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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주년] 2소라 기자의 2스포츠 2이야기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입니다. 제가 기자라는 이름을 단지 정말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데일리e스포츠와 함께 한 지 2년이 지났네요.
처음으로 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졌을 때 20대였던 제가 어느새 서른이라는 다소 무거운 나이까지 올라섰네요. 처음에는 ‘남자들만의 세계에서 과연 여자인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이제는 제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남자들의 세계에 잘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몇몇 선수들이 저를 "형"이라고 부릅니다. 얼마 전 웅진에 소속된 프로토스 윤 모 선수는 자신도 모르게 저를 "형"이라고 불렀다가 스스로 깜짝 놀란 적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익숙한 일이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갔지만 말입니다. 그 이후로 윤 모 선수 계속 저를 형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기자로 살아간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전문(?)기자로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인터뷰를 썼죠. 창간 특집 때 실시됐던 릴레이 인터뷰는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휴(休)'나 '절친노트', '더블 인터뷰' 등 다양한 이름의 코너가 되어 독자님들을 만났습니다.
오늘은 독자 여러분들께 창간 2주년 특집으로 기사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e스포츠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딱딱한 이야기가 아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어디서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함께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데일리e스포츠의 창간 2주년을 맞아 데일리2스포츠라 표기하고 이소라 기자의 이름도 '2소라'라고 표기합니다. 오타가 아니라 의도된 표현이니까 이해해 주시고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2소라 기자와 웅진의 공통점은?
저와 웅진 선수들 간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발견하지 못하다가 두 달 전 웅진의 저그 에이스 김 모 선수에 의해 발견된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저는 웅진 선수들에게 숱한 놀림을 받아야 했죠.



짠순이 기질이 다분했던 2소라 기자는 운동화 한 켤레로 2~3년을 버팁니다. 운동화가 낡아 사람들이 “좀 사라”, 또는 "사줄까"라는 말이 나와야 운동화를 사곤 하는데요. 운동화 때문에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e스포츠 관계자들이라면 e스포츠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물품을 한 번쯤은 사봤을 겁니다. 비데와 정수기는 웅진, 가전제품은 삼성전자, 이동 통신 서비스는 SK텔레콤 아니면 KT, 패밀리 레스토랑은 웬만하면 CJ 계열을 가는 등 e스포츠와 관계된 기업을 우선적으로 이용하게 됩니다. 2소라 기자는 큰 마음 먹고 K-SWISS에 가서 운동화를 사기로 결심을 했죠. 화승 계열인 K-SWISS에서 가장 무난한 운동화 하나를 구입한 뒤 만날 그 운동화만 신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웅진의 김 모 선수가 “헉, 기자님의 운동화가 저희 운동화랑 똑같네요”라더군요. 그 선수가 지적하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확인해 보니 정말 같은 운동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짓궂기로 유명한 김 모 선수는 “이소라 기자님은 웅진 팬”이라며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김 모 선수의 놀림이 이제는 웅진 전체에 퍼져 웅진 경기만 있으면 선수들은 제 운동화를 보며 놀려댑니다. 팬들에게나 방송에서 그저 착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알려진 김 모 선수는 정말 악랄한 선수라는 사실을 독자 여러분들께 꼭 알려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얼마 전 2소라 기자는 그 운동화를 빼앗길 뻔 했습니다. 이스트로에서 이적한 신재욱이 운동화 사이즈가 없어 혼자 다른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요. 발이 작은 신재욱이 저와 사이즈가 같았던 것이죠(2소라 기자의 발 사이즈만 봐도 남자라 오해할만 합니다). 선수들은 운동화를 당장 내놓으라며 협박(?)했고 저는 도망치기에 바빴습니다. 이렇게 기자의 운동화까지 빼앗으려는 무서운 웅진. 하지만 그만큼 정도 많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웅진만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도 저는 웅진 선수들의 놀림에도 꿋꿋이 K-SWISS 운동화를 신고 다닙니다. 사실 운동화가 한 켤레 뿐이거든요. 웅진 선수들이 놀리지만 말고 운동화를 하나 선물해 준다면 바꿔서 신고 다닐 의향이 있음을 이 자리에서 밝힙니다.

◆이스트로 선수들과의 추억
데일리2스포츠 기자로 활동하던 2009년 e스포츠 관계자들 사이에서 2소라 기자의 별명은 ‘이스트로 전문 기자’였습니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이스트로 선수들을 조명해 주는 것이 제 기자생활의 첫번째 목표였기 때문이죠. 저보다 경력이 오래된 선배 기자들보다 아마 제가 이스트로 숙소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을 정도입니다.

2소라 기자의 개인적인 꿈은 기자 생활을 그만두기 전에 이스트로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지금은 이스트로가 게임단을 해체하면서 소원을 달성하기가 소원해졌네요. 그래서 이스트로 해체 소식에 정신이 멍할 수밖에 없었고요. 기자 생활을 하면서 아마도 가장 마음이 아팠을 때라고 생각됩니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스펙터클한 인터뷰를 꼽으라면 이스트로 선수들과 놀이동산에서 진행했던 ‘휴(休)’ 인터뷰를 꼽을 수 있습니다. 놀이기구라면 질색인 2소라 기자와 놀이기구라면 '환장'하는 선수들이 함께 놀이동산을 갔으니 말 그대로 ‘잘못된 만남’이었죠.

사실 처음부터 놀이동산에 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박상우와 신상호, 신대근을 인터뷰 하기 위해 휴일에 만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었죠.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음식점을 찾는 동안 갑자기 신상호가 “오늘 놀이동산을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말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들은 박상우가 갑자기 “기자님, 우리 놀이동산 가요”라고 제안을 했고 얼떨결에 저는 끌려가게 됐습니다. 그렇게 사상 최초로 놀이동산에서 진행된 인터뷰가 시작된 것이죠.

선수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뛰어다니며 놀았고 저는 경찰을 피하는 범죄자처럼 놀이기구를 피해 다녔죠.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서 벗어난 선수들은 신나게 놀았고 저는 그런 선수들 쫓아 다니며 사진 찍고 인터뷰 하느라 허리가 끊어질 뻔 했습니다. 20대와 30대의 체력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이구나 절감했습니다.

김성대를 처음으로 인터뷰했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신인이었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자기 이야기를 또박또박 다 하는 모습에서 크게 될 선수라는 필을 받았죠. 또한 기자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말을 놓지 못했던 서기수도 잊지 못할 선수입니다.

지금의 박상우를 보고 있으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스트로에서 처음 박상우를 봤을 때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던 모습이 생생하기 때문이죠. 낯을 워낙 많이 가리는 탓에 친해지는데 쉽지 않았지만 박상우와는 어떤 계기도 없이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죠. 지금은 웅진으로 팀을 옮겨 김 모 선수, 윤 모 선수와 합심해 놀리는 것을 보면 가끔 옛날 숫기 없던 박상우의 모습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군복을 입은 선수들
아무리 남자 취급을 받아도 어쩔 수 없이 주민등록번호가 2로 시작하는 여자인 탓에 군복을 입은 선수들을 대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성은, 손석희, 김경모 등 게임단에서 많이 본 뒤 공군에 입대한 선수들을 대하는 것은 그나마 괜찮지만 처음부터 공군에서 본 박정석, 홍진호, 오영종 등은 저에게 참 어려운 존재였습니다.

특히 박정석은 워낙 바른 생활 사나이 이미지가 강해 최대한 반듯하게 대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나이 많은 감독님들을 대하듯 조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군복을 입은 군인들에 대한 무서움(?)과 바른 생활 사나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낸 ‘감독님 포스’라고 할까요.



그런데 박정석이 제대한 뒤 KT로 오자 그런 부담감이 눈 녹듯 사라지더군요. 별 것 아닌 일로 이영호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군인과 민간인은 다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살 이영호가 만날 때린다고 저에게 하소연하고 이영호가 “요즘은 누워 있으면 머리도 밟는다”고 하니 “머리가 커서 어쩔 수 없지 않냐”고 이영호를 놀려대는 박정석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역시 말만 듣고는 모른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박정석에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또 하나 더 있습니다. 예전 스타리그 영상에서도 나왔듯 박정석의 패션 센스는 꽝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제대하고 난 뒤 경조사를 다니기 위해 구매한 구두를 본 강도경 코치가 “당장 가서 환불해 와라”라고 말할 정도라고 하네요. 강도경 코치의 조언으로 박정석은 정말로 구두를 환불해 왔답니다. 얼마나 구두가 이상했으면 강 코치가 환불까지 요구했는지 정말 그 구두가 보고 싶어 지네요.

◆SK텔레콤 선수들, 조심하세요!
아무래도 e스포츠는 남자들의 세계. 대부분 팀의 연습실이나 숙소에는 여자 화장실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숙소나 연습실에 인터뷰를 하러 갈 때는 웬만하면 밖에서 화장실을 모두 해결하고 들어가곤 합니다.

하지만 SK텔레콤 연습실은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이 따로 구분이 되어 있어 부담 없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연습실이 숙소와 완전히 분리돼 있는 건물에 있고 그 층에 SK텔레콤 연습실만 있기 때문에 여자 화장실은 2소라 기자의 독점 시설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바로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2층에 SK텔레콤 T1의 연습실만 입점해 있었기에 선수들이 오히려 여자 화장실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리 없었던 저는 화장실에 있었고 여자 화장실에 들어온 SK텔레콤 선수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누는 대화를 들을 수 있었죠.



아직도 그 선수들은 자신들이 그 이야기를 나눌 때 제가 화장실 안에 있는지 모를 겁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ABC토크에서 곧바로 소개 됐지요. 그 주인공이 누구인지 SK텔레콤 선수들이 여자 화장실에서 나눈 이야기가 과연 무엇인지는 상상에 맡깁니다.

창간 2주년을 맞아 전해드린 e스포츠 이야기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내년을 기약하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접으려 합니다. 데일리2스포츠는 항상 e스포츠 현장 가장 가까이에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독자 여러분들께 전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sora@dailyesports.com

*오타 수정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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