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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홍진호와 임요환의 희비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최근 e스포츠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사람은 '황제' 임요환도, '천재' 이윤열도 아니다. 바로 '황신' 홍진호다. 이렇게 말하면 홍진호가 무슨 발언을 한 것이 아닌가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오로지 실력만으로 이슈를 만들고 있다. '4대 천왕'이라 불리며 올드 게이머 가운데 유일하게 프로리그 3연승을 기록하고 이제동, 김윤환을 연달아 격파하며 공군의 4연승을 이끌고 있는 홍진호는 후배 프로게이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홍진호가 최근 프로리그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동안 라이벌 임요환은 도대체 뭘하고 있을까? 5일 여자친구와 게임을 했다는 보도자료가 각종 포털 연예 섹션에 도배된 것을 보고 아쉬운 마음이 든 것은 비단 기자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홍진호가 공군에 입대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로 활약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2008년 공식전 기록이 아예 없는 홍진호가 공군에 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심지어는 편하게 군 생활을 하기 위해 공군에 입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까지 받아야 했다.

홍진호는 2008년 11월 24일 공군에 입대한 뒤 2009년 2월 21일에 처음으로 프로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1년 이상 공식전에 출전하지 못한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홍진호는 프로리그 08-09시즌 5라운드 중 겨우 9번 출전하는데 그치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이대로 이름뿐인 프로게이머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홍진호는 09-10시즌 막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돌아왔다. 그동안 홍진호가 항상 이슈의 중심에 있긴 했지만 성적까지 내고 나니 그야말로 ‘폭풍’같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요즘 상황을 보면 e스포츠 최고의 스타는 임요환이 아니라 홍진호인 것 같다. 역시 프로게이머는 성적을 잘 내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를 홍진호를 보며 깨달을 수 있는 장면이다.

임요환이 홍진호의 활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한때 라이벌로 e스포츠를 후끈 달궜지만 재기 불능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던 홍진호가 다시 프로리그 현장에서 프로게이머로서 활약하는, 연전연승하는 모습을 보며 사업이나 예능 프로그램 기사로 자신의 이름을 내보내고 있는 임요환은 씁쓸함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임요환이 홍진호보다 실력이 뒤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하고자 하는 의지와 용기, 도전의 자세가 다르기 때문에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두 선수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닐까. SK텔레콤 역시 팀 홍보도 중요하지만 임요환이라는 스타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면서 이름뿐인 프로게이머로 전락시키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프로게이머는 경기에 나가야 한다. 경기를 하지 않는 프로게이머는 프로게이머라고 불리는 것을 창피하게 여겨야 한다. 경기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 홍진호처럼 올드 게이머들도 자신이 여전히 '프로'게이머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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