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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IeSF와 WCG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를 둘러싸고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 대회인 WCG와 IeSF의 행보가 엇갈린 행보를 걸었다. WCG는 지적재산권 문제를 해결해 스타2 리그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반면 IeSF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으나 협의가 되지 않아 시범 종목으로 한 단계 내릴 것으로 보인다.

WCG와 IeSF는 종목 선정 과정에서 비슷한 요청을 회원국으로부터 받았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를 10년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해온 WCG는 해외 파트너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스타1을 종목에서 제외하고 스타2를 택했다.

IeSF도 회원국들로부터 같은 요구를 받았다. 스타2를 즐기는 사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해 달라고 했고 IeSF의 종목 선정 요건인 20개국 이상의 요청이 들어오면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두 대회의 행보는 달랐다. WCG가 국내 스타1 팬들로부터 아쉽다는 반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와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지난 24일부터 스타2로 한국 대표 선발전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IeSF는 그랜드 파이널을 10일 남긴 상황에서 정식 종목 철회라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무엇이 달랐을까. 일단 WCG는 행보를 정하기가 쉽다. 삼성전자라는 주후원사와의 허락을 얻은 뒤 WCG 팬들만 설득하면 된다. 종목 선정에 있어도 각국 팬들의 요청을 받은 뒤 WCG가 운영하는 종목 선정 위원회가 인가하면 종목 선정이 완료된다. 이후 진행되는 작업은 종목사로부터 대회 개최권과 방송권, 중계권 등을 얻는 일이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대회를 열고 방송으로 중계하며 다른 매체에 팔 수도 있다.

WCG는 지난 10여 년 동안 블리자드의 종목을 정식 종목으로 택했다. 스타1은 물론 워크래프트3 등 블리자드 게임을 택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수들이 참가하는 종목으로 만들었다. WCG를 통해 블리자드의 게임은 인기를 유지했고 스타2로 종목을 전환했을 때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한국에서 블리자드 종목으로 대회를 열 때 그래텍이라는 블리자드의 한국측 대회 개최권 및 방송, 중계권을 갖고 있는 대리인과의 협상 과정에서 조율 기간이 걸리긴 했지만 성사시켰고 리그를 끌어 가고 있다.

International e-sports Federation의 약자인 IeSF는 말 그대로 국제e스포츠연맹이기 때문에 하나의 사안을 결정할 때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정식 종목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회원국들의 의사를 반영해야 하고 대회 개최지의 상황에 따라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IeSF 2011 그랜드 파이널에서 택한 종목인 스타2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산 e스포츠 종목인 피파온라인2나 아바(A.V.A)는 서비스되는 지역이 그리 많지 않은 한계를 갖고 있기에 회원국들은 스타2를 원했다. 실제로 대다수 회원국들이 스타2를 정식 종목에 넣길 원했고 IeSF는 그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정식 종목으로 택했다.

문제는 이후부터 발생했다. 우선 IeSF가 블리자드, 그래텍과 스타2 대회의 개최 및 방송, 중계권을 얻어내지 못했다. 협상을 진행했다고는 하지만 명쾌한 합의를 얻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IeSF는 9월1일 정식종목으로 스타2를 채택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공표했다. IeSF는 발표 이후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으려 했지만 대회를 10일 앞둔 상황에서도 타결하지 못했다.

대회 개최지인 한국의 상황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한국의 상황이 스타2로 대표 선발전이나 그랜드 파이널을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한국의 e스포츠 대표 협단체인 한국e스포츠협회는 블리자드와 스타2에 대한 지적재산권 문제를 갖고 있다. 스타1에 대한 권리는 지난 5월 합의를 보면서 협회가 제반 권리를 갖고 있지만 스타2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따라서 스타2는 공인 대회가 아니기에 IeSF가 공식 종목으로 스타2를 채택했지만 대표 선발전이 협회를 통해 이뤄지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IeSF, 국제e스포츠연맹은 각국의 대표성을 지낸 협회의 연합체다. 즉 현지의 상황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대표를 선발할 수 없다. 게임 서비스가 되지 않는 지역이 있기도 하고 한국처럼 대표성을 지닌 협단체가 스타2 대회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

IeSF가 보여준 이번 행정상의 오류는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도, 반면교사가 될 수도 있다. e스포츠의 올림픽을 추종하고 e스포츠 IOC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IeSF는 종목 선정, 대회 개최, 방송 중계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체면이 손상됐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e스포츠 행정의 요체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IeSF라는 단체,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겪어야 했던 성장통이다. 2010년 대구에서 열린 1차 대회에서 워크래프트3 종목에 대한 지재권을 얻지 못해 혼선을 빚었던 것에 이어 두 번째다. 이를 통해 향후 대회 개최나 종목 선정, 방송 중계 등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움으로써 향후 세계 규모의 e스포츠 대회를 열 때 반복해야 하지 않아야 할 실수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10년 동안 대회를 개최했던 WCG의 노하우를 IeSF가 수용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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