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팀 체제에서 연습을 해봤던 선수는 달랐다. 김주업을 상대로 석태수가 보여준 플레이는 프로게이머 이상이었다. 김주업이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항복을 선언할 수밖에 없을 만큼 석태수의 경기는 완벽했다. 스타리그 예선에서 프로게이머와 붙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예선에서 활약을 예고케 했다.

Q 승리한 소감은.
A 이겨서 기쁘긴 하지만 상대가 게임을 가르쳐 주던 형이었기 때문에 이겨도 미안한 마음이 크더라. 게다가 경기력도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Q 오랜 기간 동안 프로게이머를 했기 때문에 더 지기 싫었을 것 같다. A 방송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싫더라. 연습 게임이면 아마추어에게 패해도 크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지만 방송 경기에서는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아마추어에게 패하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 아닌가.

Q 1년 반 동안 프로게이머를 하다 그만 뒀는데 마이 스타리그에 다시 참가하게 됐다.
A 다시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 단지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출전한 것이다. 솔직히 마이 스타리그에 나온 선수 중에는 내가 제일 잘할 것이라고 자신한다(웃음). 같은 팀에 잘하던 김택용, 도재욱 선수가 있는데 못한다는 것이 이상하다. 도재욱 선수 플레이를 많이 보고 따라 했고 김택용 선수는 말수가 워낙 적어 어깨 너머로 경기를 배웠다.

Q 오늘은 리버를 자주 사용하더라. 원래 리버를 좋아하나.
A 원래 리버 플레이를 하는 것을 즐기지는 않는다. 견제를 하면서 멀티 태스킹 싸움을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리버를 사용한 것이다.

Q 스타리그 예선에서 목표가 있다면.
A 솔직히 프로게이머라도 진짜 잘하는 저그가 아니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민철, 김명운, 이제동 정도의 저그만 아니면 충분히 이기고 올라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원래 성격이 자신감이 넘친다(웃음).

Q 게임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A 게임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계속 공부를 하고 싶은 생각이 더 크다. 하지만 만약 예선을 뚫어낸다면 성실히 임할 마음 가짐은 가지고 있다.
Q 실력이 나쁘지 않은데 왜 게임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A 솔직히 게이머를 그만둔 뒤 즐기면서 게임을 할 때는 마음도 편하고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지만 막상 다시 게임단에 들어가 (김)택용이형과 (도)재욱이형과 경기를 하면 다시 좌절할 것이다(웃음). 그래서 게이머를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추억을 쌓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출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줘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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