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열의 공중파 출연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스친소는 세대를 넘어 많은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프로게이머가 출연해서 업계 소식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위메이드 폭스 관계자도 “시즌 중이기 때문에 출연 결정에 고민이 많았지만 공중파를 통해 e스포츠계를 알릴 수 있다고 판단,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스포츠 업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과거 임요환이 KBS 파워 인터뷰에 출연했을 때에도 비시즌이었다. 프로리그 시즌이 열리기 전인 4월 22일 녹화했고 이후 방영됐다.
한창 진행중인 신한은행 프로리그에서 이윤열은 프로리그 통산 다승 1위 자리를 놓고 박정석과 경쟁하고 있다. 또 “우승하고 싶다”고 수 차례 인터뷰를 한 바 있는 로스트사가 MSL 16강이라는 리그도 있다. 녹화가 진행되는 18일이나 19일은 이윤열이 경기를 준비하거나 치러야 하는 날짜이기도 하다. 경기력을 최조로 끌어 올려도 모자라는 시점에 방송까지 출연한다는 것은 일정상 무리다.
프로그램의 성격도 고려해 볼 일이다. 이윤열이 출연하기로 결정한 ‘스친소’는 스타들이 아는 선후배를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미팅 자리를 주선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이다. e스포츠를 알리는 자리라기 보다는 말 재주와 장기 자랑을 보여주는 구애 프로그램이다. 과거 임요환이 출연했던 파워 인터뷰나 선데이 클릭처럼 e스포츠계의 현황을 소개하고 임요환과 업계에 대한 인지도를 넓히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스타인 이혁재의 ‘아는 동생’으로 이윤열이 출연하는 만큼 주역이라기 보다는 조연으로 등장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과거 스타 골든벨에 홍진호 등이 출연했지만 자막에 이름 석자,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소개된 것이 전부였다. 업계를 알리기 위해 도움이 됐는지 효과는 의문스러웠다.
임요환은 제대 이후 공중파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연예 프로그램 출연은 자제했다. 프로게이머로서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임요환이 보여줄 수 있는 끼는 프로게이머로서 무대에 올랐을 때 가장 빛을 발한다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사했다. 이윤열이 출연하는 스친소로부터 의뢰가 왔을 때도 임요환은 “제대한 지 얼마되지 않아 경기력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이윤열의 스친소 출연을 통해 e스포츠가 널리 알려지고 팬들에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면 업계의 발전과 홍보를 위해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집중해서 훈련해야 할 시즌 중에, 주연도 아니고 보조로 비춘다면 프로게이머도 아니고 광대도 아닌 어정쩡한 이윤열이 되는 악수가 될 것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