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전에서 선봉으로 출전해 3킬을 거둔 정명훈. 그러나 경기 내내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3킬을 했지만 이제동에게 패하며 역으로 팀이 3번 내리 연속 패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 정명훈의 3킬이 빛이 바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동료 이승석이 승리를 따내며 정명훈은 그 누구보다 활짝 웃었다.
게다가 한동안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던 ‘T1 저그’. 지긋지긋한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던 SK텔레콤 저그 라인이 결국은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위너스리그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이 달려있던 중요한 경기에서 이제동에게 역3킬을 허용한 위기의 순간. 이승석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팀에게 위너스리그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안겼다. 이승석 개인에게는 가장 기쁜 순간이 아니었을까.
A 정명훈=어제 경기에서 삼성전자가 패해 우리가 자력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3대0으로 이기고 있을 때만해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동 선수에게 역3킬을 당하고 조마조마했다. 그래도 (이)승석이형이 이겨줘 정말 기분이 좋다.
이승석=위너스리그 포스트시즌 진출을 내 손으로 마무리해 정말 기분 좋다. 이게 끝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 목표인 광안리 우승을 위해 위너스리그 우승으로 기세를 타고 싶다.
Q 최근 위너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A 정명훈=후반에 발동이 걸렸다고 생각한다(웃음). 그리고 앞에서 너무나 잘하다 보니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은 것도 있다(웃음). 이제 발동이 걸리려고 하니 위너스리그가 끝나 아쉬운 마음이다. 그래도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면 팀 우승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지 않겠나. 포스트시즌에서 한을 풀고 싶다.
Q 위너스리그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A 이승석=개인적으로는 목표했던 것을 이루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출전 기회도 잡지 못해 많이 속상했다. 그래도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도 남아있고 5, 6라운드도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기회가 있다고 확신한다.
Q 오늘 경기는 모두 초반에 불리하게 시작했다.
A 정명훈=전체적으로 초반에 불리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경기를 하면서 그 정도의 불리함은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특히 3세트는 더욱 불리했지만 포트리스는 섬 확장 기지만 주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에
Q 2세트 상대가 백동준이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선수라 당황했을 것 같은데.
Q 3대0으로 이기고 있을 때 올킬도 생각했을 것 같다.
A 정명훈=3킬을 하고 난 뒤 방심하지 못했다. 대장이 이제동 아닌가. 나도 지기 싫어서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아무래도 후반 맵은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해 대처가 미흡했다. 조금만 더 열심히 준비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Q 3대0으로 이기고 있다가 3대3까지 쫓겼을 때 불안했을 것 같다.
A 정명훈=불안한 마음으로 게임을 봤지만 (김)택용이형이 졌을 때도 남은 두 명의 저그들을 믿고 있었다. 우리 팀 저그 선수들이 저그 대 저그전을 워낙 잘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승리를 확신했다.
Q 이제동을 상대로 7세트에 나가게 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
A 이승석=솔직히 그 누가 봐도 이제동 선수의 역올킬이 확정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겠나. 하지만 나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습이 많이 돼 있었던 것도 있지만 주변에서 믿음을 주니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들의 격려와 믿음 그리고 예전에 이겨본 경험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Q 팀 승리를 이끈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오늘 승리가 유독 기쁠 것 같은데.
Q 위너스리그 준플레이오프 상대가 하이트인데.
A 정명훈=하이트에게 패했던 기억이 많기 때문에 복수하고 싶다.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
이승석=힘들게 위너스리그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만큼 기회를 잡았을 때 최선을 다하고 싶다. 하이트와 화승을 연달아 꺾고 결승전에서 KT를 제압해 우승하고 싶다.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정명훈=지난 주에 KT전에서 선봉으로 나가 1킬 밖에 못해 감독님과 회사에 정말 죄송했다. 그런데 오히려 더 잘하라고 격려해 주시더라. 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오늘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최연성 코치님이 목이 아프셔서 오늘 경기장에 오지 못하셨다.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다.
1세트를 준비하면서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최)호선이형과 (정)영재가 많이 도와줬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이승석=일단 나를 믿고 마지막 세트에 내보내 주신 코칭 스태프와 나를 믿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 연습하는 와중에 (박)재혁이형의 조언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 오늘 다 잡은 경기를 놓친 것 같아 정말 아쉬웠는데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자신의 연습처럼 도와준 (손)영학, (임)홍규, (신)진영 등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사실 어제 MSL 본선에 올라가지 못해 좌절을 많이 했다. 어제 어머니 생신이셨는데 선물로 MSL본선 진출을 이뤄내고 싶었다. 정말 속상했는데 오늘 승리로 조금이나마 보답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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