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의 사례로 알 수 있듯 결승전이라는 타이틀은 e스포츠 팬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콘텐츠다. 다른 스포츠 종목은 가격을 지불하고 입장해야 하지만 e스포츠는 비용을 내지 않는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앞자리를 차지하거나 다양한 혜택을 주는 이벤트 경로를 활용하면 발품을 팔지 않고도 앞쪽에 앉아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 이번 EVER 스타리그에서도 용산에서 열린 4강전을 관전하는 팬들에게는 결승전 VIP 입장권을 준다든지, EVER에서 생산한 휴대 전화를 갖고 있는 관중에게 앞자리를 내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관객을 모았다.
그러나 스타리그를 제외하고 최근 들어 MSL 결승전이나 스페셜포스 프로리그 결승전이 소규모 장소에서 진행되면서 e스포츠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MSL을 준비하는 MBC게임은 e스포츠 10년을 맞아 첫 발을 내딛었던 곳에서 결승전을 치르면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최첨단 방송 장비와 효과를 동원해 오프라인 관중보다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는 결승전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모자란 감이 없지 않다. 스페셜포스 프로리그 결승전을 주최하는 한국e스포츠협회 또한 아직 스페셜포스라는 종목에 관심을 갖는 팬이 많지 않고 집객이 되지 않았을 경우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오프라인 결승전은 e스포츠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행사다. 특히 이영호와 이제동의 MSL 결승전은 임요환과 홍진호, 최연성과 박성준의 대를 이을 테란과 저그의 바통을 이어받는 적자들의 경기이기 때문에 수많은 e스포츠 팬을 모을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영호와 이제동의 결승전이 성사되자 "10000여 명이 모일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하면서 "이만한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기대를 모았다. 그렇지만 여의도에 위치한 MBC의 공개홀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스페셜포스 결승전도 마찬가지다. 스타크래프트 리그 결승전 야외행사를 처음으로 개최했을 때 2000여 명 정도의 인원을 수용하는 한 대학교의 강당에서 개최했던 것처럼 자그마한 곳을 섭외하면 오붓한 분위기에서 결승전을 치를 수 있다. 해당 팀의 팬클럽 뿐만 아니라 스페셜포스를 좋아하는 사용자들도 참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제고할 수도 있다. 결승전을 용산 경기장에서 치르는 것도 의미 부여가 가능하겠지만 정규 시즌과의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 또 스페셜포스 게임단을 운영하는 기업도 용산에서 결승전을 치를 경우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퇴보한다는 지적도 있다.
e스포츠는 근본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는 성격이 강하다. 온라인의 특징은 파편화된 개인이 모여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로 집계하기에 어렵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e스포츠계가 오프라인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었던 이유는 음지에 가려져 있고 '폐인'들만 즐긴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게임을 양지로 끌어내고 함께 보고, 즐기는 문화 현상으로 만들기 위한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정식 체육 종목이나 생활 문화 콘텐츠로 갈 길이 먼 상황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축소하는 일은 어떤 논리로 치장하더라도 어불성설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