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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주년 기획] 프로게이머 축구 베스트 일레븐은?

[창간 2주년 기획] 프로게이머 축구 베스트 일레븐은?
◇KT 이지훈, 화승 한상용 감독과 MBC게임 염보성이 간추린 프로게이머 대표 스쿼드.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프로게이머가 선호하는 운동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축구다.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을 위해 손을 자주 사용하는 프로게이머들은 야구나 농구를 거의 해본 적이 없다. 공을 조작하는데 손을 써야 하기 때문에 삐거나 다칠 경우 본업인 게이머 생활에 위험이 되기 때문이다.

11월 하순 경기도 파주의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프로게임단의 친목 도모를 위한 축구 대회가 개최된 이유도 이것 때문입니다. 게이머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종목인 축구를 통해 체력을 증진시키고 화합을 도모하자는 뜻에서 대회를 열었던 것이지요.

몇 개 매체에서 보도나 사진, 동영상 등을 통해 공개된 것처럼 선수들의 축구 실력이 빼어나지는 않습니다. 잘하는 선수도 있고 못하는 선수도 있지요. 주로 공격수들이 화면에 비췄고 몇몇 팀의 선수들은 깜짝 놀랄만한 축구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2주년을 맞아 프로게이머들의 축구 실력에 기반해서 베스트 일레븐을 뽑아 봤습니다. MBC게임 히어로 염보성, KT 롤스터의 이지훈 감독, 화승 오즈의 한상용 감독과 함께 실력을 바탕으로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꼽았습니다.

염보성은 축구 선수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하고, 2010년 월드컵에서 한국과 한 조였던 아르헨티나의 메시를 좋아해서 '염메시'라고 불리기도 했죠.

1세대 프로게이머인 이지훈 감독은 축구 게임인 피파를 통해 20여 개의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최고의 피파 선수로 꼽혔죠. 게임 뿐만 아니라 실제 축구도 좋아해서 해외 리그까지도 섭렵하고 있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승 한상용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축구 최강으로 꼽히는 '화승 FC'의 사령탑입니다. 다른 팀들과의 축구 경기에도 자주 출전하면서 선수들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e스포츠계의 진정한 축구 전문가입니다.

[창간 2주년 기획] 프로게이머 축구 베스트 일레븐은?


◆이영호-이제동-김윤환 3톱
데일리e스포츠가 조언을 얻은 세 명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KT 이영호와 화승 이제동, STX 김윤환의 골 결정력이 좋은 것으로 취합됐습니다.

염보성은 화승 박준오와 MBC게임 고석현, STX 김윤환을 최전방에 세웠고요, KT 이지훈 감독은 KT 이영호, 화승 박준오와 손주흥을 뽑았습니다. 화승 한상용 감독은 공군에 간 김경모와 이영호, 화승 이제동을 쓰리톱으로 세웠습니다.

게임을 할 때에도 공격적인 스타일을 갖고 있는 선수들은 어느 정도 게임단 안에서 경력을 인정받은 덕(?)인지 축구를 할 때에도 공격 일선에 자주 선다고 합니다. 실제로 골을 자주 넣기도 하고요.

이영호나 이제동의 경우 지난 11월에 열린 게임단 친선 축구 대회에서는 최전방에 서기보다는 처친 스트라이커로 활약을 했습니다. 정식 규격의 경기장이 아니라 절반 사이즈의 반 코트였기에 그랬을 수도 있지만 톱보다는 패스와 슈팅을 겸할 수 있는 자리에서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김윤환은 완벽한 스트라이커 실력을 선보였죠. 다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데일리e스포츠의 사진 자료를 찾아 보시면 김윤환이 골을 넣은 조규백 코치를 축하하기 위해 발길질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상대 진영의 최전방에 있었기에 코치의 엉덩이에 '강슛'을 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김윤환은 친선 축구 경기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 다수
프로게임단끼리 축구를 하다 보면 현실적인 스코어가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실력차가 큰 팀들간의 경기는 축구를 했는지 핸드볼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큰 차이가 나는데요. 기자가 들은 스코어 가운데에는 전후반 30분씩 경기를 한 결과 16점을 냈다는 팀도 있었습니다.

이를 과학적으로(?) 풀이해보면 공격력이 뛰어난 팀들이 많은 반면 수비를 잘하는 팀은 별로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베스트 일레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축구를 잘하는 선수를 뽑아달라고 했더니 대부분 공격을 잘하는 선수를 뽑은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지요. 선수들이나 관중들의 기억에 이긴 사람만 남듯이 축구에서는 골을 많이 넣고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사람이 주로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서 프로게이머의 축구 실력 베스트 일레븐에는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염보성과 이지훈 감독이 뽑은 화승 박준오, 한상용 감독이 선발한 공군 김경모가 중원을 차지했습니다. 이 선수들의 특징은 순발력과 테크닉에 강인한 체력까지 갖췄다는데요. 다른 팀 선수들도 인정했다고 하네요.

하이트 신상문과 KT 고강민도 중원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신상문은 왼발을 주로 사용하면서도 오른발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서 왼쪽 윙어로 활용도가 높다고 합니다. 고강민도 왼발 잡이인데요. 남보다 긴 다리로 사이드 라인을 휘젓고 다니는 플레이와 큰 키를 활용한 헤딩 능력에 기반한 공격 참여도가 눈 여겨볼 만하다는 평가입니다.



◆수비는 막내 몫?
프로게이머들의 축구 시합을 지켜 보면 군대 축구와 비슷합니다. 일이등병 가운데 축구 실력이 정말 빼어나지 않으면 대부분 수비형 미드 필더를 보거나 수비를 합니다. 멀리 걷어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군대 축구가 갖고 있는 수비에 대한 개념이지요.

프로게임단 축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연습실에 합류한지 얼마되지 않거나 프로게이머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들이 주로 수비에 나섭니다. 골을 넣고 싶은 선배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존재감을 죽이고 그림자가 되어 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인지 염보성을 비롯해 이지훈, 한상용 감독은 수비수를 선발해달라는 요청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격 라인은 거의 바뀌지 않는 반면 수비 라인은 자주 바뀌기 때문이지요. 한상용 감독은 "화승의 수비는 제가 보는데요"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수비 라인에 들어갈 3~4명을 선발하는 과정이 어렵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래도 추려 보자면 공군에 가 있는 김태훈과 웅진의 노준규, MBC게임의 박수범을 꼽았습니다(염보성만이 선수들의 이름을 언급해줬기 때문에 주로 반영한 결과임을 알려드립니다).

김태훈과 박수범의 수비 실력은 '형준 프로게이머가다'라는 코너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MBC게임 히어로와 SK텔레콤 T1이 풋살 시합을 했을 때 그 선수들이 수비에 임했습니다. 그렇지만 활약상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SK텔레콤 T1 선수들-스타크래프트 선수단에 속한-의 축구 실력이 10개 프로게임단 가운데 하위권이기 때문입니다.

웅진 노준규 이외에도 하이트 송영진도 짠물 수비를 자랑합니다(하이트 팬이셔도 송영진 선수를 잘 모르실텐데요. 기자가 함께 축구 시합을 하고 난 뒤에 느낀 것이니 비교적 객관적이라 생각하셔도 됩니다).



◆최고 경력 골키퍼 윤용태
베스트 일레븐에 들어갈 골키퍼는 웅진 윤용태입니다. 프로게이머로 데뷔하기 전부터 골키퍼를 봤던 윤용태는 지금도 중요한 시합이 열리면 골키퍼 장갑을 낍니다. 4~5년차 선수들이 대부분 공격수를 지원하고 있지만 윤용태는 골키퍼가 적성이라고 합니다. 한빛 스타즈 시절부터 골키퍼를 봐 온 윤용태는 사소한 실수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게이머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만세골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윤용태의 방어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는데요. 크로스되는 센터링을 끊기 위해 펀칭하러 나오는 타이밍이 정확하고 공을 잡아야 할지, 쳐내야 할지 확실하게 판단합니다. 그리고 가끔 선보이는 다이빙 캐치도 일품입니다.

최근 웅진 선수단 안에서 고참이 되면서 유리한 상황에 휴대 전화를 귀에 대고 있는 모습이 가끔 보여서 불안감을 가중시키지만 능력과 경험으로 보면 최고입니다.



◆아쉽게 탈락한 선수들
베스트 일레븐을 뽑다 보니 각 부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선수들이 눈에 띄네요.

우선 염보성이 추천한 선수들 가운데 고석현, 허영무, 송병구가 제외됐습니다. 고석현은 공격, 허영무는 미드필더, 송병구는 수비 부문이었는데요. 고석현은 염보성이 너무나 많은 MBC게임 소속 선수들을 추천했기 때문에 제외됐고요. 허영무와 송병구는 지난 프로게이머 친목 도모 축구 대회에서 그리 눈에 띄지 않아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이지훈 감독과 한상용 감독이 공히 선발한 방태수는 솔직히 말해 네임밸류 때문에 밀렸습니다. 실력이 출중한 것은 알고 있지만 후반 교체를 위해 남겨뒀습니다. 수비수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하이트 송영진 또한 남윤성 기자의 과도한 애정이 담겨 있다는 이유로 제외됐습니다.

그리고 한상용, 이지훈, 염보성 등 선발 인원을 비롯해 하이트 엔투스 이재훈, 오상택 등 코칭 스태프는 모두 제외했습니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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