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에는 여러 라인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이슈를 몰고 다니는 라인은 단연 ‘콩라인’이다. 홍진호를 필두로 개인리그나 프로리그에서 자주 준우승을 차지하는 선수들을 모아 팬들은 ‘콩라인’이라 명명한다. 콩라인은 웬만한 우승자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는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1등만 외치는 우리나라에서 2등이 관심을 받고 있는 희한한 일이 발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홍진호는 정말 많은 준우승을 차지했고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탄생시켰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본좌라고 불린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등의 테란들은 모두 홍진호를 잡고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다. e스포츠에서 내로라 하는 스타들은 홍진호를 거쳐가지 않은 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진정한 마이더스의 손은 홍진호일지도 모른다.
3대에 걸친 본좌를 탄생시켰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홍진호가 꾸준했다는 의미도 된다. 홍진호는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이 최강으로 군림한 5년 내내 그들의 결승 상대가 됐다. 즉 5년 내내 결승에 오를 만큼 꾸준히 성적을 냈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 홍진호가 우승을 한번도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정점을 차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홍진호와 송병구를 보면서 우리가 장난처럼 부르는 ‘콩라인’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할 수가 없다. 그저 준우승자들의 모임이 아닌 e스포츠 역사를 만들고 스타를 만들어 내며 스스로도 꾸준한 노력으로 긴 프로게이머 생활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의 모임이 바로 ‘콩라인’인 것이다.
그동안 콩라인의 명맥이 끊겼기 때문에 e스포츠가 재미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콩라인이라 불리는 홍진호, 송병구, 정명훈이 결승전에 가지 못한 2년 동안 우리는 얼마나 심심했던가. 과연 어떤 선수가 이처럼 명예로운 ‘콩라인’에 가입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기도 한다.
홍진호에게 물었다. 2연속 준우승을 차지해 강력한 콩라인 후보로 불렸던 허영무는 왜 부르지 않았는지를. 그리고 홍진호는 속 시원하게 한마디 했다.
“콩라인 자격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승전에 계속 진출할 수 있는 실력이 뒷받침 되야 합니다. 저는 수장이기 때문에 그런 조건에 제약을 받지 않지만 앞으로도 제가 생각하는 콩라인은 언제든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선수에요. e스포츠에서 콩라인은 단순히 2인자의 모임이 아닌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소스 역할을 담당할 겁니다. 아무나 들어올 수 없지만 한번 들어오게 되면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그런 라인으로 키워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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