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프로토스가 저그전을 잘하기란 쉽지 않다. 종족 상성이 갈리는 상황에서는 경험이 많아야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 더군다나 상대가 프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화승 박준오라면 더욱 상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삼성전자 유병준은 박준오만 두 번 잡아내고 생애 처음으로 MSL 본선에 합류했다. 이스트로 시절 예선을 뚫어내긴 했지만 서바이버에서 2패로 탈락했을 때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삼성전자 프로토스 주축으로 거듭나고 있는 유병준에게 MSL 본선 진출은 시작일 뿐이다.
A 정말 기뻐서 말도 안 나온다. 그래도 서킷브레이커만 잡으면 충분히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태양의제국이나 단테스피크 모두 테란이나 저그전이 할만하기 때문에 1승만 하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잘 들어 맞았다.
Q 박준오와 첫 경기는 대역전극이었는데.
A 게임 초중반부터 불리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정작 나는 몰랐다(웃음). 나는 후반 한방 병력이 잡힌 뒤부터 불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중반부터 1대9 상황이었다고 하더라. 불리하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버티다 승리한 것 같다(웃음).
Q 예전 이스트로 때 서바이버에 올라온 적이 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많은 것이 달라진 것 같은데.
A 많이 달라졌다. 방송에서 긴장하는 것은 똑같지만 이스트로에서 예선을 뚫었을 때보다 지금이 기본기나 실력적인 면에서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Q 저그전 경기가 완벽했던 것 같다. 연습은 많이 했나.
A 연습은 거의 하지 않았다. 프로리그가 끝난 뒤 다음 날 프로필 촬영을 오래 해 너무나 피곤했다. 잠을 많이 자고 왔기 때문에 연습은 부족했지만 본선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고 머리 속으로는 상대 선수들과 경기를 계속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올라갈 자신은 있었다.
Q 조지명식을 처음 경험할 텐데 준비한 세리머니가 있나.
A 나는 수줍음이 많이 조용히 있을 것 같다. 사실 기회가 된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지만 몸치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이 괴로울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내가 본다면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기도 하다.
Q 이재호와 경기는 조금 아쉬울 것 같다.
A 초반에 불리한 것도 있었고 이재호 선수가 정말 잘했던 것 같다. 리버에 마인이 터졌던 것이 큰 타격이었다. 실수도 잦았고 세세한 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것 같다.
Q MSL 목표가 있다면.
A 지금은 마음 속으로만 간직하고 싶다(웃음). 목표를 달성하면 말하겠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연습을 도와준 저그, 테란 동료들에게 고맙다. 그리고 (김)준엽이형이 많이 아픈데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기 전에 (송)병구형과 (허)영무형이 조언해 주신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어제는 (임)태규형이 하루 종일 붙어서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진심으로 가사 드린다. (조)기석이형, (김)기현이, (허)영무형이 서바이버에 있는데 함께 32강에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휴대폰 배터리 잭을 잃어버려 부모님께 한달 동안 전화를 하지 못했는데 아마 걱정하고 계실 것 같다. 이 인터뷰를 보시면 안심하실 것이라 생각한다(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