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자문직을 맡고 있는 뇌의학 교수가 한상을 대신해 마이크를 들었다.“사실 꿈을 유도하는 시도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계속 되어왔습니다. 꿈은 인간이 살아가며 겪는 수많은 스트레스들중 뇌내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이라는 학설이 상당히 주목을 받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교수 답게 그는 여러 이론들을 쭉 나열하는 것으로 서두를 꺼냈다. 꿈의 메커니즘과 꿈과 수면, 그리고 건강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다.“샹그릴라 팀이 개발한 꿈 유도 시스템은 그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설계되고 또 완성된 것입니다. 평소 자신의 수면시간 만큼 게임을 즐기는 것 정도로는 결코 몸에 해가 될
2019-02-18
한규는 나란히 걷는 문기가 정말 게임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며칠이나 하고 그만 두려나…….한규와 문기가 걷는 길은 유난히 한가했다. 학교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중 하나였지만, 그 두 사람이 걷는 공간만큼은 아무도 없었다. 보이지 않는 장막이 쳐져있는 것 처럼.“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하는거야? 인터넷 신문에서는 수면을 이용한 플레이라고 하던데…….”문기의 물음에 한규는 어깨를 으쓱했다.“글쎄. 나도 한 두 번밖에 해본적은 없어. 헬맷이랑 장갑, 장화 같은걸 끼고 있으면 최면 비슷한거에 걸려. 몸은 수면상태와 마찬가지가 되고, 뇌 활동만으로 플레이 하는거지. 그냥 꿈꾸듯 놀면 되는거야.”“그럼 낮에는?”
“고등 학생이 담배질하는게 뭔 자랑이라고.”“이 형님은 스무살이니라.”“2년 꿇은건 자랑이고?”“네, 네. 한큐선생 오늘따라 왜이리 까칠하게 나오실까?”한규는 고개를 들어 문기를 보았다. 자기보다 두 살많은 문기는 고등학교에 와서 만난 친구였다. 같이 어울린지 이제야 1년 남짓이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제법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그러고 보니 문기 너, 진짜로 건달이 될 생각이냐?”“응? 아아, 그거?”문기는 교복 윗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버릇처럼 익숙한 손짓이다. 하지만 불을 붙이지는 않았다.“건달이라는 말은 인도의 간다르바에서…….”“개소리 치우고.”“하하, 그야 별수있냐. 아빠도 깡패요, 엄마
혜나가 살고 있는 곳은 버스로 30분 거리였다. 안양 평촌에 있는 제법 큰 병원이다. 시계는 아직 여섯시가 조금 못되었다. 아직 면회 가능한 시간이다.접수처에서 면회를 신청하고, 한규는 핸드폰의 전원을 껐다. 어차피 평소에도 시계역할밖에는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꺼야했다.“성한규 님. 접수처로 와 주십시오―”접수의 여간호사가 한규를 호명했다.“네, 넷.”잠시 다른생각에 빠져있던 한규가 큰 목소리로 답한다. 시선의 주목에 머리를 긁적이며 면회증을 받아 목에 걸었다.혜나가 있는곳은 4층의 중환자입원실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몹시 외진 곳이었다. 몇 개의 복도를 구비돌아 흡사 호텔의 문과도 같은 호화로운 장소에 도달
“아이고, 나으리…… 제발 우리 마을을 구해 주십시오.”“알겠으니 말을 해 보거라.”“감사합니다. 영웅 나으리. 저희 마을은 송곡촌으로 이곳 항주 남쪽 30리 거리에 있사옵니다. 오래전부터 근방에 죄수들의 감옥이 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강호인들을 가두어 두었다고 하는데…….”나는 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오전에 장삼뿡과 나누었던 새로운 패치에 대한 대화가 떠올랐다.“그저 전설로만 치부하여 신경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전 그곳에서 왔다며 밥을 구걸하는 낭인 하나가 마을에 들어왔습니다. 피골이 상접해 있던 그가 불쌍하여 먹을 것을 나누어 주고 며칠간 상처를 돌보아 주었습죠. 오래잖아 그는
“이 자슥이, 어른한테 싸가지 없게! 너 경찰한테 짭새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벌금 때릴 수 있는 거 알아 몰라? 앙? 콱 이놈을 그냥…….”제복을 입은 경찰 둘이 그 젊은 남자의 뒤쪽으로 다가왔다. 각각 20대 후반 30대 중반쯤으로 보였는데 어깨에는 이파리 두세 개가 박혀 있었다.“하여간 요즘 애들은 왜 이 모양인지 몰라. 어른 무서운 줄을 모른다니까.”사복 경찰이 혀를 차며 투덜거린다. 하지만 말하는 그 자신도 고작 서른이나 될까 말까 한 정도로 어른행세를 할 정도는 아니었다.“아무튼 너 잘 걸렸다. 가뜩이나 요즘 건수 채울게 없어 과장님한테 까이고 있었는데 너라도 데려가야겠다.”사복경찰에게 대표로 붙잡힌 고등학생은
―형이 자랑할만 하네.―당연하지. 샹그릴라는 게임계의 혁명이 될거야. 그나저나 잠깐만 기다려봐. 이렇게 빨리 네가 접속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해서 아직 준비가 안됐어.―응? 무슨 준비…….―잠깐, 이제 곧 가동한다. 놀라지 마.―응?한규는 밑도 끝도 없는 형의 이야기에 자신도 모르게 긴장을 했다. 바로 그때 눈앞에 펼쳐져 있던 풍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들판을 가득 채웠던 풀섶이 무너져 가라앉고, 나무니 바위 따위가 나락으로 추락했다.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니 새까만 어둠뿐이다. 디디고 있던 1미터 반경의 땅이 공중을 부유하고 있다.―이, 이게 뭐야?―잠깐만, 아직 만드는 중이야.―그러니까…….―됐다.한상의 신호와 동시에
“하여간! 좀 세상일에도 관심 좀 가져! 그놈의 4세대 온라인 게임인지 뭔지 개발에만 매달리지 말고! 어떻게 게임에 대한 건 세세한 것까지 기억하면서 바로 어제 한 이야기도 까먹냐?”한상이 뒷머리를 긁적였다.“그, 그…….”한규는 다시 모니터로 눈을 돌렸다. 우내오존과 정사 양파의 고수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공격하고 있는 중이다. 만렙까지 얻는 스테이터스 전부를 회피에 몰아 밖은 덕에 몇 대 맞지 않았지만.그마나 맞은 몇 대도 별로 아프지 않다. 회피 스킬은 방어력에도 영향을 준다. 금강부동신공(金剛不動神功)은 데미지를 90퍼센트까지 줄여준다. 한참동안 형과 티격태격하며 두들겨 맞기만 했는데도 피가 반 이상 남아있다.“
Prologue 쪽지 1 콜롬부스의 달걀이라는 이야기가 있다.어떠한 혁신이라도, 이룬 후에 보면 작은 발상의 차이일 뿐이라는.그 날, 내가 보았던 것은 교육방송에서 하고 있던 한편의 다큐멘터리였다. 심리학에 대한 짧은 이야기. 유아기, 심지어는 태중에서 아이가 받는 자극들이 인간의 성격을 좌우한다는 하나의 가설.나는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살아있다는 것이 무언가? 살아있는 것과 살아있지 않은 것.자극을 받는 것과 받지 않는 것.자극을 받는 그 무엇.즉, 자아(自我). 그것이 꼭 철학적인, 형이상학적인 자아일 필요는 없다. 외부에 자극이 있고, 그 자극이 향한 곳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만 있으면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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