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무가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펼쳐질 진에어 스타리그 2011 결승전은 정명훈과 허영무의 '콩라인' 대결이 성사됐다.
허영무가 생각하는 '가을의 전설'과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만나는 정명훈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A 1세트를 이기고 나서 3대0으로 이길수 있을거라 예상했었다. 1세트에서 패하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기에 더욱 1세트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Q 1세트에서 불리한 게임을 역전했다.
A 경기 내내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6시 넥서스가 파괴됐을 때 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윤수가 방심을 해서 그랬는지 흔들렸던 것 같다. 12시 해처리를 파괴하면서 역전도 가능하다고 여겼다.
Q 3세트에 미소를 지었다.
A 다크 아콘의 마엘 스트톰을 사용했지만 아콘이 제 때 나가지 못해 뮤탈리스크를 줄이지 못했다. 그래도 이겼다는 생각에 즐기면서 경기한 것 같다.
Q 힘들게 올라왔는데 어느 순간이 가장 힘들었나.
A 예선을 시작하면서 결승까지 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예선 결승에서 어윤수에게 졌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어윤수를 꺾고 결승에 올라가니 너무나도 역설적이다. 와일드 카드전이 없었으면 못 올라왔을 것 같다. 와일드카드전을 열어준 김상욱에게 너무나 고맙다.
Q 저그전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A 저그전에 많이 졌지만 연습량이나 실력이 줄었다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 패하다보니 마인드컨트롤을 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연패를 떨쳐내기 힘들었는데 정신력이 약했던 것 같다. 그래도 스타리그와 프로리그를 통해 승수를 어느 정도 챙기면서 극복했다.
Q 패배 의식을 극복 할수 있었던 계기는
A 프로리그에서 잠시 연승했을 때 옛날 기억이 났다. 누구를 만나도 이길 것 같았던 과거가 떠오르면서 양대 개인리그 예선을 통과했다.
Q 저그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A 잘했을 때나 못했을 때나 저그전 만큼은 자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모든 종족전이 기세가 떨어지면서 자신감을 잃었지만 그래도 저그전은 여러 빌드 오더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자신 있었다. 김택용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허영무의 저그전도 봐줄만하다고 여기고 있었고 오늘 팬들에게 보여드린 것 같다.
Q 결승 상대가 정명훈이다.
A 정명훈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콩라인'에 함께 가입한 선수들이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니 기분이 새롭다. 우리는 공동 운명체인 것 같다. 지난 시즌 박카스 스타리그에서 정명훈이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나의 차례다. 정명훈을 잡고 우승해서 2인자 라인에서 벗어나고 싶다.
Q 가을의 전설이라 부담이 클 것 같다.
A 부담보다는 즐긴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팬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경력이 쌓이다 보니 이런 상황이 즐겁다. 팬들의 사랑에 진심으로 보답하는 길은 우승하는 것 뿐이라 생각한다. 팬들이 있었기에 결승에 진출했다고 생각한다.
Q 팬들이 정말 많이 왔다.
A 프로토스의 한이 그동안 많이 쌓였던 것 같다. 지난 시즌 내내 이영호와 이제동의 '리쌍록'으로 결승이 점철됐기에 팬들도 지겨웠을 것 같다. 내가 재미를 주겠다.
Q 결승전을 어떻게 예상하나.
A 정명훈이 결승에 올라오길 바랐다. 저그보단 테란이 상대하기 편하다. 정명훈이 올라오면 나도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까다로운 맵인 '패스파인더'가 1, 5세트 나오면서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정명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기에 당일 컨디션이 좋으면 나에게도 우승의 기회가 올 것 같다.
Q 도와줬던 선수는.
A 우리 팀 선수들이 프로리그 연습하듯이 개인리그를 도와줬다. 우리 팀 저그 선수들과 임태규에게도 고맙다. 공군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김경모, 권수현, 이정현의 도움이 컸다. 손석희가 3세트에 사용된 전략을 추천해줬다. 현장에 감독님과 송병구, 주영달, 유병준 선수와 최우범 코치님에게 찾아와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가을의 전설'이 이뤄진지 오래됐다. 가을 시즌에 프로토스가 우승한 것이 2008년 인크루트 스타리그 이후 없었다. 3년만이다. 정말 오래된 추억, 프로토스 팬들의 로망을 위해 정명훈을 꺾고 우승하겠다.
[데일리e스포츠 손기석 기자 goni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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