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영호가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영호 입장에서는 동료들이 컨디션을 찾는 것을 두 손 들고 환영하고 있다. 1, 2라운드 내내 이영호 혼자 승리하고 남은 선수들은 모두 패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 결과 09-10 시즌 우승팀인 KT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영호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드디어 우정호, 김대엽 등 주축 선수들이 위너스리그인 3라운드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KT가 위너스리그에서 4경기를 치렀지만 이영호는 단 두 경기에만 출전할 수 있었다. 공군전에서는 김대엽이 올킬을 기록했고 화승전에서는 우정호와 김대엽이 4승을 합작했다. 이영호는 두 경기를 쉬면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고 동료들의 활약에 연신 싱글벙글했다.
하지만 이영호 입장에서는 그저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도 전개됐다. 다승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 김택용이 앞으로 치고 나갈 기회를 잡았기 때문. 이영호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반면 김택용은 18일 MBC게임과 경기에서 출전해 승수를 쌓을 가능성이 높다. MBC게임에게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김택용이 만약 이 경기에서 또 다시 올킬을 기록할 경우 이영호와 승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게 된다.
이영호는 지난 인터뷰에서 "(김)택용이형이 조금만 승수를 추가했으면 좋겠다"며 위너스리그에서 김택용의 활약을 견제하는 눈치였다. 계속 올킬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김택용의 기세가 지속되고 KT 선수들의 활약이 계속 이어진다면 두 시즌이나 진행되는 위너스리그에서 이영호와 김택용의 승수 차이는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이영호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김대엽에게 "나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무한 네 시즌 연속 다승왕 등극을 노리는 이영호에게 가장 큰 벽은 동료들의 활약일 수도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KT 이영호는 "(김)대엽이가 최근 물이 올랐고 다른 선수들도 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정말 기쁜 일인 것은 맞지만 이 상황에서 (김)택용이형이 치고 나갈까 두렵다(웃음). 다음에는 선봉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웃음)"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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