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김기현은 결국 MSL 16강 고지를 넘으며 '기대주'를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김구현, 이영한 등 강력한 선수들을 연달아 제압하고 생애 첫 16강에 오르며 가능성을 더했다. 김기현의 활약은 삼성전자의 5, 6라운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임에는 분명하다.
Q 생애 첫 16강에 진출한 소감은.
A 산전수전 다 겪고 16강에 올라간 것 같다(웃음). 진출이 확정되고 나니 다리가 떨린다.
Q 어떤 면에서 산전수전을 겪었다고 생각하나.
A 일단 게임도 최종전까지 갔고 특히 마지막 경기는 게임 내용도 스릴있었다고 생각한다. 보는 사람도 그런데 하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겠나(웃음).
Q 첫 경기에서는 이영한의 가디언-히드라 조합에 당했다.
A 연습 때는 한번도 당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이)영한이형과 친해 특이한 전략을 쓸 줄은 알았지만 막상 당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많이 당황했다.
Q 패자조에서 김구현과 맞대결했다. 상대가 강한 선수라 부담스러웠을 것 같은데.
A 김구현 선수와 연습을 몇 번 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스타일을 잘 알았다. 그래서 자신 있게 경기했다. 1패를 완벽하게 당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져도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 과감한 빌드를 선택했는데 다행이 잘 통했다.
Q 마지막 경기는 본인의 공격 본능 때문에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A 뮤탈리스크가 내 본진에 왔을 때 터렛을 건설한 뒤 어떻게든 바이오닉 병력을 진출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연습 때였으면 처음에 저글링을 쉽게 막아 유리한 상황이었는데 대회 때는 긴장을 많이 해 원하는 데로 수비가 되지 않았다. 오늘은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Q 16강에서 죽음의 조를 뚫은 선수와 맞붙는다.
Q 별로 기뻐하지 않는 느낌이다.
A 기쁘긴 하지만 지금 너무 기뻐하다 16강에서 처절히 패하면 힘들지 않겠나(웃음), 16강에서 이기면 기뻐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영한이형과 친한데 조지명식에서 첫 경기로 정해졌을 때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대회 때 이상하게 친한 사람과 붙으면 결과가 좋더라. 아이러니했다. (이)영한이형은 원래 잘하는 선수니 상심하지 말고 나중에 더 잘하기를 바란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