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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스토리] STX '쓰리박' 코치들의 유쾌한 수다

[코치 스토리] STX '쓰리박' 코치들의 유쾌한 수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종족 코치제로 팀 우승 시키고파

STX에는 ‘김은동 감독의 아들들’이라는 호칭이 붙은 선수들이 많다. 다른 팀에 비해 유독 ‘김’씨가 많은 탓이다. 저그 김윤환, 프로토스 김구현, 테란 김동건 등 종족별 에이스도 모두 김 씨인데다 뒷받침하는 제 2의 카드도 김윤중, 김성현. 김현우 등 대부분이 김 씨다. 이정도 되고 나니 ‘김씨가 아니면 STX 선수가 될 수 없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리고 이제는 STX에 또 다른 성에 관련한 법칙이 생겨날 것 같다. 이번 시즌부터 처음으로 종족 코치제를 도입한 STX 코치들이 모두 ‘박’씨 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박’씨가 아니면 STX 코치가 될 수 없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올 차례인 것이다. STX를 우승시키기 위해 똘똘 뭉친 e스포츠계 ‘쓰리박’ 박재석, 박종수, 박정욱 코치를 만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코치야, 개그맨이야
인터뷰를 하면서 하도 웃어 배가 아파 보기는 처음이다. 동영상으로 찍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쓰리박’의 개그는 강력했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옛날 속담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박씨 코치가 셋이 모이면 접시가 아니라 솥도 깰 태세니 말이다.

유쾌하다 못해 상대의 배를 아프게 할 지경인 세 코치의 개그 코드는 매우 단순하다.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들이 정말 많다. 즉 서로를 가식적으로 대하지 않고 진정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코치가 많게 되면 항상 트러블이 생기게 마련이다. 위계질서를 따지거나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골머리를 앓는 팀도 꽤 많다. 그러나 STX에게 그런 일은 먼 나라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웃는 데 하루 시간을 다 소비해 버리는 이 세명에게 불화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가 없다.

[코치 스토리] STX '쓰리박' 코치들의 유쾌한 수다


DES=세 사람이 정말 친해 보이네요.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박재석=아무래도 제가 (박)종수나 (박)정욱이가 선수일 때부터 지켜 봐왔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서로를 잘 아는 것이죠.

DES=그럼 박종수와 박정욱은 선수일 때 친한 사이였나요?

박정욱=프로게이머 때는 제가 말이 별로 없었어요.
박종수=그럼 난 누구랑 말한 거니(웃음).
박정욱=아니, 안 친했다는 소리는 아니에요(웃음).
박종수=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더 이상하잖아!
박정욱=제가 군대에서 제대한 지 한달 밖에 안돼서 아직 사회에 적응을 덜 해서 말을 잘 못하는 겁니다(웃음). 아, 이렇게 말하면 되겠군요. 예전에는 장난을 많이 치고 게임 이야기를 나눴는데 요즘은 진지한 이야기를 많이 해요. 팀에 대한 이야기나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죠. 성숙한 대화를 한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박재석=요즘은 사는 이야기도 많이 해요(웃음). 어린 선수들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DES=박재석 코치는 선수들에 이어 코치들까지 관리하느라 예전보다 더 힘들어 질 것 같은데 어떤가요?

박종수=말도 안돼요. 제가 박재석 코치님을 관리하고 있어요.
박재석=(박종수에게 귓속말로)1차 경고다. 아니에요. 요즘 선수들과 코치들 모두 관리하느라 정말 힘들어요.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 같아요.
박종수=저도 박재석 코치님 관리에 하루하루 힘들어요(웃음).
박재석=인터뷰 언제 끝나나요? 저 너무 힘든데(웃음).
박정욱=저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웃음).

이 외에도 더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며 웃음을 멈출 수 없었지만 여기까지로 줄여야겠다. 이들의 개그는 나중에 따로 자리를 만들어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STX를 만난 것이 가장 행운이라는 ‘쓰리박’
신나게 웃고 떠들기를 30분. 드디어 인터뷰 워밍업이 끝났다. 워밍업만 30분 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그만큼 ‘쓰리박’ 코치들의 입담은 최고의 국민 MC 유재석, 강호동 못지 않았던 것이다.

[코치 스토리] STX '쓰리박' 코치들의 유쾌한 수다


하지만 ‘쓰리박’의 진정한 매력은 지금부터다. 웃고 떠들었지만 진지할 때는 이보다 더 진지할 수 없다. 코치로서의 이야기를 나눌 때의 세 명은 아까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웃던 사람들이 아닌 것 같다. 그만큼 자신들의 일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가장 늦게 합류한 박정욱 코치는 STX 평생 교육 시스템이 만들어 낸 걸작품이다. STX는 선수들이 불미스러운 일을 제외하고 프로게이머를 그만두면 STX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욱 코치가 군대에서 제대했을 때 STX는 회사로 들어와 일을 할지 아니면 다른 일을 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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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사회를 경험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제가 잘하는 일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마침 STX에서 테란 강화를 위해 코치를 구하는 중이었고 저 역시 코치를 하고 싶었습니다. 서로의 상황이 맞아 떨어진 것이죠.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박정욱 코치의 합류로 박재석 코치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이미 지난 시즌 박종수 코치에게 프로토스를 전담시킨 박재석 코치는 선수들 전반적인 관리와 테란, 저그를 모두 봐주는 것이 쉽지 않았었다고 털어놨다.

“예전 시스템으로는 신예 선수를 키워내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프로토스의 경우 (박)종수에게 맡기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저그와 테란 두 종족을 모두 관리하다 보니 게임에 나가는 선수들만 겨우 봐주는 수준이었어요. 새로운 선수를 키워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죠. (박)정욱이가 들어오면서 저는 이제 저그만 신경 쓰면 될 것 같아 정말 다행입니다. STX에서 항상 저희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셔서 이런 일들도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STX를 만난 것이 행운이죠.”

◆욕심 많은 STX ‘쓰리박’ 코치들
지난 프로리그 08-09시즌과 09-10시즌 우승팀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SK텔레콤과 KT 모두 종족 코치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STX 역시 이 제도가 팀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이번 시즌 종족별로 전담 코치를 두고 운영할 방침이다.

박재석 코치의 경우에는 저그를 전담할 계획이다. STX는 저그가 강한 팀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시즌에는 후반에 저그가 무너지며 팀이 함께 무너지는 일을 겪기도 했다. 또한 선수들이 취약한 종족전이 많다는 단점을 보완하는 일도 필요하다는 것이 박재석 코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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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막바지에 (김)윤환이가 무너지면서 STX 저그 라인이 흔들렸던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것을 거울 삼아 더욱 강력한 저그라인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일장의 경우에는 저그전을 보완하고 김현우는 프로토스전을 보완해 다음 시즌에는 완벽한 1승 카드로 키워낼 생각입니다. (김)윤환이는 트랜드를 익히고 잘하는 것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프로토스를 전담했던 박종수 코치 역시 할 일이 태산 같다. 김구현이라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와 더불어 제2의 카드인 김윤중의 안정화 그리고 신예 발굴이라는 목표가 눈 앞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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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시즌에는 4라운드까지 제가 생각한 시나리오대로 흘러왔고 정말 완벽했어요. 그러다 보니 방심했던 것 같아요. 남 부럽지 않은 프로토스 카드들을 가지고 있으니 다음 시즌에는 프로토스 최강 팀이 STX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또한 조성호가 지난 STX배 한중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우승하며 급성장했고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예 중 기대주가 있어요. 지켜봐 주세요.”

박정욱 코치는 박재석 코치나 박종수 코치보다 더 많은 것들을 이뤄내야 한다. 우선 팀 체제에 적응하고 코치로서의 위치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항상 약점으로 지적 받는 STX 테란 라인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 다른 코치들보다 두, 세배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코치는 처음이잖아요. 아마도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박재석 코치님이 워낙 잘 이끌어 주셔서 지금까지는 힘든 부분은 없어요. 시즌이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요(웃음). STX 테란이 워낙 약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사실 부담도 되지만 선수들과 코치의 열정을 합친다면 아마 다음 시즌 STX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종족은 테란이 될 겁니다.”

‘쓰리박’의 공통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당연히 우승이다. STX가 항상 강팀으로 견제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승을 한 적은 아직 없기 때문에 세 코치의 바람은 팀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군대에 입대해야 하는 박재석 코치의 경우에는 더욱 절실하다.

[코치 스토리] STX '쓰리박' 코치들의 유쾌한 수다


“만약 이번 10-11시즌에 우승하면 펑펑 울 것 같아요(웃음). 농담으로 (박)정욱이랑 (박)종수에게 ‘제발 형 마음 편하게 군대 좀 보내주라’면서 꼭 우승하자고 이야기해요. 이번 시즌 ‘쓰리박’의 활약, 기대해 주세요. 그리고 STX 더 많이 응원해 주시고요.”

유쾌하고 즐겁지만 진지하고 욕심 많은 STX ‘쓰리박’ 코치들. 선수들에게 때로는 형처럼 때로는 엄격한 선생님처럼 다가가는 코치가 되고 싶다는 박재석, 박종수, 박정욱 코치가 이번 시즌 큰 일을 내길 기대해 본다.

글=이소라 기자 sora@dailysports.com
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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