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뱅리쌍'이 e스포츠의 키워드로 군림한 지도 벌써 5년째다. 지금까지 수많은 신예들이 그들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뛰어넘은 자는 거의 없었다. 특히 화승 이제동의 자리는 독보적이었다. 그런만큼 이제동을 제압한 하이트 신동원의 승리는 상징적이다. 드디어 택뱅리쌍을 넘어설만한 신예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포문은 신동원이 열었다. 저그전에 있어서는 철벽과도 같은 이제동을 상대하면서도 경기에서는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쳤다. 그 자신감을 원동력으로 신동원은 생애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고, 프로리그에서도 다승 순위를 도배하고 있는 택뱅리쌍 가운데서 당당히 이름을 빛내고 있다.
A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뻐서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 숙소에 가서 팀원들이 축하해주면 그때서야 실감이 날 것 같다.
Q 이제동과 대결하는게 떨릴 법도 했는데.
A 이제동 선수와 하는 것 자체는 별로 떨리지 않았다. 이제동 선수가 뭘 할지는 생각하지 않고 내가 할 것만 하고 내 빌드를 짜는데 신경써서 연습했다.
Q 1세트부터 자신감이 돋보였다.
A 실력 대 실력으로 붙어서 밀리지 않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무난한 빌드를 선택했고, 컨트롤 싸움까지 가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뮤탈리스크 싸움을 가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Q 뮤탈리스크가 승리의 키워드였다.
A 1세트에서 별 교전없이 뮤탈리스크 싸움으로 갔을 때 이제동 선수가 먼저 공격해줘서 나는 막는 입장이라 편했다. 뮤탈리스크 싸움을 할 때는 막는 쪽이 조금 더 낫다. 그래서 생각보다 쉽게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이미 내가 오버로드도 미리 끊었고 해서 내 뮤탈리스크가 가면 끝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Q 3세트에서 상대의 전략을 파악하지 못한 것인가.
A 오버로드로 봤는데 앞마당이 없어서 그때 어느 정도 예상을 했는데 드론을 너무 과하게 찍는 바람에 패했다. 그때 내 생각에는 거의 잡았다는 생각을 했던 경기인데 아쉽게 됐다.
Q 2대0 상황에서 들뜬 것은 아니었는지.
A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혼자서 자꾸 억누르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그런 생각은 많이 들지 않았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Q 3, 4세트는 저글링에 당해서 졌다. 저글링보다 뮤탈리스크가 더 자신있나.
A 나는 뮤탈리스크나 저글링이나 모두 다 자신있는데, 이제동 선수가 저글링을 훨씬 더 잘써서 그렇게 된 것 같다.
Q 2대2로 추격당했을 때 불안하지 않았다.
A 내가 2대1로 이기고 있을 때만 해도 쫓기는 입장은 이제동 선수니까 맘편히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5세트 들어가기 직전에는 이젠 정말 기회가 없으니까 그냥 집중하자는 생각만 했다. 딴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게임에만 집중했다.
Q 5세트 빌드 선택이 과감했다.
A 내가 짜온 빌드를 써보고 지든 이기든 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경기 직전까지 쓸까말까 고민을 했는데 준비를 해온걸 그냥 하자 생각하고 그냥 썼다. 이번에 경기 컨셉트를 5세트까지 가면 내가 이긴다 생각하고 준비했다. 그래서 1, 5세트 트라이애슬론을 제일 많이 연습해서 그 맵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트라이애슬론만 가면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커서 자신있게 했다.
Q 결승도 저그전이다. 차명환의 경기는 봤나.
A 물론 봤다. 내 생각에는 차명환 선수보다는 김명운 선수가 올라올 것 같았는데 좀 의외였다. 그냥 별다른 생각 없이 이겨야 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Q 차명환의 하이브 운영은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A 그건 차명환 선수만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하게 된다면 나도 자신있다.
Q 초반에 비해 저그전이 훨씬 좋아졌는데, 비결은.
A 시즌 초반에는 자신감은 있는데 뭔가 운도 안 따라주고 안 풀린다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1라운드 끝나고 나서 보니 저그전만 성적이 안 좋길래 저그전을 많이 연습했다. 그게 좀 효과가 크게 나오는 것 같다.
Q MSL 전승기록이 깨져서 아쉬울 것 같다.
A 솔직이 스코어가 2대0이 되니까 3대0 하면 전승으로 결승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하지만 그런 기록은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고,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이었다.
Q 결승에 임하는 각오는
A 결승까지 1주일 남았는데 평소 연습하던 것처럼 준비하고 빌드도 평소에 하던 것처럼 연습을 많이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별다르게 특훈을 한다거나 이럴 생각은 없다.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준비한다면 충분히 우승할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리그 일정이 앞으로 남아있는데) 프로리그도 중요하기 때문에 결승을 앞두고 있더라도 충분히 출전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A 팀 내에서만 연습을 했다. 팀 저그 유저들 송영진, 한두열, 노재상, 권수현 선수에게 감사하고 결승전도 부탁한다(웃음). 팬 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되고 경기할 때도 힘이 솟는 것 같다. 결승전에도 많이 와주셔서 응원해주신다면 내가 우승으로 보답해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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