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날 저녁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린 롯데 꼬깔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16 스프링 플레이오프에서도 세월호 사고를 기린 사람이 있었다. SK텔레콤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다. 결승전 티켓을 놓고 kt 롤스터와 대결한 이상혁의 왼쪽 가슴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색 리본이 달려 있었다.
이상혁이 가슴에 달고 나온 리본은 추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프로게이머들은 게임밖에 모른다는 사회의 통념을 깨는 일이다. e스포츠, 정확히 말하면 프로게이머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가운 것이 현실이다. 게임밖에 모른다, 사회 이슈에 대응하기에는 나이가 어리다는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자리하고 있다.
프로게이머들은 사회적인 이슈에 둔감하지 않다. 본업인 게임에 집중하고 대회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것뿐이다.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어 언급을 주저하는 주위의 만류로 인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때가 많다.
나진 e엠파이어 시절 '와치' 조재걸은 손목에 팔찌를 차고 다녔는데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활동과 역사관 건립 기금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의 제품으로 알려졌다.
그깟 리본 하나에 너무나 많은 의미를 담는 것 아니냐고 비판할 수도 있다. 리본, 저금통, 팔찌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들이, 그들이 뛰는 e스포츠라는 업계가 세상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일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프로게이머 이전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아픔에 동참하는 일은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