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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태사더와 제라툴

[[img1 ]]안녕하세요. 온게임넷 해설위원 김태형입니다.

얼마 전에 펼쳐졌던 EVER 스타리그 2009 36강전에서는 대이변이 일어났죠. 위메이드 이영한이 SK텔레콤 김택용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며 스타크래프트 관련 커뮤니티를 들썩였죠.

이영한의 플레이는 상식 밖이었습니다. 홍진호나 박성준 등 공격적인 저그 플레이어가 등장했지만 이영한처럼 저그의 본능을 그대로 드러내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없었습니다. 아무리 공격적이라고 해도, 운영을 생각하고 테크니컬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영한은 앞만 보고 뛰는 우샤인 볼트를 연상시켰습니다. 유닛이 생산되면 공격했고 또 공격하는 플레이는 저그답다는 말밖에 할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경기를 보며 문득 역사에 등장하는 ‘불의 신’, ‘물의 신’ 등 본능에 충실한 고대신이 강림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그가 처음 만들어 질 때부터 저그는 공격 본능을 가지고 있는 종족이었습니다. 그리고 종족 번식과 다수의 물량으로 상대를 쓸어버리고 멸종으로 몰고 가는 무서운 종족이죠.

저그는 스타크래프트 초기 양으로 밀어붙이는 종족이었습니다. 사우론 저그나, 저글링 블러드 등의 수식어가 붙었죠. 그렇지만 박태민과 마재윤을 필두로 운영형 저그가 대두되면서 저그는 수비 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공격적인 저그의 본성은 사그라들었죠. 생산력에 기반한 압도적인 힘보다는 뮤탈리스크나 히드라리스크의 컨트롤을 이용한 공격에 충실했습니다.
한동안 본능을 잊고 있던 저그가 이영한이라는 패기 넘치는 선수를 필두로 제모습을 찾았습니다. 뒤를 보지 않고 공격을 시도하는 저그의 무서운 공격 본능에 다른 종족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특히 프로토스의 경우 저그의 '고대 신'이 강림하면서 멸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뮤탈리스크에 의해 하이템플러를 내줘야만 하는 상황이 계속 펼쳐지고 저그의 물량을 고급 유닛으로 상대하던 프로토스는 저그의 본능이 살아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프로토스의 최고봉이라 볼 수 있는 김택용이 무너지면서 이제 프로토스라는 종족은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토스도 본능으로 돌아갈 때가 됐습니다. 저그가 고대 신이 강림하며 본래의 모습을 찾았듯 프로토스도 고결한 자존심을 뒤로 한 채 외면했던 어둠의 제라툴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한동안 하이템플러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서 무시당했던 제라툴에게 이제 프로토스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스타크래프트의 시나리오에 빗대어 보겠습니다. 하이템플러는 칼라를 믿지 않는다며 제라툴을 좆아 냈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제라툴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뮤탈리스크가 하이템플러를 끊으러 왔을 때 다크아콘의 마엘스트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죠.

프로토스는 예전처럼 어둠과 빛이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의 저그를 상대하기 위해선 동맹이 절실할 것 같습니다. 태사더가 프로토스의 운명을 위해 제라쿨을 찾아내고 손을 잡았듯이 프로토스 선두에 있는 김택용과 송병구가 머리를 맞대고 프로토스 생존을 위한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2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제 종족들은 과거로 회귀를 꿈꾸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본능을 깨우며 최후의 일인자가 되기 위해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죠.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자가 누가 될지, 프로토스는 저그의 고대 신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스타리그에서 가을의 전설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온게임넷 김태형 해설 위원

*기고의 내용은 데일리e스포츠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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