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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은 누구?] 바둑 소년 스타크래프트를 제패하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두뇌 회전으로 승부하는 작전파

29일 광주광역시 염주종합체육관을 찾은 e스포츠 팬들은 새로운 우승자의 탄생을 지켜봤다. '최강 테란의 총본산' SK텔레콤 T1 테란의 세 번째 개인리그 우승자 정명훈이 임요환, 최연성 등 선배들의 영광을 물려 받으며 강력한 테란임을 증명했다.
정명훈은 하루 아침에 태어난 스타는 아니다. 데뷔를 위한 과정도 길었고 SK텔레콤이 새롭게 도입한 2군 시스템 안에서 만들어진 준비된 스타다.

◆중3 때부터 온라인 연습생
정명훈은 중학생 때 SK텔레콤의 연습생으로 선발됐다. 프로게임단들이 기업과 손을 잡으며 대형화 추세를 보이던 원년인 2006년 정명훈 또한 연습생으로 선발됐다. 중학교까지는 의무 교육인 우리나라에서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던 학생이 서울에 있는 연습실로 올라갈 수는 없는 일.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던 정명훈은 SK텔레콤이 광안리 결승전에 참가하기 위해 2006년 부산에 왔을 때 학교를 마친 뒤 선배들의 연습을 도왔다.

당시에도 170cm이 넘는 늘씬한 몸매를 갖고 있던 정명훈은 선배들의 스파링파트너가 되며 광안리 결승전 사상 최초의 2회 우승을 달성하는데 도움을 줬다. 당시 정명훈은 테란전을 치를 것이라 예상됐전 전상욱의 파트너가 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바둑 소년
스타크래프트를 접하기 전 정명훈은 바둑 고수로 인정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바둑을 접했고 아마 1단까지 올라가면서 아마추어 사이에서는 어린 고수라는 평을 받았다. 한 때 스타크래프트와 바둑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고찰이 인기였던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정명훈은 바둑으로 다져진 두뇌 사용 스킬을 스타크래프트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 스타크래프트를 접했음에도 불과 3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프로게임단의 연습생이 된 바탕에는 바둑으로 다져진 자리 선점 능력과 판을 읽고 주도권을 가져오는 능력 등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 정명훈을 지도한 서형석 현 한국e스포츠협회 경기국 과장의 말이다.

정명훈은 바둑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직접 공개한 적도 있다. 2009년 바투 스타리그 조지명식에서 "바둑과 관련이 있는 내가 우승하면 뜻 깊은 대회가 될 것 같다"고 밝힌 이후 정명훈은 승승장구하면서 결승전까지 올라갔고 두 세트를 먼저 따냈다. 아쉽게도 화승 이제동에게 세 세트를 내리 빼앗기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바둑을 주제로 한 게임이 후원한 스타리그에서 진정 우승하고 싶었던 정명훈임에는 틀림 없다.



◆임요환과 최연성의 적자
SK텔레콤은 테란이 강하기로 유명한 팀이다. 임요환과 최연성이라는 걸출한 테란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최고의 테란이 즐비한 팀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팀 우선(Team First)'을 뜻하는 T1이라는 말을 '테란 최강(Terran No.1)'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최고의 테란을 선배로 모셨던 정명훈은 혹독한 트레이닝을 통해 만들어진 스타다. 임요환은 스타크래프트에서 전략의 중요성을 알린 선수로 표현되고 최연성은 생산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스타일을 가진 선수였다. SK텔레콤 코칭 스태프는 정명훈을 이 둘을 조합한 첫 사례로 만들기 위해 혹독한 조련을 시작했다. 2군 체제 하에서 정명훈은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기 위한 트레이닝을 받았다. 다른 선수들이 갖고 있는 기초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기본기 훈련은 물론, 전략적인 플레이를 위한 전술 교육, 새로운 전략을 실험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 등이 되면서 하루를 보냈다.

이렇게 2년 여를 보낸 정명훈은 프로리그에서 서서히 승리하는 테란이 되어 갔고 최연성 코치 휘하에서 본격적인 조련을 통해 2008년 인크루트 스타리그에서 빛을 봤다. 정명훈은 4강전 김준영과의 경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연성 코치와 함께 만들어낸 메카닉 전략으로 저그 강호 김준영을 무너뜨리면서 주목을 받은 정명훈은 메카닉 테란의 강호로 부상했다.

그렇지만 저그를 상대할 때 바이오닉 전략을 구사하는 능력을 여전히 뒤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임요환이 제대한 이후 SK텔레콤으로 복귀하면서 정명훈은 저그를 상대하는 바이오닉의 기본을 다시 배웠고 한결 나아진 기량을 갖췄다.

◆이영호와의 경쟁 관계
09-10 시즌 프로리그에서 40승을 기록하면서 SK텔레콤 안에서 다승 1위에 오른 정명훈은 개인리그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비슷한 시절에 데뷔한 이영호가 개인리그에서 5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정명훈은 두 번의 준우승에 머무르며 열등감을 갖고 있었다.

특히 정명훈은 지난 빅파일 MSL 4강전에서 KT 이영호에게 2대3으로 아쉽게 패하며 승부욕에 불을 당겼다. 10-11 시즌을 앞두고 데일리e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명훈은 "이영호와 이제동이 형성한 양강 구도를 깨뜨리겠다"고 말했고 29일 박카스 스타리그 2010 결승전에서 삼성전자 칸 송병구를 3대0으로 완파하면서 약속을 지켰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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