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발언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는 A는 얼마전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를 하기 위해 기자실로 가던 중 '벽안의 팬'을 만났습니다. 노란 머리를 하고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이 찾아와 A는 적잖이 긴장했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입에서는 의외의 단어가 튀어나왔습니다.
A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던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꼬부라진 말이 아니라 한국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정확한 우리말로 사인을 의뢰했기 때문이죠. A는 놀란 마음을 숨긴 채 외국인에게 우리 말로 "인터뷰를 마치고 온 뒤 사인해 드리겠습니다"라고 공손히 말하고 기자실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한국어로 물어봤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어를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A의 결정적인 실수였습니다. 외국인 팬이 A의 이 말을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황한 벽안의 팬은 얼굴이 발갛게 달아 오르더니 영어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실에 가려던 A도 갑자기 터진 영어에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주위에 있던 사무국 직원이나 방송국 관계자들이 영어로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할 지 고민하고 있을 때 A가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A의 대답은 "애프터, 애프터"였죠.
A의 '간단 명료한' 답변을 들은 외국인 팬은 뜻을 알아들었는지 얼굴에 화색이 돌았고 조용히 입구에서 A가 인터뷰를 마치길 기다렸답니다. A도 친절하게 사인을 해주면서 팬층을 넓혔다네요.
순간의 센스가 세계적으로 뻗어가는 e스포츠의 인기에 도움이 된다는 아름다운 교훈을 준 사례였습니다.
뒷 이야기도 있는데요. A의 사인을 기다리던 외국인 팬은 한국인 친구로부터 "사인해 주세요"라는 말만 죽어라 외워왔다더군요. 그래서 한국인과 같은 발음을 할 수 있었는데 다른 말은 전혀 모른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