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무이파라는 유령](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108071851130048445dgame_1.jpg&nmt=27)
중국 정부는 제9호 태풍 무이파(MUIFA)가 상하이 지역에 상륙한다는 일기예보를 접한 뒤 대중이 모이는 행사를 전면 취소시키라고 통보했다. 6일 상하이 세기 광장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시즌도 중국 정부의 통보에서 예외가 되지 못했다. 중국 정부와 상하이시측은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강조했고 비가 오지 않기 때문에 행사를 진행해도 되지 않느냐는 한국e스포츠협회와 온게임넷의 주장을 묵살했다.
문제는 6일 밤 10시까지도 상하이에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전 소나기가 세 차례 가량 내렸지만 오후 2시부터는 그쳤고 하늘에 구름이 많이 보이긴 했어도 먹구름은 아니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대회 진행 중단 통보가 내려진 오후 2시 이후 상하이에 비라고는 내리지 않았다.
이번 상하이 결승전은 한국의 e스포츠 업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최근 들어 좋지 않은 이슈들이 발생하면서 위기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상하이 결승전을 성공리에 치르면서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 했다. 한국의 e스포츠가 갖고 있는 문화 콘텐츠로서의 힘을 중국에, 세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국내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유도, 유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아무리 중국 정부의 판단을 받아들이려 해도 한국 e스포츠 업계에게 이번 상하이 결승전 불발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비가 내려 개최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천재지변으로 인한 연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비 한 방울 맞아 보지 못하고 “시작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 해보지 못한 것은 아쉬움보다는 피해의식과 상실감으로 돌아온다.
국내 팬들의 비난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게 왜 중국에 가서 ‘뻘짓’을 했느냐’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팬들을 무시하더니 천벌을 받았다는 여론도 있다.
이런 말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의 e스포츠는 분명히 저력을 갖고 있다. 프로리그 결승전을 보기 위해 전역에서 모인 팬들이나 멀리 대만에서 온 팬들을 보면서 가능성이 충분함을 느꼈다. 경기가 열리기 6시간 전부터 모여든 중국 팬들이 세기 광장 주위를 6~7겹으로 둘러싸고 입장만을 기다리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라면 성공 가능성에 자신감을 가질 일말의 단초를 잡았다.
게임단 사무국의 말이 뇌리에 맴돈다. “이렇게 아름다운 상하이의 야경 속에서 중국 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던 기회가 날아가 버렸습니다. 비 한 방울이라도 맞았다면 후회가 없었겠죠.”
[상하이=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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