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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이성은 세리머니 한번 더 생각했어야

삼성전자 칸 이성은이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시즌 4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화승 오즈 전에서 팀의 승리를 확정짓고 세리머니를 펼쳤다. 평소 '세리머니의 화신'으로 불렸던 이성은은 오랜만에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는 도취감 때문인지 경기석 안팎에서 주먹을 불끈 쥐는 동작을 펼쳤고 노홍철의 '저질댄스'를 연상케하는 춤을 췄다.

기자는 그동안 선수들에게 세리머니를 적극 추천해왔다. 승리하고도 모니터만을 바라보던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승리를 만끽하고 홍보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하고 그래야만 자기 표현에 익숙한, 신세대다운 e스포츠가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성은에게도 팬들에게 비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생각하는 대로 세리머니를 하는 것은 어떠냐고 수 차례 제안했고 실천으로 옮겨진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 세리머니는 시기가 좋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전 국민이 비통함을 느끼는 가운데 굳이 세리머니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전국 곳곳엔 임시 분향소가 차려져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고 사회 각층에서 즐거운 일이 있어도 자제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애도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23일부터 단체 응원과 치어리더들의 응원을 생략했고 각 방송사는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에서 제외시키는 등 숙연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e스포츠계에도 근조의 움직임이 있었다. 24일 삼성전자와 경기를 치른 화승 오즈는 선수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검은 리본을 달려 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MBC게임에서 프로리그를 담당하고 있는 송지웅 PD는 경기 전 기자실을 방문해 "선수들에게도 이번 경기는 세리머니를 자제해달라고 했다"며 기사거리가 적어지더라도 양해의 뜻을 전했다.

이런 시국에 이성은은 세리머니를 하기 전 '謹言愼行'(근언신행)의 미덕이 필요했다. 말 뜻처럼 말을 조심하고 행동에 신중했어야 한다. 평소 세리머니로 익히 알려졌던 선수인만큼 코칭스태프가 미리 자제시켰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국에 대한 판단은 선수뿐만 아니라 게임단 전체가 관심을 가졌어야 한다.
이성은의 세리머니는 승자인 자신과 팀 동료들, 그리고 응원하는 팬들에게 기쁨이 됐을지 모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무거워진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경솔하지 않았나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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