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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축제를 위한 제도? 김빠지는 제도?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가 지난해 10월 시작해 10여 개월 동안의 장기레이스를 펼친 끝에 SK텔레콤이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마무리됐다. 1년 단위의 첫 리그인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마무리라 할 수 있었지만 여러 제도적인 보완점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포스트시즌에 대한 방식 역시 너무 졸속으로 결정된 것 같아 우려된다. 정규시즌이 10여 개월이나 치러지는 동안 포스트시즌에 대해 논의를 벌인 시간은 고작 2개월 남짓이다.
포스트시즌의 규칙 및 규정은 각 프로게임단의 의견을 모아 전략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인데 정규시즌이 끝나기 채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5전으로 치를지, 7전으로 치를지에 대한 논의조차 끝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8일 한국e스포츠협회는 각 이사사와 방송국 등 관련 기관들과 협의한 결과라며 포스트시즌을 2차전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정규시즌이 끝나기 불과 5일전이었다. 보도자료에는 시즌 전부터 논의된 사항이라고 친절하게 붙여줬다.

하지만 경기장을 다니며 감독이나 코치 등 일선에서 리그를 진행하는 관계쟈들을 들어봤을 때 어느 누구 하나 시즌 초부터 논의된 사항임을 아는 이가 없었다. 오히려 다전제로 치르는 경기에 대해 깜짝 놀랐다며 경기준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포스트시즌이 기존 제도에서 연 2회로 진행되는 것을 감안해 다전제로 바꿨다는 주장에 응당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경기를 꼭 토,일 이틀에 붙여서 진행할 필요는 없었다.

한 프로게임단 감독은 "이는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전날 경기를 치른 뒤 24시간이 채 지나지도 않아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기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양 방송사의 동시 중계 역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스트시즌의 중요성을 감안해 격일로 중계를 하든, 시차를 두고 중계를 해 더 많은 관중과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경기를 보여줘야 했다. 준준플레이오프를 보는 관중 또는 시청자들은 한 경기를 포기해야만 한다.

더욱이 결승전이 치러지는 광안리 이틀 연속 경기는 더 김이 빠진다. 수만명이 모인 곳에서 장시간에 걸쳐 긴장을 유지하던 선수들이 바로 다음날 같은 경기를 치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1년 동안 준비한 최고의 경기를 광안리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인데 두 차례 경기로 인해 경기력 저하와 집객의 어려움이 예견된다.

앞서 언급한 감독은 "광안리 무대는 e스포츠의 성지이자 정점이다"며 "산의 정상이 두 개가 있다면 어느 누가 산을 오르려고 하겠는가"라며 2번의 결승전에 난색을 표명하기도 했다.

지난 10여 개월 동안 수 차례에 걸쳐 토의를 하며 얻은 결론이라는 점에 이번 포스트시즌의 제도는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 결과까지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올지에는 의문이 든다.

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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