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팀 리퀴드를 만든 이는 '나즈굴'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했던 빅터 구센. 2022년 스타1 프로리그 AMD 드림팀에서도 짧게 활동했는데 당시 같이 뛰었던 선수는 기욤 패트리와 현재는 포커 선수로 활동 중인 '엘키' 베르트랑이었다.
◆ 왼손잡이가 아니다
당시 빅터 구센은 프로토스 유저로 활동했는데 보기 드물게 왼손으로 플레이했다. 구센은 지난달 31일 팀의 창단 25주년을 맞아 강남에서 진행 중인 스타크래프트 리유니언 행사 미디어 간담회서 "많은 사람은 내가 왼손잡이인 줄 아는데 사실 오른손잡이다"라며 "어렸을 때 부모님 집에 마우스가 왼쪽에 놓여 있었는데 그렇게 하는 게 습관이 됐다. 프로게이머가 돼서도 변함없었다. 하지만 탁구, 농구 같은 건 오른손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AMD 드림팀에서 활동을 길지 않았다. 팀 리퀴드 대표가 된 '나즈굴'의 공식전 마지막은 2010년 열린 MLG 프로 서킷 댈러스였다. 그는 짧은 한국 기간이 어땠는지 묻자 "한국에서 보낸 6개월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시기였다"라며 "고등학생으로서 스스로에 대한 고찰,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한국서 배웠다. 그래서 그 시절을 자주 떠올린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제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선수 시절을 돌아봤다.

팀 리퀴드는 지난 2015년 1월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팀 커스를 인수했다. 그러면서 '나즈굴'은 'LiQuiD112' 스티브 아르한셋과 공동 대표가 됐다. 스타1부터 시작된 팀 리퀴드는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 도타2, 발로란트 등 팀이 규모도 확장됐다. 현재 팀 리퀴드는 20개 팀을 보유하고 있다. 빅터 구센이 생각하는 건 '편안함'이다.
"무엇보다 내 일을 사랑한다. 회사 구성원에게 팀 리퀴드가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하루하루 즐거움으로 따지면 한국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때만큼 즐거웠던 적은 없다.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순수하게 즐겁다는 느낌으로는 그때를 따라올 수 없다. 내 인생에서 아주 의미있는 시기였다. 좋은 추억들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다."
창단 25주년을 맞은 팀 리퀴드는 강남에 위치한 인텔 팝업 스토어 때문에 한국을 방문했다. 이 행사는 서울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 독일 뮌헨,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은 단지 출발점이 아니라 팀 리퀴드의 역사와 철학이 다시 살아나는 공간이다. 저희가 머리를 맞대어 어디를 출발지로 결정할지 생각했다. 아무래도 저희 팀의 뿌리가 한국과 깊게 연관돼 있다 보니 출발점으로 결정했다. 한국에 몇 차례 왔는데 길거리를 걸어 다니면 많은 게 바뀌었다고 느낀다. 노스텔지어 같은 게 느껴진다."

리그 오브 레전드, 카운터 스트라이크2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대회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된 스타크래프트2는 e스포츠 월드컵(EWC)을 제외하고 온라인 대회가 주를 이루지만 조금씩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중이다. 지난해 EWC서 '클렘' 클레망 데플란케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하향세인 스타2 팀을 아직까지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팀 리퀴드는 '태자' 윤영서, '히어로' 송현덕, '진로' 조나단 월시 등 이 선수들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거다. 이들이 훌륭한 성적과 유산을 남겼기에 저희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솔직히 지금 활동 중인 선수들보다 예전 선수들이 만든 성과들이 중요 임팩트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있었기에 팀 리퀴드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끝으로 그는 "이 자리에 있어서 정말 기쁘다. 위대한 선수들과 자리해서 감사함을 느낀다"라며 "팀 리퀴드를 25년 동안 운영했는데 남은 25년 동안 열심히 하겠다. 지금같이 제가 하는 일이 성취감을 느끼는 일은 없다. 열심히 게임단을 운영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