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원고 의뢰를 받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번째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저 조차도 신기합니다. 독자님들의 응원을 받으니 힘이 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프로토스 종족을 해서 그러지 그런지 저는 2세트 경기를 무척 재미있게 지켜봤습니다. 포스트시즌 기간 내내 김택용 선수의 경기를 지켜봤고 결승전에서 과연 누가 김택용을 맡게 될지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오늘은 김택용을 대하는 김대엽과 박세정의 차이점에 대해 독자 여러분들께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김대엽, 김택용을 완벽 분석하다
김택용의 주력 맵이었던 '투혼'이 에이스 결정전으로 빠지면서 사실상 나올 맵이 한정돼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KT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던 듯 김택용 스나이핑으로 김대엽을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김대엽이 펼친 경기는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빌드를 확인하면서 저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김대엽의 빌드는 마치 김택용이 다크템플러를 사용할 것을 알고나 있었다는 듯 초단위 타이밍까지 계산한 빌드였기 때문입니다.
![[신상호의 시선] 김택용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008131639510031427_3.jpg&nmt=27)
'폴라리스랩소디'에서 김택용은 이른 타이밍에 파고드는 다크템플러 전략을 많이 사용했습니다다. 또한 이 맵은 러시 거리가 멀기 때문에 초반 드라군 압박을 하기 힘듭니다. 이 두 사실을 절묘하게 이용한 김대엽은 드라군 사거리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 확장 이후 곧바로 로보틱스를 올리게 됩니다. 어차피 상대가 드라군 공격을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드라군 사거리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또한 앞마당이 빨라도 드라군 사거리 업그레이드를 할 자원을 로보틱스 건설에 사용했기 때문에 김택용이 아무리 빠르게 다크템플러를 생산한다 해도 확장을 하면서 옵저버를 제 타이밍에 생산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게 초단위까지 계산한 것입니다. KT가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를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신상호의 시선] 김택용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008131639510031427_4.jpg&nmt=27)
빌드 싸움에서 이미 승패는 결정이 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김택용이 날고 기는 선수라고 해도 이미 확장 기지뿐만 아니라 테크에서도 차이가 나는 상황이었죠. 빌드에서 이미 승리할 수밖에 없는 김택용을 상대로 ‘무적 빌드’를 만들어 낸 KT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의 준비성이 돋보이는 2세트였습니다.
◆김택용에 대처하는 박세정과 김대엽의 자세
결승전에서 김택용과 김대엽의 경기를 지켜보며 지난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같은 '폴라리스랩소디'에서 펼쳐진 김택용과 박세정의 경기. 김택용은 두 경기 모두 다크템플러 빌드를 사용했지만 이에 대처하는 박세정과 김대엽의 자세는 사뭇 달랐습니다.
![[신상호의 시선] 김택용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008131639510031427_5.jpg&nmt=27)
우선 박세정의 경우에는 안전하게 경기를 하기 위해 드라군 사거리 업그레이드를 한 뒤 로보틱스를 건설했습니다. 하지만 김대엽의 경우에는 상대가 드라군 공격이 오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곧바로 로보틱스를 건설하며 옵저버 생산 타이밍을 앞당긴 것이죠. 박세정의 경우 옵저버 생산 타이밍이 몇 초 느려 김택용의 다크템플러에 프로브가 잡히며 불리하게 시작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앞마당을 일찍 가져간 사실은 같았지만 옵저버 생산 타이밍이 승부를 가른 것입니다.
김택용과 박세정의 경기가 없었다면 아마 김대엽이 김택용을 상대로 이렇게 완벽한 빌드를 생각하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김대엽은 박세정의 경기를 벤치마킹해 김택용을 상대할 빌드를 구상할 수 있었던 것이죠. 즉 박세정의 실수가 김대엽에게는 약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김택용이 박세정과 경기에서의 빌드를 사용했다면 지금처럼 허무하게 패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박세정과 경기에서는 다크템플러로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해도 충분히 할만한 상황을 만들 수 있었지만 이번 김대엽과 경기에서는 투게이트웨이를 건설해 다크템플러 두 기를 생산했고 상대 역다크템플러 전략까지 생산하느라 캐논까지 건설하는 등 자원 낭비가 컸죠. 따라서 반드시 다크템플러로 상대에게 피해를 줘야 했지만 김대엽의 완벽한 방어에 막히며 김택용은 최악의 상황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또한 박세정과 김대엽은 확장 기지가 빠른 유지함을 지켜내는 방법에서도 분명한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앞마당 확장 기지 타이밍이 한발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공격을 선택하지 못한 박세정에 비해 김대엽은 다크템플러를 제압한 뒤 곧바로 드라군 공격을 감행한 것이죠. 또한 11시 확장 기지까지 빠르게 가져가며 김택용이 역전할만한 조금의 틈 조차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김대엽이 만약 무리하게 게이트웨이를 늘려 병력 싸움으로 유도했다면 이미 앞마당을 따라간 김택용도 물량을 따라갔을 테고 자칫 잘못 싸우게 되면 역전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었지만 김대엽은 마치 이를 알고 있는 듯 유리할 때 확장 기지를 하나 더 가져가며 안정적인 운영을 한 것이죠.
무엇보다도 돋보였던 것은 김대엽의 침착함이었습니다. 광안리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 경험이 처음이기 때문에 긴장할 법도 하지만 김대엽은 놀랄 만큼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아무리 완벽한 준비를 했다고 해도 이처럼 침착하게 경기를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대엽이 대어 김택용을 잡아내면서 KT는 2대0으로 앞서게 되고 사실상 SK텔레콤이 경기를 뒤집는 것은 어려워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KT에서는 최종병기 이영호가 남아있었기 때문이죠. 결승전에서 하루 2승을 거두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이는 이영호가 남아 있다는 것은 KT에게는 축복이, SK텔레콤에게는 악몽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팀의 우승을 확정지은 김대엽의 완벽한 준비와 침착한 플레이는 결승전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정리=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