참아 주셨으면 한다. 팬들이 현장을 찾으면 선수단은 거절할 수 없다. 한 명의 팬이라도 마음이 상한다면 게임단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단 또한 일부 팬들의 과도한 애정에 대해 사전 공지를 통해 차단할 필요가 있다.

25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33명이고 사망자 또한 8명이나 나왔다. 치료제 등 확실한 대비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서로 조심해야만 확산을 막을 수 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과한 사랑이 선수들에게, 게임단에게, e스포츠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도 있다.

구남인 기자 ni041372@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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