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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스포팀 "맛있는 밥 먹으니 우승 기운 솟아"

스페셜포스 가운데 가장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팀을 꼽으라 하면 단연 웅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창단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구성원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SK텔레콤, MBC게임을 거쳐 웅진으로 거처를 옮긴 이수철과 이스트로, 아처, MBC게임 등 무려 4개의 게임단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했던 이호우 그리고 게다가 아처와 MBC게임, 웅진으로 거처를 옮겼던 이웅식까지 한이 많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바로 웅진이다.

게다가 이광석은 MBC게임에 합류하자 마자 팀이 해체되는 불운을 겪었고 김원종은 아마추어 신분에서 처음으로 프로게임단에 이름을 올린 신예다. 안정적으로 꾸준히 스페셜포스를 하던 선수들이 속한 다른 게임단과는 확연하게 다른 경력을 가진 멤버들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웅진에 입단한 선수들의 표정은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당장 게임을 그만 둬야 하는 상황이었던 MBC게임 선수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었고 그것도 명문 게임단인 웅진에 합류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기쁠 수밖에 없었다.


"저희가 웅진에 드래프트 됐다는 기사 밑에 ‘과연 이호우는 웅진이 마지막 게임단일까’라는 댓글이 달려 있더라고요. 제가 봐도 웃겼어요(웃음). 그만큼 팀도 많이 옮겨 다녔고 또 있었던 곳마다 해체하는 등 운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죠. 제가 원했던 것은 아니었잖아요(웃음). 예전에 이스트로에 있을 때 인터뷰에서 ‘웅진이 빨리 창단해 우리 팀을 인수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어쩌다 보니 실제가 돼 신기하긴 해요(웃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말했던 것이 현실이 되니 이호우는 지금의 상황이 아직도 꿈만 같다고 고백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우여곡절이 많았던 탓에 이번에도 혹시 변수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이야기도 함께 했다.

"꿈은 아니죠(웃음)? 같이 힘든 일을 겪었던 (이)수철이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그저 MBC게임에서 웅진 숙소로 옮겼다는 생각 이상은 하고 있지 않은데 저와 수철이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갑자기 우리에게 누군가가 집 싸서 가라는 이야기를 할 것 같기도 해요(웃음). 그러지 않겠죠(웃음)?"

SK텔레콤을 우승시킨 멤버였지만 팀을 나와야 했던 이수철 역시 MBC게임을 거쳐 웅진에 둥지를 틀었다. 이호우와 마찬가지로 설움도 많이 겼었던 탓이 이수철은 동생들과 팀을 이끌어 가면서 웅진에서의 프로게이머 생활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할 생각이다.


"단순히 각오가 아니라 정말 마지막입니다. 군입대 등 많은 문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웅진에서 하는 프로게이머 생활이 제 인생에서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불태워야죠. 나중에 돌아봤을 때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추억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인 것 같아요."

팀 맏형인 이호우와 이수철의 각오가 워낙 대단하기 때문일까. 밑에 있는 선수들 역시도 각오가 남달랐다. 아처에서 활약하다 MBC게임에 합류했던 이웅식은 팀 에이스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형들이 워낙 키보드가 부서져라 연습을 하다 보니 밑에 있는 막내들도 미친 듯이 연습할 수밖에 없어요(웃음). 게다가 형들이 에이스라며 다른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라고 다그치는 바람에 요즘 잠도 잘 못 잔다니까요(웃음). 그래도 이렇게 다섯 명 모두와 헤어지지 않고 함께 연습하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MBC게임에 들어오자 마자 갑자기 팀이 해체되는 바람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던 이광석은 웅진에서 뛸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날 뻔 했단다. 이호우는 이광석을 "총 쏘기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에서 최고일 것"이라고 치켜 세웠다.



"아마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벌판에서 1대1 총싸움을 펼친다면 이광석을 능가할 선수는 없을걸요. 솔직히 다른 능력은 좀 달립니다(웃음). 그래도 스페셜포스2는 총을 잘 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 정도만 되도 우리 팀에서 큰 역할을 해줄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늦게 팀에 합류한 김원종은 스페셜포스를 해본 적도 없는 선수다. 이름조차 생소한 배터리 온라인이라는 FPS 게임을 주로 하던 유저란다. 그런데 어떻게 웅진에 입단하게 됐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페셜포스2가 나온 뒤 다른 FPS 게임을 하던 선수들끼리 모여 ESK 클랜을 만들었어요. 스페셜포스2 초반에는 저희 클랜이 평정했죠. 그런데 너무 자만해서 PC방 대회 지역예선에서 탈락했어요. 이후 팀이 해체했는데 (이)호우형이 ‘같이 해보지 않겠냐’며 연락이 왔어요. 예전부터 프로 게임단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고민도 하지 않고 ‘예스’를 외쳤습니다."

제각각 다른 사연을 들고 뭉친 웅진 스타즈 선수들이지만 마음과 생각만큼은 놀랍도록 같았다. 웅진에 합류해 가장 기쁜 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선수들은 입을 모아 "밥이 정말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이 웅진으로 이적한 뒤 약속한 것처럼 ‘음식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회사에서 시킨 줄 알았어요(웃음). 그런데 정말 맛있어서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니까요. 오늘 점심에는 굴과 보쌈이 나왔는데 숨도 못 쉬고 먹은 것 같아요. 이런 말 하면 뭣하지만 저희 엄마가 해준 밥 보다 맛있다니까요(웃음)."

맛있는 밥을 먹으며 함께 게임할 수 있게 돼 너무나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동시에 전한 다섯 명의 선수들. 그들의 꿈은 오직 하나 바로 우승이다.


"웅진이 창단한 이후 아직까지 우승 타이틀이 없잖아요. 스타크래프트 팀의 결승보다 스페셜포스팀 결승이 먼저니 저희가 첫 우승타이틀을 가져올게요. 이후 스타크래프트도 동반 우승하게 된다면 금상첨화겠죠? 스페셜포스팀이 웅진 숙소에 첫 우승 트로피를 올려 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쉽지 않은 길일지도 모른다. 이미 STX, SK텔레콤, CJ는 팀 체제를 갖추고 스페셜포스2를 연마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온라인에서도 그들의 실력은 정평이 나있다. 벌써부터 3강 체제가 굳혀졌다는 평가까지 있다. 그 구도를 깨기 위해 웅진은 도전자 입장에서 열심히 위로 올라갈 생각이다.

"걷다가 지치면 뒤에 사람들이 밀어주고 앞에 가던 사람들이 잡아주면서 정상을 찍어야죠. 웅진 이재균 감독님께서 우리를 선택한 뒤 ‘2등은 꼴찌와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저희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할 테니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응원도 많이 해주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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