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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웅진 김명운 "오래 기억되는 선수 되고파"

차세대를 이끌어나갈 대표 선수들의 릴레이 인터뷰 첫번째 주자였던 이스트로 박상우가 꼽은 다음 인터뷰 주자는 웅진 김명운입니다. 박상우는 “친분은 없지만 항상 예의 바르고 착한 김명운 선수에게 호감이 가 릴레이 인터뷰 다음 주자로 김명운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상우의 선택을 받은 김명운을 만난 날은 지난 19일. 얼마 전 윤용태와 '복수용달' 프로그램을 촬영할 때 미리 “릴레이 인터뷰를 한다”고 언질을 줬기 때문인지 김명운은 “질문 댓글을 보면서 미리 대답을 생각해 놨다”고 준비된 자세를 보여줬습니다. 방송에서 나오는 착한 이미지는 이렇듯 철저한 준비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많은 팬들은 우스개 소리로 “롤러 코스터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선수”로 김명운을 지칭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김명운은 기복이 심한 선수로 유명한데요. 11연승을 달리다가도 갑자기 8연패의 늪에 빠지기는 등 기세를 굉장히 많이 타는 선수입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잘하고 있을 때가 더욱 불안해 보이기도 하죠.

바통을 넘겨준 박상우에게 김명운은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한 것 같다”며 칭찬부터 늘어놓았습니다. 박상우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가 “착해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 것에 대해 적극 동의하며 “내가 봐도 밖에서 볼 때는 착하고 호감형일 수 밖에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또한 김명운이 커리지매치 경기를 할 때 결승전에서 박상우에게 이긴 경험이 있다고 하네요. 박상우의 프로 데뷔가 늦어진 것이 김명운 때문이랍니다. 참 재미있는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명운의 게이머 인생은 정말 특이했습니다. 2007년 3월에 드래프트돼 그 해 7월 첫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드래프트된지 겨우 4개월만에 공식전에 나선 것이죠. 더욱 대단한 사실은 김명운은 연습생 시절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죠. 이영호나 김택용조차도 연습생 시절을 꽤 오래 겪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명운의 경우에는 드래프트 되기 전에는 진정한 아마추어였던 것입니다.

[[img2 ]]공식전에 그렇게 일찍 나가게 될 줄은 몰랐어요. 숙소에서 아주머니가 없을 때는 설거지하고 빨래를 도맡아 하던 막내 시절 갑자기 경기에 나서라는 말을 들으면 누가 되도 당황했을 거에요. 사실 제 생각에는 아직 준비가 덜됐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프로가 되자마자 경기에 나갔고 데뷔전에서 쓰디쓴 패배를 맞봐야 했죠.



웅진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연습생 기간이 워낙 짧았기 때문에 팀원들의 질투를 받았을 법도 한데 김명운은 “형들이 너무 착해서 오히려 걱정을 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기를 나가는 압박감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는 선배들이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역시 실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법. 김명운은 데뷔전에서 지금 KT 코치인 김윤환과 맞붙어 완패를 하고 말았죠.

[[img2 ]]아직도 데뷔전 생각이 나네요.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무 것도 못해보고 졌거든요. 그 후로 몇 연패를 했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웃음).



김명운이 연패를 끊은 것은 현재 하이트 에이스로서 각광받고 있는 신상문과 대결에서였습니다. 김명운이 이 경기를 자세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방송 경기에서 뮤탈리스크 두 부대 컨트롤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말에 따르자면 “정말 멋지게 이겨서 추천할 경기”라고 하더군요. 이어 김명운은 “김택용을 이겼던 '오델로' 경기도 멋졌다”며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스트로 코치로 이적한 신정민이 키운 신예 저그 김성대가 ‘신정민 1호’라는 평가를 받으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김명운은 “사실 신정민 1호는 나”라며 정정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김명운의 실력이 갑자기 일취월장했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img2 ]]처음 숙소에 들어왔을 때 바로 옆자리에 (신)정민이형이 앉았죠. 하기 싫어도 정민이형이 시키는 일은 다 했어요. 덩치가 차이가 나니까 싫다는 말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웃음). 아마 (김)성대도 그때 저와 같은 심정일 거에요(웃음). 정민이형이 하라는 대로 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됐죠.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김명운이 고백하기를 한때 자신이 ‘겨자’인 적이 있다고 하는군요. 무슨 소리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 했더니 김명운이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img2 ]]우리말에 ‘울며 겨자 먹기’라는 속담이 있잖아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매운 것을 알면서도 겨자를 먹어야 하는 사면초가에 놓인 사람을 놓고 이르는 말이죠. (김)준영이형이 CJ로 이적하고 난 뒤 개인전에 출전할 저그가 없었어요. 이재균 감독님은 어쩔 수 없이 저를 내보냈고 제가 한빛을 말아 먹을 뻔했어요(웃음). 저 때문에 팀이 엄청난 연패의 늪에 빠졌었거든요. 그 당시 팀이 해체될 위기까지 맞았던 기억이 나요. 어쩔 수 없이 기용할 수밖에 없었던 터라 제가 ‘겨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웃음).



김명운이 팀 성적을 좌우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김명운이 잘할 때와 잘하지 못할 때 팀의 성적도 같이 롤러 코스터를 탔습니다. 김명운이 연패의 늪에 빠지면 팀도 어김없이 연패를 했고 김명운이 비정상적(?)으로 8연승을 했을 때는 정규시즌 깜짝 1위에 오르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간 적도 있죠.

[[img2 ]]현실(?)로 돌아 오니 다시 웅진이 중위권으로 떨어지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점점 제 성적과 팀 성적이 비례하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부담이 되기 시작했죠. 지금이요? 이제 그런 부담 다 극복했어요. 웅진의 에이스잖아요(웃음).



김명운은 프로게이머가 되고 난 뒤 행복했던 순간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직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적도 없고 개인리그에서도 결승에 가본 기억이 없기 때문에 ‘행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김명운의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행복할 '뻔'한 적은 있다고 고백했는데요. 얼마 전 신한은행 위너스리그 09-10시즌 화승전에서 이제동을 잡고 내리 3킬을 기록해 역올킬을 눈앞에 뒀을 때는 행복할 뻔했답니다. 그러다 마지막 경기에서 박준오에게 패하고 말았는데요. 김명운은 그 경기에서 역올킬을 했다면 프로게이머가 되고 난 뒤 가장 기뻤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함께 했습니다.

유독 김명운의 이야기를 하면 이제동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사실 김명운과 이제동의 인연은 꽤 오래전부터 형성됐습니다..

[[img2 ]]제가 첫 예선에서 붙었던 선수가 이제동이에요(웃음). 2007년 스타리그 예선 4강전에서 이제동 선수에게 0대2로 완패했던 기억이 나네요. 프로게이머가 된 뒤 처음 맛보는 패배였기 때문에 아직도 머리 속에 생생히 남아 있어요. 그 뒤로 이상하게 프로리그와 스타리그에서 자주 만나더라고요. 상대 전적에서 엄청 뒤지고 있었지만 이번 시즌 프로리그에서는 제가 상대전적 2승1패로 앞서고 있습니다(웃음). 조금씩 극복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같은 저그 종족 선수이기 때문에 최고의 저그로 평가 받고 있는 이제동을 이기는 일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라고 고백한 김명운. 뛰어 넘고 싶은 단 한 명의 선수인 이제동을 앞서기 위한 김명운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김명운에게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별명이 있었습니다. 김명운에게 생겼던 가장 첫 별명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김듣보’였습니다. 드래프트가 되자마자 8개월 후 MSL에 진출한 탓에 김명운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김명운이 MSL 조지명식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자 팬들은 “저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사람을 일컫는 말)은 누구냐”고 말하기 시작했고 결국 김명운의 별명은 ‘김듣보’가 된 것이죠.

[[img2 ]]'김듣보'라는 별명이 싫지 않았어요. 어쨌건 별명이 생겼다는 사실 또한 관심의 표현이잖아요. 그후로 ‘쥬인배(대인배 주니어)’, ‘어린왕자’등 여러 별명이 생겼지만 사실 마음에 드는 별명은 아니었어요. 쥬인배의 경우 그저 (김)준영이형 후배이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고 어린왕자는 별명 자체에 왕자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정말 부담스럽더고요.



그렇다면 김명운이 생각하는 가장 최고의 별명은 무엇일까요? 김명운은 “폭풍 저그”라는 별명이 최고인 것 같다. 앞으로도 이 이상의 별명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홍진호의 별명을 부러워했습니다.

윤용태의 발언으로 인해 김명운은 ‘코못(키가 작아 코트를 못 입는다는 뜻)’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요. 김명운은 “요즘 코트 종류가 많아 쇼트 코트도 있기 때문에 그 별명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애써 현실을 외면하기도 했습니다.

김명운은 귀여움의 대명사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스스로도 귀엽다고 생각할 지 무척 궁금해졌습니다. 또한 김명운이 생각하는 귀여운 선수는 누가 있을지도 물어봤습니다.

[[img2 ]]기자님들이 귀여운 포즈를 시키니까 귀여운 표정을 짓는데 스스로는 귀엽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정말 없어요. 사실 남자에게 귀엽다는 말은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단어 같아요. 귀엽다는 생각은 일체 하지 않습니다. 잘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귀엽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하죠. 제 생각에는 하이트 이경민 선수가 정말 귀여운 것 같아요



이제 팬들의 질문을 들어볼 차례입니다. 팬들은 김명운에게 어떤 질문을 제일 많이 했을까요?



[[img2 ]]프로토스전 연승 기록을 세울 때는 정말 힘겹게 1승씩 쌓아나갔거든요. 그런데 이제동 선수는 참 쉽게 제 연승 기록을 넘더라고요. 소리 소문 없이 어느새 보니 프로토스전 17연승한 느낌이랄까요. 이런 것이 바로 최고의 선수가 가질 수 있는 포스가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속상하기도 했어요. 제 기록이 오래 가지 못했잖아요(웃음). 하지만 제가 인정하는 가장 잘하는 이제동 선수가 제 기록을 깼기 때문에 억울하지는 않아요. 만약 다른 선수가 그 기록을 깼다면 진정 억울했을 것 같아요.





[[img2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날 이후로 재주는 승현이가 부리고 돈은 제가 챙겼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더라고요. 승현이 역시 아쉬워하긴 했어요. 그날 숙소에 와서 한 개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대사인 “에잇, 이 더러운 세상”이라고 말하더군요(웃음). 사실 승현이에게 소개팅을 해주겠다고 하신 분이 승현이 이상형에 가까웠어요. (임)진묵이형과 (이)동준이형이 그 여자분을 보고 동시에 “승현이 스타일이다”라고 말했을 정도죠. 아마 그 여자분이 승현이에에게 뽀뽀를 해주셨다면 더 좋았을 뻔했어요(웃음).





[[img2 ]](한참 생각하다가)안됩니다. 저 쉬운 남자 아닙니다(웃음).





[[img2 ]]아, 우리 (박)준이형 잘 있는지 모르겠네요(웃음). 제가 예전에 소양교육을 받지 못해서 보충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박)준이형과 같이 교육을 받았었죠. 그날 이후로 부쩍 가까워 졌어요. 그리고 작년에 블리즈컨을 가면서도 더욱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요. 너무나 좋아하는 형이랍니다.





[[img2 ]]스타리그 경기할 때 한 번도 문제가 생긴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사운드가 제대로 작동을 안 하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스타걸에게 말을 걸었죠. 제 딴에는 정말 수줍게 말을 건 거였어요. 그런데 사운드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 거짓말처럼 모니터가 지지직 거리는 거에요. 스타걸 분도 어이가 없으셨던 듯 같이 웃으시더라고요. 그 후로 호감이 생겼죠(웃음). 요즘은 제가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신경 쓰기도 해요. 이왕이면 최은애씨가 계시는 경기석으로 들어가고 싶더라고요(웃음).





[[img2 ]]라식하면 죽여버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같은 팀 (이)동준이형이 한 번도 저에게 정색한 적이 없는데 제가 “안경 벗고 라식할까”라고 했더니 처음으로 진지하게 정색하면서 “절대 그러지 마라”고 충고하더라고요. 그래서 절대 벗지 않을 생각입니다(웃음).





[[img2 ]]제가 달려가서 껴안는 사람은 (이)동준이형이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그저 형동생 사이일 뿐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임)진묵이형이 좋은지 동준이형이 좋은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굳이 대답을 하자면 저는 동준이형이 더 좋아요. 우리 팀 안에도 나름 라인이 있는데 저는 동준이형 라인이고 제 후배인 (김)민철이가 진묵이형 라인이에요.(웃음).



이제는 김명운이 다음 릴레이 인터뷰 주자를 말할 차례인데요. 한참을 고민한 김명운은 CJ 조병세를 다음 주자로 꼽았습니다.

[[img2 ]]많이 알려졌는지 모르겠지만 조병세 선수가 정말 재미있어요. 예전에 블리즈컨에 같이 갔을 때 조병세 선수 덕분에 심심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예전에 한솥밥을 먹었던 (김)준영이형의 증언에 따르면 조병세 선수가 정말 특이하고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이 위너스리그 시즌이기도 하니 위너스리그 결승전 역올킬의 주인공인 조병세 선수의 인터뷰를 듣고 싶네요. 사실 조병세 선수와 친해지고 싶은데 키가 너무 커서 꺼려지긴 해요. 저보다 동생인데 키는 10센티미터 이상 큰 것 같더라고요(웃음).



마지막으로 김명운에게 꿈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김명운이 최종적으로 가지고 있는 꿈은 무엇일까요?

[[img2 ]]팬들에게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은 꿈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위에 프로게이머들이 기억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더하고 싶어요. 누군가와 붙었을 때 항상 좋은 경기를 만들어내 게이머들이 “그 선수와 경기하면 참 재미있었지”라고 회상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누구나가 다 붙고 싶어 하는 선수가 되는 것도 제 꿈이에요. 지금은 이제동 선수가 그런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동을 뛰어 넘는 일이 제가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이뤄야 할 가장 큰 목표인 것 같습니다.

한 때는 제 이름이 아닌 ‘김듣보’, ‘김준영의 후배’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제 이름을 알렸다고 생각해요. 그 뒤에 할 일은 이름을 높이는 것이겠죠? 언젠가는 가장 높은 곳에서 김명운이라는 이름을 찾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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