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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식의 e런 사람] '구마유시'의 '팬사랑', "선수로서 당연한 거죠"

[강윤식의 e런 사람] '구마유시'의 '팬사랑', "선수로서 당연한 거죠"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LCK 서머. T1은 다사다난한 서머 스플릿을 보냈다. 스프링과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을 거친 후 서머를 맞은 T1은 좀처럼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시즌 중반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마저 손목 부상으로 인한 휴식을 선언했다. 당시 T1은 연패를 거듭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고, 결승까지 오르며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이렇듯 힘든 시즌을 마친 '구마유시' 이민형의 표정은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데일리e스포츠는 이민형의 데뷔 3주년이었던 지난 8일 T1 사옥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다사다난했던 지난 서머 시즌 팀의 경기력, 또 자신의 경기력을 돌아보며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더해 그는 팬들에 대한 애정 또한 잊지 않았다.

결승 종료 후 3주 정도의 시간 동안 이민형은 휴식을 취한 후 방송에 집중했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개인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 그는 이른바 '계란론'을 이야기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민형은 '계란론'에 대해 "3군과 2군에 껴서 같이 게임을 하다가 무력함을 느껴서 가볍게 했던 것 말이었다"며 "많은 분이 좋아해 주고, 공감해 주고, LoL e스포츠 계정에도 올라가고 하니까 그 정도인가 싶어서 얼떨떨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이렇듯 최근 밝은 모습으로 개인 방송을 하고 있는 이민형이지만, 앞서 언급했듯 지난 서머는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던 시즌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가 1군에 데뷔한 후 겪은 시즌 중 가장 다사다난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민형은 "그동안 다사다난한 시즌은 워낙 많았다. 데뷔 이래 처음 겪는 어려움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 서머 시즌을 '돌고 돌아 준우승'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다시 한번 맛본 준우승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그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드러났다. 그는 "우여곡절이 많았고 시즌 중반에 5위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그래도 준우승까지 해냈다"면서도 "그런데 또 반대로 보면 결국은 또 준우승이니까... 한창 순위가 떨어졌던 때의 기대보다는 많이 올라갔지만, 올라간 만큼 우승하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강윤식의 e런 사람] '구마유시'의 '팬사랑', "선수로서 당연한 거죠"
T1은 올해 열린 두 번의 LCK에서 모두 준우승했다. 그러나 앞선 스프링에서의 준우승과 서머에서의 그것은 분명 달랐다. 결과는 같았지만, 경기력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 것. 이민형은 원인으로 체력적인 문제를 꼽았다. 그는 "스프링의 경우에는 저희가 월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내고 들어간 시즌이기도 했고, 충분한 휴식을 가진 채로 맞았다. 그래서 플레이적으로 좋은 결과를 낸 시즌이었다"며 "그런데 서머는 MSI, 스프링을 이어서 한 시즌이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민형은 이상혁의 부재 역시 부진했던 경기력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T1은 이상혁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동안 연패를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민형은 "중간에 (이)상혁이 형이 손목 부상으로 휴식을 거치면서 '포비' 윤성원과 함께했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팀적인 경기력에서 흔들림을 보인 T1. 그리고 이에 더해 이민형의 경기력에 대한 비판 또한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메타 해석에 대한 부분, 그로 인한 챔피언 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제리에 대한 평가가 시즌 내내 이민형을 따라다녔다.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자야와 대비되는 평가였다.

이민형은 이에 대한 질문에 "제리는 좀 부족했지만, 그래도 플레이오프 때는 연습을 많이 해서 당장 쓸 수 있는 정도까지는 왔다고 생각한다. 자야는 워낙 잘해서 거기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민형 특유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지은 이민형은 "원거리 딜러 메타로 인한 어려움보다는 바텀 메타로 인한 어려움이었던 것 같다"며 "탱커 서포터가 많이 나오고 원거리 딜러들이 '스태틱의 단검'을 가는 메타였다. 그러다 보니 라인전에서 이득을 볼 수 없는 구도였다. 그래서 저희 바텀의 장점이 흐려지는 메타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쉽지 않은 서머를 마치고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기다리고 있는 T1과 이민형. 이민형은 지난 서머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체력적인 부분이다. 그는 "조금 더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항상 스프링, MSI에서 이어지는 일정에서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 때문에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런 것을 잘 이겨낼 수 있게 멘탈적으로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멘탈적인 부분을 이야기한 이민형이지만, 그는 T1에서, 아니 어쩌면 LCK에서 가장 강한 멘탈의 소유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동안 이민형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른 팀을 강하게 도발하고, 도발을 받으면 또 그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런 도발과 자신감의 모습들이 일종의 자신만의 멘탈 관리법인지, 아니면 실제로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것인지가 궁금했다.

[강윤식의 e런 사람] '구마유시'의 '팬사랑', "선수로서 당연한 거죠"
이민형은 "제가 재밌어서 하기도 했고, 실제로 자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분위기 전환을 위해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특히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팬들을 조금 더 겨냥한 움직임이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런 모습으로 인해 이민형은 T1 팬들에게는 사랑을 받고, 타 팀 팬들에게는 얄미움을 사기도 한다. 소위 '팬과 안티를 모두 미치게 만드는 선수'인 것. 이에 대한 질문에 미소를 보인 이민형은 "본인의 팀과 팬을 사랑하는 것은 선수로서 가져야 하는 덕목이라고 생각한다"며 "팬서비스라고 해봐야 쉬운 것들이 많다. 그래서 크게 어려움 느끼는 것도 없다.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니고 저도 재밌어하고 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팬들이 좋아하는데 굳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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