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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사라진 e스포츠 대상

해마다 각종 프로 스포츠 리그를 보면 '대상'이라는 이름으로 시상을 한다. 야구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메이저리그에서는 기자단 투표에 기인에 각종 부문의 시상을 진행하고 올해의 유럽 축구 상인 발롱드르 상도 매년 시상을 진행하면서 최고의 선수를 뽑는다.

한국 e스포츠는?
물론 시상식이 존재한다. 2005년부터 진행된 대한민국 e스포츠 대상이 바로 그것. e스포츠계에서 최고의 권위라고 하는 e스포츠 대상은 2005년부터 매해 진행되면서 3번 치러졌다. 마지막에 치러진 e스포츠 대상은 2008년 3월29일 서울 광진구 멜론 악스홀에서 진행됐다.

e스포츠 대상은 그동안 겨울 시즌을 마친 뒤 개최됐다. 당시 프로리그 시즌이 4, 5월에 시작해 2, 3월에 막을 내렸기 때문에 겨울이 아니라 봄에, 시즌이 끝난 직후 시상식을 열었다. 그 결과 2005시즌 우승팀인 SK텔레콤이 최고의 팀으로 꼽혔고 주훈 감독이 최고 감독의 영예를 안았다. 2006시즌, 즉 2007년 e스포츠 대상은 MBC게임 하태기 감독이 대상을 받았다. 2008년도 e스포츠 대상에선 화승(당시 르까프) 조정웅 감독이 최고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 e스포츠 대상이 사라졌다. 전후기 리그 방식으로 개최되던 2008년 신한은행 프로리그가 반토막이 나면서 e스포츠 대상은 자리를 잃어버렸다. 매년 겨울에 시상식을 열었지만 2008 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08-09 시즌에 들어가면서 e스포츠 대상을 치를 날짜를 잡지 못한 것이다. 이로 인해 2008 시즌을 우승한 삼성전자 칸이나 사상 초유의 1년 단위 리그를 우승한 SK텔레콤을 시상하는 자리는 자취를 감췄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08-09 시즌을 마무리하고 09-10 시즌의 막을 여느라 정신이 없을 수도 있지만 e스포츠계에서 가장 큰 시상식인 e스포츠 대상을 잊었면 이 보다 큰 실책은 없다. 8, 9월 동안 프로리그를 쉬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 내고, 프로리그 챔피언십이라는 스타크래프트와 스페셜포스의 통합 리그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보다 e스포츠 대상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시상은 개인과 팀에게 매우 중요하다. 기록으로 영원히 남는 자리이고 불과 한 줄이라고는 하지만 평생 이력에 남는다. e스포츠계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했다는 증거인 셈이다. 삼성전자 김가을,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에게는 최고의 사령탑이라는 공치사를 받을 기회가 사라졌다. 팀의 우승을 위해 기여한 선수들에게도 수상의 자리는 없어졌다.

비록 스타크래프트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도 e스포츠 대상은 평생에 한 번 받을 수 있을까 말까한 좋은 기회다. 특히 국내에서 대회가 거의 없는 워크래프트3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부문 선수들에게 e스포츠 대상은 존재감을 부여받을 수 있는 자리다. 또 스페셜포스나 서든 어택 등을 서비스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e스포츠 대상 수상을 통해 e스포츠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도 있다.

e스포츠 대상은 반드시 열려야 한다. 09-10 시즌 프로리그를 치르느라 건너 뛴다면 2년 동안 지은 농사의 결실은 날아간다. 특정인을 위한 e스포츠 대상이 아니라 e스포츠를 위해 노력한 모두를 위한 대상임을 명심해야 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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