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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개인리그 조지명식 추첨제 제안

개인리그가 한창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개인리그 조지명식에 참가할 선수들을 선발하는 대회가 연일 열리고 있다. 온게임넷이 주최하는 스타리그는 16강 조지명식에 참석할 선수들을 가리는 36강 대회를 진행하고 있고 MBC플러스미디어가 주최하는 MSL은 32강에 오를 선수를 뽑는 하부리그인 서바이버 토너먼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들은 수, 목, 금, 토 나흘 동안 열리면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조지명식에 나설 선수들이 모두 결정되면 스타리그와 MSL은 조지명식을 치른다. 스타리그 조지명식은 지난 대회 우승자가 같은 조에 포함시킬 선수를 뽑은 뒤 순서에 따라 상위부터 지명 행사를 치르고 지명된 선수가 다음 사람을 뽑는 방식으로 열린다.
MSL은 '스틸 드래프트'라는 특이한 방식으로 조지명식을 개최한다. 32위부터 17위까지는 자기 이름을 각 조에 게시하고 16위부터 9위까지 한 번 이동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되다 지난 대회 1, 2위는 다른 사람과 자기 이름표 등을 세 번 움직일 수 있는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다.

조지명식은 개인리그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사전 행사였다. 하위 리그를 통해 어려운 길을 통과한 선수들과 지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시드를 배정받은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회에 임하는 각오와 목표를 밝히는 자리였다. 이 무대를 통해 각 선수들은 라이벌이라 생각되는 선수들과의 입심 대결을 통해 사전 포석을 깔기도 하고 스폰서를 감동시키는(?) 멘트를 날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진행되는 조지명식은 내적인 재미보다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형식적인 논리가 강하다. 32강으로 확대개편한 MSL은 모든 선수가 제 생각을 펼치기에도 시간 배분이 빠듯하다. 세리머니상이나 입심왕 등 조지명식에 활기를 넣어준 선수를 시상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하지만 인원이 많다보니 우후죽순 발언권이 돌아가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이 정제되지 않는 경우도 나온다.
스타리그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1위부터 4위까지 지난 대회 시드 배정자 순으로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조지명식의 끝자락에 선택된 선수들은 말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끝나버린다. 방송 시간상의 제약도 있어 늘어지는 감도 없지 않다.

조지명식의 방식 변경을 제안해 보려 한다. 월드컵 축구처럼 추첨을 통해 각 조에 배정될 선수들을 뽑아 놓고 서로간의 라이벌 의식을 발휘할 수 있는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 지금의 조지명식처럼 인위적인-선수들이 머리 속에 갖고 있던 경쟁 의식을 꼭 인위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라이벌 구도 형성이나 지명 방식을 뛰어 넘을 수 있지 않을까.

명분과 실리가 확연히 구별되는 조 편성이 아니라 우연에 기대어 한 조에 속함으로써 진정한 죽음의 조가 만들어 지는 모습은 짜릿하지 않을까. 응원하는 선수가 라이벌과 만나지 않기 위해 간절히 바라는 팬의 모습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지명식이 도입된 이유가 선수들에게 라이벌 구도를 공고히하고 팬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배가시키기 위함이었던 것처럼 변화해야 하는 이유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스타리그와 MSL이 더욱 재미있는 리그가 되기 위해 변화의 칼을 빼들어야 할 때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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