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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명검과 담금질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지난 여름 ‘무릎팍 도사’라는 프로그램에 도보로 세계를 일주한 한비야가 출연해 명언을 남겼다. 방송을 시청하며 기자가 감명 깊었던 화두는 '명검을 만들기 위한 대장장이의 역할'이었다.
한비야는 “명검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대장장이는 그 칼을 수 백 번, 수 천 번 두드린다. 칼 입장에서는 괴로울 것이다.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한다고 느낄 때 세상이 대장장이라고 생각해라. 세상이 나를 명검으로 쓰려고 두드린다면 지금의 어려움이 나를 더욱 강하게 단련시킬 것”이라 말했다.

최근 CJ 김정우를 보며 기자는 한비야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김정우가 스타리그 재재재재경기라는 대장장이를 만난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생애 첫 스타리그 4강 진출에 성공하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우가 담금질을 통해 명검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연상됐다.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16강 D조 재경기는 기자에게도 매우 고된 취재 현장이었다. 김정우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스타리그 재재재재경기는 말이 네 번의 재경기이지, 두 명과 무려 네 경기씩 치렀다는 뜻이 된다. 사상 초유에 1박2일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선수에게도 힘든 과정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김정우는 스타리그 8강에 진출했고 이후 거짓말처럼 되살아났다. 김정우는 스타리그 재경기가 일어나기 전 최근 20경기에서 6승14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한 팀의 에이스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다. 특히 저그전과 테란전에서 완전히 무너지며 프로리그에서 연패를 거듭했다. 살아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우는 스타리그 재재재재경기 이후 4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재재재재경기 승리까지 합친다면 공식전 7연승째다. 무너졌던 저그전에서는 공식전 8연승까지 내달리고 있다. 힘든 과정을 거쳐 오히려 더 높이 날고 있는 것이다.

지금 부진의 늪에 빠져있는 선수들에게 김정우의 부활은 귀감이 될 것이다. 수많은 망치질 끝에 명검이 되어 돌아온 김정우를 보며 스스로 많이 두드려 맞는 일을, 자주 뜨거운 불에 들어가서 담금질 당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안 된다는 생각 보다는 지금의 힘듦을 발판 삼아 더 높게 나는 선수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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