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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화승 박준오 "억대 연봉 꿈 꾼다"

[피플] 화승 박준오 "억대 연봉 꿈 꾼다"
"첫 월급을 받은 뒤 가족들과 외식을 간 적이 있어요. 당당하게 제 카드를 내고 결제를 하니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가족들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자체가 신기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런 아들이고 싶어요."

프로게이머가 된 것이 가장 자랑스러웠을 때가 언제인지 물어보는 질문에 화승 박준오는 이같이 대답했다. 부모님께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던 순박한 강원도 소년 박준오. 쉽지만은 않았던 프로게이머 생활이었지만 박준오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부터 꿈 꿨던 프로게이머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박준오. 그동안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던 박준오의 다양한 이야기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빠져들어가 보자.

◆순박한 강원도 소년, 프로게이머 되다
유난히 까무잡잡한 피부가 눈에 띄는 박준오. 고향을 물어보니 "강원도 춘천"이라고 대답했다. 강원도가 고향인 사람들은 유독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지고 있기에 왜 그런지 물어봤다. 박준오의 대답은 간단했다. 강원도가 고향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까맣단다.

"어렸을 때부터 골목대장이었어요(웃음). 밖에서 노는 것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해 뜨면 나갔다가 해 지면 들어오곤 했죠. 강원도에서 태어났기 때문은 아닌 것 같아요. 아, 강원도가 놀기 좋은 곳이긴 해요. 아무래도 서울 보다는 낫겠죠."

아이들을 이끌고 온 동네를 휘젓고 다녔던 박준오는 노는 것만큼 운동도 좋아했다. 축구와 달리기뿐만 아니라 공으로 하는 모든 운동을 즐겨 했다. 지금도 박준오는 누군가가 "운동하러 가자"고 말하면 피곤해 당장 눈꺼풀이 감길 때도 신이 나서 함께 나간다.

"운동이 정말 좋아요(웃음). 신나게 달리고 난 뒤 상쾌하게 샤워하고 게임을 하면 능률도 더 좋다니까요(웃음). 하지만 그 때문인지 종아리 근육이 탄탄해 졌죠. 사람들이 얼굴과 몸이 따로 논다며 놀리곤 해요."

그저 밖에서 뛰어 놀기 좋아하던 그가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KT 박정석 때문이었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겨 하던 박준오는 어느 날 TV에서 잘생긴 남자가 게임을 하는 것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TV에서 게임을 방송한다는 것 자체도 신기했는데 나와서 게임을 하는 선수들이 잘생겼더라고요. 특히 박정석 선수는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어요. 사실 그 때만 해도 선수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만 했고 제가 프로게이머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게임을 자주 즐기던 박준오는 어느 순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돈까지 벌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다 예전에 TV에서 봤던 박정석 생각이 문들 들었고 어느 날 갑자기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쉽지 않았던 프로게이머의 길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결심했던 박준오는 부모님 반대라는 암초를 만났다. 어렸을 때부터 워낙 노는 것을 좋아했던 박준오였기 때문에 딱히 공부를 하기 바랐던 것은 아니지만 부모님은 게임을 그저 할일 없는 어린 아이들이 하는 오락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박준오의 생각을 납득할 수 없었던 것이다.

"솔직히 프로게이머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이 얼마나 되겠어요. 처음에 어머니께서는 '게임을 하고 싶다'는 말에 '매일 하면서 뭔 게임을 또 하고 싶냐'고 되물으셨다니까요(웃음). 정식으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말씀 드렸는데 처음에는 엄청나게 반대를 하셨어요."

[피플] 화승 박준오 "억대 연봉 꿈 꾼다"

박준오는 어떻게든 부모님을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진지한 모습으로 부모님께 "프로게이머라는 제 꿈을 이루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박준오의 진지한 모습에 부모님의 마음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잖아요(웃음). 결국 허락 해 주셨고 지금은 열렬한 후원자가 돼 주셨죠. 요즘은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선물도 사드리면서 제대로 효도하고 있죠. 정말 행복해요."

부모님을 설득하고 난 뒤 박준오는 또 다른 벽에 부딪혔다. TV에서만 보던 프로게이머 생활이 아니었고 힘들게 고생하던 박준오는 한 달간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확실히 게임을 직업으로 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웃음). 바로 방송에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막내다 보니 설거지, 청소 등 정말 많은 일을 했어요. 쉬는 시간도 별로 없고 하루 종일 게임만 하면서 내가 꿈꾸던 프로게이머 생활이 아니라는 생각에 정말 힘들더라고요. 솔직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렇게 한 달을 넘기고 나니 모든 일을 적응할 수 있었다. 박준오는 1년 동안 막내로 있으면서 하루에 세 번이 넘는 청소와 설거지를 묵묵히 해내며 게임을 배우기 시작했다.

◆인생의 롤모델 이제동
박준오에게 '리틀 이제동'이라는 별명은 명예와 함께 부담감도 가져가 줬다. 이제동 밑에서 배우고 있다는 이유로 박준오는 엄청난 관심을 받았고 다른 신예들보다 일찍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이제동이라는 이름이 주는 압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저는 이제 막 시작하는 신예잖아요. 당연히 (이)제동이형처럼 잘할 수는 없죠.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가끔 제 경기를 (이)제동이형과 비교하는 것은 참 힘들었어요. 게다가 (이)제동이형을 뛰어 넘을 자신이 없더라고요(웃음).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이)제동이형은 정말 특별하거든요(웃음)."

하지만 박준오는 자신이 '리틀 이제동'이라 불렸던 것을 행운이라 생각했다. 화승에 입단이 결정됐을 때 박준오가 뛸 듯 기뻐한 이유도 최고의 저그인 이제동과 함께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조정웅 감독은 박준오의 가능성을 눈치 채고 이제동 옆자리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같이 생활하면서 (이)제동이 왜 최고인지 알게 됐어요. 인생의 롤모델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에요. 언젠가는 '리틀 이제동'이라는 별명을 뛰어 넘어 그냥 박준오로 불릴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키 큰 여자는 싫어요"
박준오는 한국 남자들의 평균 신장보다 작다. 처음 화승에 들어올 때만 하더라도 손찬웅 보다 작았던 박준오는 세달 후 자신이 손찬웅보다 커졌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드디어 자신의 키도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생각에 흥분했다고 한다.

"하지만 저의 전성기는 그게 다였어요(웃음). 스무 살이 된 현재 키는 더 이상 크지 않더라고요(웃음). 원래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라 제 키에 대해 크게 스트레스 받고 있지는 않아요. 생긴 대로 사는 거죠. 단지 키 큰 여자가 싫을 뿐이에요(웃음)."

[피플] 화승 박준오 "억대 연봉 꿈 꾼다"

박준오의 이상형은 에프엑스의 설리다. 단 키가 작은 설리라고 못 박았다. 박준오는 그저 키 작은 여자를 좋아하는 것뿐이라며 멋쩍은 듯 웃었다.

"신은 김택용, 이제동에게 게임 실력과 얼굴을 모두 허락하셨는데 저에게는 둘 다 허락하지 않으신 것 같아요(웃음). 물론 외모가 보통 보다 낮은 (구)성훈이형을 보며 위안을 얻곤 해요. 제 얼굴이 보통은 되는 것 같아서요(웃음)."

◆억대 연봉 선수 꿈꾼다
박준오가 프로게이머로서 가장 이루고 싶은 몇 가지 일이 있다. 우선 연봉을 억대로 받아보는 것이다. 어차피 직업으로 프로게이머를 삼았다면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될 수밖에 없다. 명예만으로 최고의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은 아니듯 말이다.

"프로게이머라면 억대 연봉은 받아야 팬들의 머리 속에 깊게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회사에서 저에게 억대 연봉을 주려면 물론 성적이 좋아야겠죠. 한마디로 성적을 잘 내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웃음)."

박준오는 원래 개인리그에 욕심이 없었지만 최근 욕심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예전과 달리 스타리그 16강에 진출하자 박준오는 여기 저기서 팬들이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스타리그의 파괴력이 얼마나 강한지 놀랐다고 전했다.

[피플] 화승 박준오 "억대 연봉 꿈 꾼다"

"이왕 프로게이머를 했으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고 사인도 요청하는 스타가 돼야죠(웃음). 개인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분명 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해요. 이번 개인리그 기대해 주세요."

억대 연봉에 개인리그 우승까지 거머쥔 자신의 모습을 매일 꿈꾼다는 박준오.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이제동과 동료들 그리고 코칭 스태프에게 박준오는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저를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렇게 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조금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모든 미디어가 저를 주목할 수 있도록 성장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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