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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뽑은 유망주] STX 소울 변현제를 주목하라

"차기 시즌 김구현 없이 팀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프로토스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행히도 지난 시즌 막판 변현제가 급성장 했어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지만 다음 시즌에는 STX 차세대 주자로 부상할 테니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STX 소울 김은동 감독은 차기 시즌 유망주로 프로토스 변현제를 뽑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질문을 하기도 전에 이미 답을 내린 모양이었다. 성실하고 묵묵하게 연습하는 모습과 자신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김 감독의 눈에 쏙 든 것이다.

변현제는 연습에 있어서는 꾀를 부릴 줄 모르는 선수다. 이 정도는 해야 성장할 수 있다는 충고를 받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그 시간을 채울 때까지 컴퓨터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연습 벌레지만 더욱 기대되는 것은 그저 마우스와 키보드를 두드리며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변현제는 게임에 있어서는 꾀를 부릴 줄 아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경기를 할 때 꾀를 부릴 줄 모르는 선수는 결국 단순한 게임 패턴을 가지게 되고 상대에게 쉽게 자신의 카드를 읽히게 되죠. 그런데 변현제는 상대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경기를 할 겁니다. 스스로 그렇게 트레이닝을 해왔어요. 다른 선수들이 10판 연습을 하면 경기 패턴이 대부분 비슷하지만 변현제는 그렇지 않아요. 적어도 그 안에 4가지 이상의 게임 패턴을 연구하고 연습합니다. 연습은 우직하게 게임은 재치 넘치게 할 줄 아는 선수입니다."

김 감독은 변현제가 저그를 상대하면서 투게이트웨이 공격을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대부분 팀에 갓 들어온 신예들은 잘하는 선수의 플레이를 따라 하는데 급급한 반면 변현제는 확실하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다. 실험 정신도 강해 남들이 좋다고 그 빌드를 따라 하기 보다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빌드와 전략을 찾아 연구하는 스타일이다.

"팀에게 딱 필요한 존재죠. 사실 기계적으로 같은 패턴의 경기 스타일만으로 연습을 하는 선수는 100시간을 해도 실력이 늘지 않거든요. 변현제는 다른 선수들이 보면서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선수입니다. 획일화된 패턴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참 기특해요."

될 성 부른 떡잎이었지만 김 감독이 변현제 카드를 아낀 이유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격이 워낙 소심하고 조용해 방송 경기 적응이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은 변현제에게 방송 경기를 무작정 시켜 자신감을 떨어트리고 싶지 않았다. 꾸준히 현장 감각을 익히고 대담해지게끔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시즌에 경기에도 나가지 않는 변현제를 계속 현장에 데려갔던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노란색으로 머리를 염색 시킨 것도 소심한 성격을 고쳐주기 위해서였어요.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들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훈련시킨 거죠. 지난 시즌 변현제는 경기에 출전한 적은 거의 없지만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정말 많은 일들을 시켰습니다. 이번 시즌 훨훨 날아갈 일만 남았어요."

STX 주전 프로토스 가운데 팀에 가장 늦게 합류했지만 변현제는 이미 김윤중, 조성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별히 실력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늦게 합류한 만큼 더 피나게 노력한 대가다.


변현제는 김은동 감독이 자신을 유망주로 뽑았다는 사실에 멋쩍은 듯 웃었다. 아직은 이런 관심이 쑥스러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목표를 밝히는 목소리는 당찼다. 포부 또한 컸다. 김은동 감독이 괜히 유망주로 뽑은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김)구현이형이 나가고 난 뒤 STX 프로토스 라인을 걱정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속으로 웃었어요. 저에게는 기회잖아요. 인생을 살면서 기회가 몇 번 오지 않는데 지금이 저에게 찾아온 첫 번째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김)구현이형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해보려고요. 나아가서는 지난 시즌 (이)신형이형이 거뒀던 30승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에이스 자리를 노린다는 이야기죠(웃음)."

김은동 감독과 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변현제는 "심시티가 어렵다"고 털어 놓았다.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할 때는 심시티가 중요한데 아직까지 신규 맵에 대한 심시티를 연구하지 못했나 보다. 그래도 심시티만 완성되면 저그전은 자신 있다고 말하는 변현제의 모습에 김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시즌 신인왕은 아마 변현제가 차지할 겁니다. 본인도 그것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고요. 차기 시즌 STX 프로토스 라인을 이끌 선수로 성장할 테니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잘할 수 있지?"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잘할 수밖에 없겠네요(웃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대신 출전 기회 많이 주세요(웃음). 기대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신인왕 타고 소감에 꼭 감독님 이름도 말할게요(웃음)."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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