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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정식 스포츠로 인정, e스포츠도 탄력 받을 듯

대한체육회는 이사회를 열고 한국바둑협회를 55번째 정식 가맹단체로 승인했다고 5일 밝혔다. 대한체육회의 이번 승인에 따라 바둑과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는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도 탄력을 받게될 전망이다.

대한바둑협회는 지난 4일 열린 대한체육회 25차 이사회에서 55번째 가맹단체로 공식 승인됐다. 준가맹 단체였던 대한바둑협회의 대한체육회 가맹은 오는 19일 열리는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2002년 1월 재단법인 한국기원이 대한체육회 인정 단체가 되면서 시작된 바둑의 스포츠화가 7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
바둑은 2005년 아마추어 쪽을 총괄하는 대한바둑협회와 프로 쪽의 한국기원으로 분리됐다. 따라서 아마 쪽의 대정부 창구는 대한바둑협회가 맡게 되고 향후 대한체육회로부터 경기력 향상비, 아시안게임 대비 훈련비 등의 예산도 대한바둑협회가 받게 된다.

대한바둑협회가 대한체육회에 정식 가맹단체가 된 것을 두고 한국e스포츠협회도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최원제 사무총장은 “보도를 통해 대한바둑협회의 소식을 들었다"며 "롤모델로 삼아 왔던 바둑계가 스포츠종목화되면서 비슷한 계열인 e스포츠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e스포츠는 지난 2005년 2기 협회가 출범하면서 정식체육종목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이 과정에서 ‘M스포츠(마인드 스포츠)’라 불리던 바둑계의 동향을 꾸준히 지켜봐 왔고 벤치마킹했다.
대한체육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인 조건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스포츠종목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전국 11개 이상의 지부와 지회를 갖춰야 하고 국제 규모의 대회가 지속적으로 치러져야 한다.

바둑계는 이를 위해 2005년 한국아마추어바둑협회와 통합한 대한바둑협회를 창립했고 2006년 5월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로 승인 받았다. 2006년부터 대한바둑협회가 중심이 되어 일본과 중국 등 바둑이 인기를 얻고 있는 나라들과 협의를 거쳐 아시안게임에 바둑을 정식 종목으로 넣기로 합의했고 2007년 아시안게임평의회에서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바둑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또 국내에도 6개 광역시, 9개 도 등 15개 시도 협회를 결성하면서 대한체육회 가입 조건을 맞췄고 전북 전주에서 국무총리배 세계 아마바둑선수권을 개최하고 아시아아마추어바둑연맹에서 한국이 회장직을 맡는 등 세계에 바둑을 알리는 일도 꾸준히 해왔다.

머리를 쓰는 스포츠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e스포츠와 바둑은 규모 자체가 다른 종목이다. 바둑은 3000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전 연령대를 아우를 뿐만 아니라 사회 지도층이 관심을 갖고 있고 산하 조직이나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는 등 조건이 매우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체육회에 가입하는데 6~7년이나 소요됐다.

이를 두고 e스포츠계 관계자들은 “바둑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e스포츠는 형성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고 연령대가 어리며 인프라가 바둑처럼 두텁지 않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협회측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식 체육종목화를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스포츠계도 바둑계가 걸었던 길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는 것이다. 지부지회 형성 및 아마추어 육성을 위해 문화관광부 장관배 전국아마추어e스포츠대회를 2007년부터 개최했고 2009년 안동에서 열리는 3회 대회부터 대통령배로 승격되면서 가능성을 열었다. 또 2008년 5월 광주 광역시와 합의 끝에 e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광주지부를 열면서 지부지회 형성에도 불을 당겼다.

국제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경주하고 있다. 2008년 8월에는 국제e스포츠연맹(이하 IeSF) 발족을 위한 협약식을 열었으며 11월에는 총회를 개최해 당시 협회장을 맡고 있던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이 초대 연맹회장을 역임하기로 결정했다. IeSF는 올해 말 회원국들이 참가하는 대회를 통해 규모를 갖춘 세계 대회로 이끌어갈 예정이다.

또 대한체육회 가입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추진 위원회(가칭)도 설립할 예정이다. 이 위원회를 통해 가입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규모를 갖춘 국제대회의 런칭, 국산e스포츠 종목의 활성화 등 과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최원제 사무 총장은 “바둑계가 보여준 역할 모델을 벤치마킹하면서도 e스포츠가 호소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갈 예정이다. 지난한 과정이 되겠지만 신흥 스포츠라는 장점을 앞세워 정식 체육 종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논리를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 말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ro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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