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J 조규남 감독과 화승 조정웅 감독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두 팀의 수석 코치들이 감독 대행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프로게임단의 사령탑으로 임명됐다. 다른 감독을 영입할 수도 있지만 일단 코치들이 감독 대행을 맡으면서 비시즌 동안 10-11 시즌을 이끌어갈 토대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조규남 감독은 꼼꼼하고 세심한 지도 방식을 택하면서 CJ를 프로리그 상위권에 항상 올려 놓았고 조정웅 감독은 혹독하다고 소문이 날 정도로 집중적으로 선수들을 트레이닝하면서 이름 없는 선수들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 놓는 등 나름대로의 특장점을 갖고 있다.
후임으로 지휘봉을 받은 CJ 김동우, 화승 한상용 감독 대행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두 감독 밑에서 코치 생활을 하면서 팀의 색깔을 만드는 데 일조했던 두 감독 대행은 우선 전임 감독의 색깔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 한꺼번에 뒤흔들기에는 선수들이 익숙했던 시스템을 버려야 하기에 어려움이 생긴다. 그렇다고 전임 감독의 자취를 따라가기만 한다면 달라진 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대행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압박감도 심하다. 감독 대행이라는 자리는 운신의 폭이 좁다. 현 체제를 유지하자니 전임 감독들이 팀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이 없지 않기에 변화의 의지는 강하지만 회사의 결정에 따라 신임 감독이 부임하면 코치 자리로 내려갈 수도 있어 자신의 뜻을 펼치기 어렵다. 변화를 늦추다가 감독으로 발령이 날 경우 혼란기를 또 다시 겪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움직이기 어려운 자리가 바로 대행이다.
시기적으로도 판단을 쉽게 내리기 어렵다. 스타크래프트2가 발매되고 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단 운영에 대한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블리자드의 대리인인 그래텍과 한국 e스포츠 업계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도 혼동하기 쉬운 시점이다.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감독 대행에게 초심을 기억하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지도자로 e스포츠계에 입문할 당시 어떤 꿈을 가졌고 목표는 무엇이었는지를 되새긴다면 길이 열릴 것이다. 전임 감독이 이끌어줬기 때문에, 게임단에 오래 있었기에 대행 타이틀을 준 것은 아니다. 능력이 있고, 비전이 있고, 가능성을 갖고 있기에 대행이라는 자격을 얻었다.
게임단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 선수들이 갖춰야 할 자세,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하우는 이미 코치 생활을 5~6년 이상 하면서 갖춰졌다고 본다. 여기에 김동우와 한상용이라는 감독의 자리에서 보여줘야할 색깔이 더해진다면 CJ와 화승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팀으로 변모할 수 있다.
또 하나 보태자면 감독의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이다. 이전 감독들은 클랜 팀을 직접 운영하고 선수들의 처우, 팀의 성적까지 모두 돌봐야 하는 멀티태스킹을 해왔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기업의 우산 안에 들어와 있고 곁에서 도움을 주는 사무국이 존재한다. 감독으로서, 지도자로서 선수단 운영과 선수 관리에 혼신의 힘을 다 쏟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어려운 시점에 감독 대행직을 수행하는 김동우, 한상용 대행이 CJ 엔투스와 화승 오즈의 진일보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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