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세부로 전지 훈련을 다녀온 선수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아마도 스킨 스쿠버라 답할 것이다. 산소통을 메고 바다 깊숙이 들어가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살펴보는 일은 평소에 절대 하기 힘든 경험이기 때문이다. 바닷속을 내려갔다 온 선수들은 또 하고 싶다며 스노쿨링을 할 때와는 다르게 강철 체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30분도 못 버티고 물속에서 나오던 선수들이 한 번 더 하면 안되냐고 물어볼 정도로 세부의 바다 속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고 한다. ◆이영호 “이런 건 찍으시면 안돼요!”스킨 스쿠버를 할 때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평생 느끼지 못한 강력한 수압? 물 아래로 내려간다는 공포? 그것도 스킨 스쿠버 옷을 입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스킨 스쿠버를 하기 위해 입어야 하는 쫄쫄이 옷이야 말로 가장 통과하기 어려운 난관인 셈이다.
옷을 입기 위해 선수들은 이보다 더 힘들 수 없었다. 다들 날씬한 체형이었지만 워낙 옷이 붙는 소재인 탓에 잘 입어지지 않았던 것. 서로 합심하며 옷을 끌어당겨주는 모습은 훈훈하다 못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들려던 찰나 저쪽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분명 이영호 목소리였다.“설마 이걸 찍으시려고요? 절대 안돼요!”귀신 같은 이영호. 카메라로 몰래 손을 올리는 기자의 손놀림을 포착하고 사진 촬영을 사전에 차단한 이영호에게 박수를!이영호의 이야기에 선수들도 부랴부랴 옷을 입었다. 하지만 한 선수가 애써 입은 옷을 벗어야 하는 상황이 왔다.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었던 이 선수는 눈물을 머금고 다시 옷을 벗은 뒤 화장실로 가야 했다. 그만큼 스킨 스쿠버 복장을 입는 것은 귀찮고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세부 바다의 아름다움을 맛보다선수들은 하나같이 세부의 바다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다며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처음으로 산소통에 호흡을 맞긴 뒤 바닷물 아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 선수들은 한국의 바다와는 또 다른 모습의 세부 바다에 흠뻑 빠져 나오기 싫었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스노쿨링을 했을 때의 저질체력 기억은 이미 날아 간지 이미 오래. 처음부터 스킨 스쿠버를 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고 말하는 선수들도 있을 정도로 세부의 바닷속은 KT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바나나 보트와 제트 스키로 아쉬움을 달래다스킨 스쿠버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선수들은 바나나 보트를 타기 위해 이동해야 했다. 운이 좋게도 바나나 보트를 끌어주는 보트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기자는 선수들의 짤방컷을 건지겠다는 일념으로 함께 보트에 올라탔다.그러나 짤방을 찍겠다는 꿈은 정말로 헛된 꿈이었다. 바나나 보트가 움직이면서 바나나 보트를 끌고 있는 보트도 심하게 움직였던 것. 도저히 서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몇 컷은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수준이라 안도의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바나나보트를 가장 재미있게 탄 선수는 박재영. 일어나서 보트를 이리저리 흔들기도 하고 선수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게 훼방을 놓으며 어떻게든 바다에 빠트리려는 시도까지 했다. 역시 ‘쾌남’다운 박제영의 시원한 행동에 선수들은 당황해 했지만 재미있어 하는 눈치였다.하지만 박재영이 결국 사고를 치긴 했다. 바나나 보트에서 제트스키로 옮겨 타는 과정에서 박지수와 함께 바닷물에 빠지고 만 것. 다른 선수들을 빠트리려다 본인이 빠져버린 것. 그래도 ‘쾌남’ 박재영은 쿨하게 한번 웃더니 다시 제트스키를 신나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정말 말 그대로 ‘쾌남’이었다.◆우정호, 김재춘에게 주장 완장 넘겨 받다해양 스포츠를 신나게 즐긴 뒤 마리바고 리조트 세미나실에 모인 선수들은 김재춘에게 “형, 공군 가는 것 기사 났어”라며 아쉬운 모습이었다. 이번 여행이 김재춘과 이별 여행(?)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기사까지 나니 서운한 모습인 듯 했다.KT는 잠깐의 토론을 통해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시즌을 리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지훈 감독은 “그동안 꿈처럼 보였던 프로리그 우승을 일궈내 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에게 고맙다”며 다음 시즌에 더욱 열심히 하자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이어 고강민이 저그 대표로 나가 “지난 시즌 KT 저그라는 오명을 썼고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프로토스 우정호는 “08-09시즌에는 KT 프로토스라는 오명이 있었는데 이번 시즌 그 모든 것을 떨치고 광안리에서 프로토스가 3승을 기록하며 우승을 한 것에 대해 뿌듯하다”며 이번 시즌도 지난 시즌보다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마지막으로 테란 대표인 이영호는 “지난 시즌처럼 이번 시즌에도 KT가 최고라는 것을 보여주자”며 선수들의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그리고 공군에 지원한 김재춘의 마지막 말이 이어졌다. 김재춘은 “내가 주장을 맡은 뒤 팀이 승승장구해 내심 기분이 좋았다. 공군에서도 계속 KT를 응원할 예정이니 앞으로 차기 주장 말을 잘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재춘의 말을 마친 뒤 이지훈 감독은 “기자들도 인정하고 팬들도 인정한 최고의 입담꾼 우정호가 차기 시즌 주장”이라고 발표했다. 팀의 분위기를 때로는 화기애애하게 때로는 엄하게 이끌 줄 아는 우정호의 리더십을 높게 산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의 결정이었다고 설명한 이지훈 감독은 “우정호가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주장 완장을 김재춘에게 넘겨 받은 우정호는 “KT가 레전드 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앞으로 KT 팬들은 박수를 정말 많이 쳐야 할 지도 모른다. sora@dailyesports.com◆관련 기사 [KT in 세부①] 피곤한 이영호의 결승전 뒷이야기 [KT in 세부②] 스노쿨링과 바다 낚시를 즐기다 [KT in 세부③] 최고의 경험 스킨 스쿠버와 새 주장 우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