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공군의 존재 이유](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105061601580043754dgame_1.jpg&nmt=27)
공군은 해마다 꼴찌였다. 2007년 공군 에이스 프로게임단을 창단한 이후 처음으로 프로리그에 합류한 시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최하위였다. 꼴찌할 것을 알면서 왜 들어왔느냐는 비판부터 프로게이머의 병역 혜택을 위해 팀을 만들었냐는 비아냥까지 공군은 칭찬보다 비난을 더 많이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공군은 11승까지 달성하며 창단 이후 프로리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이전까지 10승이 최다승이었지만 리그를 1/3이나 남긴 상황에서 11승까지 도달했다. 이후 승수를 올리기만 하면 자체 기록을 계속 깨는 자리를 만들었다.
공군의 성적이 올라가는 계기는 여러 가지이지만 실력을 바탕으로 선수를 수급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창단 초창기 공군은 이슈 메이킹을 위해 선수들의 현실력보다는 과거의 영광에 얽매였다. 개인리그에서 우승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했고 팀의 간판이었던 선수를 받아들였다. 그러다 보니 다른 팀 선수들과는 경쟁이 되지 않았다.
실제로 공군의 상승세를 이끈 저그 김경모는 이와 같은 정책 변경으로 인해 새로운 기회를 얻은 인물이다. 화승 오즈에서 이제동이 에이스로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었고 박준오, 방태수 등 신인이 성장하면서 김경모는 은퇴까지 고려해야 했다. 그러나 공군 에이스에 입대한 이후 출전 기회가 보장되면서 김경모는 '군제동'이라는 새 별명을 얻을 정도로 성장했고 재발견됐다.
삼성전자의 이성은이나 CJ의 변형태도 비슷한 케이스다. 개인리그와 프로리그에서 팀을 대표하는 테란이었지만 신예 육성과 새로운 피 수혈이라는 팀의 방침으로 인해 이성은과 변형태는 설 자리를 잃었다. 공군에 가기로 결정한 두 선수는 위너스리그를 통해 팀 적응을 마쳤고 5라운드 들어 동반 4연승을 기록했다.
또 공군은 프로리그 뿐만 아니라 개인리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MSL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 가운데 민찬기, 이성은, 김경모가 32강 본선에 진출했고 최종전까지 올라갔다. 아쉽게 16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다른 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버텨냈다는 점만으로도 희망적인 요소다.
관계자들은 공군이 e스포츠계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최근에 증명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냉혹한 경쟁에서 소외된 선수들에게 공군은 기회의 땅이다.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할 위기에 처한 선수든, 전성기가 끝났다는 선수든 공군에서는 부활할 수 있다.
공군 박대경 감독은 2주 전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잖아. 이제 겨우 다른 팀과 대등한 프로리그를 할 수 있겠다. 이길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팀이 이기지 않겠는가. 지는 게 당연한 팀에서. 이길 수도 있는 팀이 되었다. 이제는 자주 이기는 팀이 되야지. 선수들이 발전한다. 이곳에서"라고.
공군 선수들이 MSL 32강에서 모두 탈락한 뒤에 올린 글이다. 공군은 성장하고 있고 이 글이 올라온 이후 프로리그에서 2승2패를 기록했다. 앞으로 공군은 더 많은 승수를 기록할 것이고 지는 것이 당연한 팀이 아니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팀으로 변모할 것이다. 박 감독의 말처럼 공군에서 발전하는 선수들이 나온다면 언젠가 광안리 결승전 무대에서 단체로 거수경례하고 경기를 치르는 공군 에이스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