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5년간의 젠지에서의 생활을 끝내고 지난해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활동했던 이성진은 한 시즌 만에 팀을 나왔고 이후 친정팀인 젠지 스트리머로 복귀해 현재는 스트리머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 LCK 2021 스프링에서는 파트너 중계권을 얻어 프로의 시점으로 본 날카로운 해설과 함께 일침도 마다하지 않는 '사이다' 해설 스타일을 보여줘 많은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전 LoL 프로게이머에서 이제는 스트리머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성진을 서울 신촌역 부근에서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Q 요즘 스트리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생활에 만족하는지.
A 선수 때보다는 편하다. 선수 시절에는 성적과 기량에 쫓기다 보니 압박이 심했다. 그런데 스트리머는 별로 그런 것이 없어 편한 것 같다.
Q 개인 방송을 보면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것 같다.
A 프로게이머를 하기 전부터 게임 자체를 좋아했다. 선수 생활할 때도 많이 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LoL에 집중을 해야 했다. 지금은 스트리머를 하면서 그동안 쌓였던 것들을 다 푸는 중이다.
Q 리듬 게임을 특히 잘하는 것 같다.
A LoL로 따지면 골드나 플래티넘 분들이 다이아몬드 티어를 보고 '다 잘한다'고 생각하더라. 하지만 같은 티어 또는 더 높은 입장에서 봤을 때, 예를 들면 '매드라이프' 홍민기를 보고 잘한다고 하는 것을 보면 참 답답하다. 나는 급이 다르다(웃음).
Q 프로게이머와 스트리머로서의 삶, 어느 것이 더 본인에게 맞는다고 생각하는지.
A 사실 둘 다 나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프로게이머 시절 공동체 생활도 잘했고 스트리머로서도 잘 지내는 것 같기 때문에 뭐가 더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순수 재미 자체는 스트리머가 더 재미있다. 내 위주로 할 수 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A 젠지에서 같이 일했던 분들이 많이 있어 편하기도 했고 젠지 주영달 감독님이 추천을 해주셨다. 젠지 스트리머로 들어오면 내가 잘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 감독님 말씀 들어보면 젠지로 오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Q 다른 프로 선수들을 보면 은퇴를 한 뒤 스트리머로 지낸다. 그런데 본인은 은퇴 선언을 하지 않았다.
A 특별히 대단한 이유는 아니다. 젠지 쪽에서 은퇴식을 해준다고 했는데 부담스럽기도 했고 은퇴를 선언하지 않아도 활동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Q 선수로서의 미련이 더 남은 것인지, 아니면 경기를 봐도 자신이 더 잘할 것 같아서 그런 건지.
A 원래 맨 처음 스트리머를 시작할 때 그런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LCK 중계를 하면서 자주 나오는 탑 챔피언들을 봤는데 내가 잘했던 챔피언들이 나오더라. 그래서 '어? 이거 내가 선수로 뛰면 그래도 최상위권은 못해도 중위권은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은 했었다.
Q 베테랑으로써 LCK 신인들을 평가하자면.
A 아무래도 신인 선수는 신인인 것이 티가 나더라. 베테랑 선수들은 라인전 같은 경우 신인과 큰 차이가 없지만 중반 운영 단계부터 많은 차이가 나더라. 신인 선수들은 패기가 있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베테랑들은 생각을 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많이 티가 나더라.
Q 요즘 솔로 랭크 티어는 어떻게 되는지.
A 현재 다이아1이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방송을 하면서 LoL을 하는 것도 있고 내가 진지하게 안 하는 버릇이 생기더라. 편하게 하려고 하다 보니 다이아1에 머물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Q 선수로 다시 뛸 의향이 있나.
A LCK 경기를 보면 뛰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조금 마음을 접어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A 굳이 디테일하게 따지자면 사람들이 '행복 회로'라고 말하지 않나. 당시 미래에 대한 행복 회로가 돌았고 몸에 전율이 오면서 '내가 무엇을 해도 다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긍정적인 생각이 들더라. 연봉과 우승 스킨 수입, 상금 이런 것들을 정산 중이었다(웃음).
Q 선수 생활하면서 아쉬웠던 적이 언제인가.
A 항상 아쉬웠던 부분으로는 내가 잘 못했던 때가 생각난다. 특히 2018년도에 롤드컵 선발전을 통해 진출했지만 조별 리그에서 1승 5패로 탈락한 것이 많이 아쉽다.
Q 우승 스킨 상금이 오랫동안 정산이 안 됐었다. 현재는 정산이 됐는지.
A 한화생명e스포츠에 있었을 때 정산이 됐다. 그전에는 언제 될지 몰라서 라이엇 게임즈에 물어봤는데 몇 년 기다려야 된다고 했었다. 진행 상황이나 이런 것들도 정확하게 얘기해 주지 않고 안 된다고만 해서 혼자 방송에서 떠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뿐만 아니라 같이 뛰었던 선수들도 받아야 해서 내가 대표로 얘기했다.
Q 선수 생활을 통해 인생의 어떤 부분을 배우고 느꼈는지 궁금하다.
A 프로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 '모든 사람이 다르다'와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조직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사이가 틀어지면 안 돼서 배려심이 많이 필요하다.
Q 젠지에서의 스트리머 생활은 어떤가.
A 현역 선수는 높으신 분들이랑 교류하게 되면 경기에 집중할 수 없어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스트리머로 활동할 때는 두루두루 교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많이 챙겨주기도 하고 또 젠지 사람들이 미국에서 오신 분들이다 보니 외국 마인드를 갖고 계시다. 확실히 한국과 다르다.
Q 롤드컵 우승을 빼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인가.
A 2016년도에 우리 팀이 롤드컵 선발전에서 kt 롤스터를 3대2로 꺾고 진출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옆에서 다 울길래 그것을 보면서 '우리가 KT 이겨서 올라갔구나. 많이 서러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안 울었다. 우는 거 구경하고 있었다.

A 나중에 군대라는 벽을 느끼기 전까지 지금처럼 스트리머로 활동할 것이다. 군대 간 다음에는 그 안에서 미래에 대해 더 생각해 보려고 한다.
Q 군대는 언제 갈 예정인가.
A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거의 30살에 가까워질 때쯤 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리그 오브 레전드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A 나는 정말 억울하다. '조금 더 늦게 태어났으면'이라는 생각을 1, 2번 한 것이 아니다.
Q LCK의 향후 전망은 어떻다고 보는지.
A 굉장히 밝다고 생각한다. 내가 프로 생활을 했을 때만 해도 LCK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당시 주변에서는 '프로게이머는 돈도 별로 못 벌고, 선수 수명도 짧아서 좋을 것도 없는데 왜 하냐'라는 말들이 많았고 부모님도 반대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오히려 부모님들이 더 밀어주고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서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Q LCK 중계방송이 굉장히 '핫'했다. '큐베' 방송만의 장점을 뽑자면.
A 거침없는 것. 나는 방송할 때 가식 하나 없이 일단 내뱉고 본다. 논란이 없는 것은 그만큼 내가 논리적이라는 뜻이다. 나는 말할 때 근거를 두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논란이 없다고 생각한다.
Q 올해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A 딱히 거창한 것은 아니고 건강하게 별 탈 없이 새로 나온 게임 신작들을 하고 싶다. 요즘 신작은 대작 느낌이 없었는데 곧 나올 게임들은 기대 중이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A 스트리머로서 활동하고 있는데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하다.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앞으로도 잘 살아 보겠다.
안수민 기자 (tim.ansoomin@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