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진은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하고 다른 것들은 내가 더 잘한다”고 자신만만해 했는데요. 박명수 역시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할 것”이라고 응수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사격은 문성진이 조금 낫다고 해 박명수가 반발할 줄 알았더니 의외로 고분고분하게 사격장으로 향한 박명수. 하지만 사격장에 도착하는 순간 박명수가 왜 사격에 동의했는지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인형을 맞추는 비교적 쉬운 미션이었던 것입니다.
박명수는 개그맨 박명수와 비슷하게 반칙(?)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아예 몸을 앞으로 빼서 1미터 앞에서 총을 쏘기도 했는데요. 아무리 다른 종목이라도 지고 싶지는 않았나 봅니다.
문성진은 “저 형이 착한 이미지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며 “저렇게 반칙을 하는데 내가 어떻게 이기겠냐”고 하소연했습니다. 박명수의 반칙 덕분인지 문성진이 유리한 사격 경기에서는 서로 10발을 명중시키며 동점을 이뤘습니다.
사격장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앞에 있던 농구공 넣기 게임에 두 선수의 눈이 동시에 쏠렸는데요. 두 선수 모두 농구를 즐기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공정한 종목이라 판단, 500원을 넣고 농구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첫 타자로 문성진이 공을 넣기 시작했는데요. 생각보다 너무 잘해 깜짝 놀라고 있는데 박명수가 “공이 들어가지 않아도 점수가 올라간다”고 항의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인해보니 골대가 심하게 흔들리면 점수가 올라가는 약간 오류가 있는 농구 게임 기계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게임인데다 어차피 박명수도 이 기계에서 게임을 하게 되면 피차 다를 것이 없다고 판단, 절친노트 공식 심판인 하태준은 “경기 속개”를 선언했죠.
예전 진영수와 ‘휴(休)’ 인터뷰를 진행할 때도 같은 기계로 농구게임을 했는데요. 그때 진영수는 5경기까지 가 600점이 넘는 득점을 기록했었죠. 하지만 박명수와 문성진이 농구를 그다지 즐기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인지 두 선수 모두 2경기까지 밖에 가지 못했습니다. 주변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하이트 선수들 역시 생각보다 형편없는 선수들의 실력에 야유를 퍼붓기도 했죠.
문성진이 162점으로 경기를 마치고 드디어 박명수 차례가 됐습니다. 게임 초반 박명수는 감을 잡지 못했고 그 모습을 본 문성진은 승리를 확신하며 두 손을 들어올리기도 했습니다. 기자가 보기에도 이번 농구 경기는 문성진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죠.
하지만 박명수 역시 프로게이머다 보니 지는 것이 싫었나 봅니다. 갑자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박명수는 연달아 8골을 성공시키며 문성진의 점수를 추격하기 시작했습니다. 2초 남은 상황에서 결과는 162점, 한 골만 성공시켜도 박명수가 이기는 상황에서 박명수는 침착하게 마지막 골을 성공시켜 164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결국 농구 게임은 박명수가 승리를 거뒀습니다.
문성진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발버둥 쳤지만 이미 결과는 박명수 승. 사실 박명수가 승리하기는 했지만 기자가 봐도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보였던 농구 게임 결과라고 볼 수 있었죠.
마지막 종목을 정하면서 박명수와 문성진은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는데요. 볼링에 좀더 자신이 있는 박명수는 볼링을 주장했고 문성진은 당구를 주장했습니다. 도저히 타협점 없이 논쟁을 펼치는 두 선수를 보면서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제안했고 두 선수 모두 좋다고 했죠.
결국 가위바위보는 박명수가 승리했지만 개인시간이 이제 겨우 30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볼링을 치는 것은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당구장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박명수가 당구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계속 투덜댔던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었죠.
박명수=솔직히 당구는 네가 더 유리하잖아. 내가 가위바위보에서 이겼으니 볼링으로 했어야지.
문성진=시간이 안 되는데 어쩔 수 없잖아. 내 잘못이 아니라고.
박명수=그렇게 형을 이기고 싶냐.
문성진=당연한 것 아니야?
당구장으로 가는 내내 다툼을 멈추지 않았던 두 선수. 결국 사구가 아닌 포켓볼로 마무리 하자는 제안에 박명수의 투덜거림이 가라앉았습니다. 사구에 더 자신이 있던 문성진이 조금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어쨌건 종목 자체가 문성진이 제안한 당구였기 때문인지 큰 불만은 없어보였습니다.
하지만 태어나서 그렇게 당구를 못 치는 사람은 처음 봤을 정도로 두 선수의 당구 실력은 형편없었습니다. 특히 박명수는 노린 공은 하나도 안 들어가고 뒷걸음치다 소 잡는 격으로 연속 3개의 공을 구멍에 집어넣었는데요. 어쨌건 공이 들어갔기 때문에 할말은 없지만 정말 정당한 승부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박명수는 일명 ‘뽀록(운이 좋은 것)’이 계속 터져 나왔죠.
그에 비해 문성진은 각과 길을 보는 눈도 좋았고 자세도 안정적이었지만 이상하게 공이 들어가지 않아 애를 태웠는데요. 박명수도 어이없게 들어가는 공을 보며 멋쩍은 듯 웃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박명수의 운은 여기서 다했나 봅니다. 박명수는 1개의 공을 남겨두고 있고 문성진은 4개의 공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박명수가 넣으면 바로 패하는 까만색 8번 공을 보기 좋게 구멍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폭소를 터트리기 시작했고 문성진 역시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2번째 판도 사실 박명수가 패한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문성진이 경기가 잘 안 풀리는 듯 흰공을 계속 넣었고 박명수는 자기가 놓고 싶은 곳에 흰공을 놓고 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명수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죠. 또한 마지막에 박명수가 8번 공을 넣으면서 흰공을 같이 넣었는데요. 포켓볼의 룰을 잘 몰랐던 세 명 모두 이럴 때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고민에 빠졌죠. 문성진이 불쌍했는지 셋 다 모르니 그냥 경기를 속개하자”고 했고 그렇게 해서 3세트가 시작됐습니다.
족구를 못하는 사람들을 일명 ‘개발’이라고 부르는데 당구를 못 치는 사람들은 ‘개손’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개손’의 중심에는 박명수와 문성진이 자리잡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만큼 경기 내용은 거의 초등학교 수준이었습니다.
3번째 판에서도 박명수의 ‘뽀록샷’은 계속됐고 결국 박명수가 1개 차이로 승리를 거뒀고 따라서 박명수가 2승1무로 데일리e스포츠배 철인 3종 경기는 막을 내렸죠. 문성진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버텼지만 이미 결과가 나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사실 기자가 보기에도 정정당당한 승부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이긴 것이 마냥 좋았는지 박명수는 즐겁게 웃으며 방으로 향했습니다. 투덜대는 문성진을 뒤로한 채 박명수는 한번도 지지 않았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이었습니다.
철인 3종 경기를 끝으로 박명수와 문성진의 절친노트는 끝이 났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들어보겠습니다.
박명수=(문)성진이가 지난 시즌 스타리그 4강에 든 것은 정말 운이 좋았기 때문이에요(웃음). 농담이고 성진이가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실력으로 4강에 간 것이라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그저 그런 선수로 남는 것이 두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성진이가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서 스타리그뿐만 아니라 프로리그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성진아! 힘내!
문성진=저는 정말이지 손발이 오그라들어 이런 이야기는 잘 못하겠어요. 저 B형이란 말이에요(웃음). 예전에 최연성 선수가 임요환 선수를 보며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고 인터뷰 하는 것을 봤어요. 사부를 대하는 제자의 마음은 다 같은 것 같네요. 저도 정말 명수형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이번 스타리그에서 제가 얼마나 명수형의 우승을 바랐는지 모를 겁니다. 정말 명수형이 앞으로 모든 리그에서 멋지게 활약하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명수형! 파이팅!
글, 사진=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다음 절친노트 주인공은 절친이라면 절대로 빠질 수 없는 두 선수 이제동과 손주흥입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