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피플] 나미비아 대표 싼 "부시맨 종족 알리러 왔다"

[피플] 나미비아 대표 싼 "부시맨 종족 알리러 왔다"
WCG 2011 그랜드 파이널이 열리고 있는 부산 광역시 벡스코에서 가장 많은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사람은 나미비아에서 날아온 '부시맨' 싸이 앤콰니(이하 싼)이다. 개막식이 열린 8일 싼은 원주민 복장을 하고 나미비아 대표로 기수 역할을 맡았고 모바일 종목인 '아스팔트6' 대회에 나섰을 때에도 고유의 복장을 입고 경기를 치렀다. 취재진은 물론 현장을 찾은 팬들이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일일이 응했다.

싼은 단숨에 WCG 2011의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사람들은 싼과 함께 나미비아라는 나라와 부시맨이라는 그의 종족에 대해서도 이해해갔다.

[피플] 나미비아 대표 싼 "부시맨 종족 알리러 왔다"

◆부시맨의 후예가 한국에 오기까지
싼은 영화 '부시맨'에 출연한 주연배우인 니카우의 친조카다. 20여년전 개봉한 영화 '부시맨'은 콜라병을 받아든 니카우의 일거수일투족을 영화로 만들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싼은 니카우의 대를 이어 나미비아는 물론, 부족을 알리기 위해 홍보 대사로 나섰다. 4년 전 삼촌인 니카우가 사망하면서 싼이 그의 역할을 이어 받은 것이다.

WCG 사상 처음으로 나미비아에서 대표 선수를 선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싼은 반드시 한국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근 지역에서 선발전을 치르자 단숨에 달려간 싼은 철권과 피파 종목에 참가했지만 예선에서 떨어졌다.

한국에, 아니 외국에 나미비아와 부족을 알려야 하는 싼이 좌절하는 모습을 본 WCG 나미비아 주최측은 참가율이 떨어지는 모바일 종목을 추천했고 갤럭시S2를 싼에게 선물하면서 대표 출전 자격을 얻었다.

싼은 "삼성전자와 WCG가 돕지 않았다면 내 평생 한국이라는 곳에 오지 못했을 것이다. 나미비아와 부시맨 부족을 알리기 위해 정말 오고 싶었던 곳이고 한국에서 니카우 삼촌이 큰 인기를 얻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피플] 나미비아 대표 싼 "부시맨 종족 알리러 왔다"

◆알리고 또 알려라
싼이 대표 자격을 얻으면서 나미비아 일대에선 큰 호응이 일었다. 나미비아의 모든 신문에 싼의 얼굴이 나오는 광고가 실리고 WCG에 참가한다는 기사가 대대적으로 났다.

한국에서도 싼은 부족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크고 웅장한 건물이 즐비한 부산에서 혼자 다니지도 못해 팀 리더의 인솔을 받아야 하고 움츠러든 모습을 보이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언제나 쾌활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웃으며 인사했고 원주민 고유의 복장과 활, 화살을 들고 다니며 다이내믹한 포즈를 지었다.

대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부산 지역의 날씨도 영하로 내려가며 싼은 애를 먹었다. 해가 떠 있는 시간 내내 땀이 날 정도의 열대 지방에서 살던 싼이 영하의 날씨를 경험했을 리가 만무했다. 그래도 싼은 공식 행사에 부족 복장 차림을 하고 나서면서 프로페셔널임을 증명했다.

실제로 싼은 나미비아에서 부족 홍보 대사로 일하고 있다. 삼촌인 나카우가 영화 '부시맨'을 통해 나미비아를 세계에 알리면서 캐나다와 미국 등에서 관광객이 몰려 왔고 나미비아 정부가 부족의 박물관 성격인 생활관을 만들면서 관광 수입도 벌어들이고 있다. 삼촌이 사망한 뒤 바통을 이어받은 싼은 미주 지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가이드를 하며 부족의 생활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또 나미비아 정부를 상대로는 부족의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가난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원주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싼은 "나미비아 원주민들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지원을 끌어 내기 위해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WCG를 통해서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부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창한 영어 실력
싼과 인터뷰를 하는 내내 기자들은 정확한 영어 구사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원주민이라면, 특히 가난으로 고통받는 상황이라면 정규 교육을 받기가 어려웠을텐데 싼의 영어 실력은 대단했다. 영어 생활권이 아닌 나미비아에서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원주민이 갖췄다는 것만으로도 높이 살만했다.

싼은 정규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초중등 과정인 1학년부터 10학년까지 학교에 다니면서 영어를 익혔고 대학교에서도 전공을 공부하며 영어 능력을 키웠다. 그 결과 싼은 미주 지역 관광객을 상대로 가이드를 할 정도의 영어 구사 능력을 쌓았다.

싼의 특이한 경력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군에도 복무하면서 국방의 의무를 준수했다. 학교를 마치고 군에서 근무한 싼이 원주민으로 돌아간 이유는 가난에 빠진 부족의 생활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다. 수렵과 채집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원주민의 생활을 널리 알리고 관광 상품으로 만들고 정부에 이를 강조하며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싼의 생각이다. 원주민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싼이 유창한 영어 실력을 앞세워 관광 가이드를 하면서도 부족의 대변인으로 나선 이유다.


◆"내년에도 오고 싶다"
싼의 꿈과 바람은 나미비아와 부족을 알리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WCG의 지원과 배려 덕에 생전 처음 한국에 와서 큰 관심을 받은 싼은 "내년에도 WCG라는 대회에 또 나오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단지 인구가 적고 경쟁이 적은 모바일 종목이 아니라 철권이나 피파 등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 보여줄 것이 많은 부문에 나오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게임 축제인 WCG 행사장을 돌아다닌 싼은 "PC로 하는 게임이든, 모바일로 하는 게임이든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는 게임이 나미비아는 물론 원주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져서 나미비아 원주민 중에서도 세계 1위를 하는 사람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데일리랭킹

1젠지 17승 1패 +29(34-5)
2T1 15승 3패 +24(32-8)
3한화생명 15승 3패 +19(30-11)
4KT 11승 7패 +8(26-18)
5DK 9승 9패 0(21-21)
6광동 7승 11패 -7(18-25)
7피어엑스 6승 12패 -11(16-27)
8농심 4승 14패 -16(14-30)
9디알엑스 3승 15패 -21(11-32)
10브리온 3승 15패 -25(8-33)
1
2
3
4
5
6
7
8
9
1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