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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윤용태의 과감한 전략 선택

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의 2, 3주차 MVP는 웅진 스타즈 윤용태입니다. 지난 14일 SK텔레콤 T1과의 경기에서 최종 세트에 출전한 윤용태는 지난 시즌 63승을 기록하며 다승왕을 차지한 김택용을 맞아 완승을 거두면서 웅진 스타즈에게 승리를 안겼습니다.

지난 시즌 윤용태의 성적이 23승25패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택용의 승리가 예상됐던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윤용태가 손목 수술을 받으면서 기량을 회복했을지 검증이 되지 않았고 7일 STX와의 경기에서 변현제에게 패했던 결과도 있어 김택용의 낙승으로 무게 추가 기울었습니다.

윤용태는 김택용을 맞아 특별한 전략을 준비했습니다. 프로토스전에서 힘싸움을 하면서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이른 타이밍 앞마당 확장을 선택한 것이지요.

윤용태가 김택용을 꺾을 수 있는 비결을 지금부터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윤용태의 질럿이 입구를 막아 놓아 김택용의 프로브가 입성하지 못하고 있다.

◆용의 코털을 건드린 질럿
김택용이 지난 시즌 63승을 거둘 수 있었던 바탕에는 상대방의 전략을 모두 간파하는 정찰이 있었습니다. 상대 선수가 귀찮을 정도로 정본진을 휘젓는 프로브 한 마리는 승리의 비결이었죠.

윤용태는 김택용과의 승부에서 프로브 정찰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꼼꼼한 플레이를 선보입니다. 김택용의 프로브가 다른 스타팅포인트를 거쳐서 본진으로 들어오려고 할 때 질럿 한 기가 입구를 막아냅니다. 프로브를 두 대나 때리면서 김택용의 프로브 정찰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김택용이 우여곡절 끝에 윤용태의 진영에 프로브를 밀어 넣었지만 오래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던 것이죠. 실제로 윤용태가 드라군 한 기를 생산하자 김택용은 프로브를 뺄 수밖에 없었죠.

◆전략 개시
김택용의 프로브가 빠져 나간 뒤 윤용태는 곧바로 앞마당에 넥서스를 건설합니다. 게이트웨이가 1개 뿐인 상태였기에 과감한 선택이었죠. '아웃라이어'라는 맵은 프로토스간의 경기가 많이 나왔던 전장입니다. 공군 손석희가 본진 자원만으로 4개의 게이트웨이를 건설해 드라군 러시를 시도한 적도 있고 다크 템플러를 일찌감치 생산해 흔들기를 하는 등 다양한 양상과 전략이 난무했던 맵입니다.


◇김택용보다 앞마당 넥서스를 먼저 워프한 윤용태.

상대가 어떤 전략을 꺼낼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윤용태는 앞마당에 넥서스를 지었습니다. 질럿 2기와 드라군 한 기밖에 없었기에 매우 이른 타이밍이었죠.

윤용태가 과감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프로브로 김택용의 체제를 계속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김택용의 본진에 밀어 넣은 프로브로 게이트웨이를 더 짓는지, 로보틱스를 올리는지, 앞마당에 넥서스를 짓는지 지켜봤기에 한 수를 내다보고 전략을 풀어나갔습니다.

◆지형을 활용한 전략 선택
앞마당에 넥서스를 일찌감치 지은 또 하나의 이유는 자신감입니다. 김택용이 다크 템플러를 일찌감치 생산하는 전략만 아니라면, 즉 게이트웨이를 늘려서 드라군 중심으로 밀고 들어오더라도 막아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3개의 게이트웨이를 일찌감치 올려서 드라군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전략과 앞마당에 확장 기지를 지은 뒤 게이트웨이를 늘려서 방어하는 전략이 맞붙을 경우 병력이 많은 쪽이 유리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게이트웨이를 3개까지 지은 쪽은 질럿 2기와 드라군 8기 정도를 갖추고 공격을 개시합니다. 앞마당에 넥서스를 가져간 쪽은 질럿 2기와 드라군 5기 정도를 보유한 상황이죠. 이 경우에 질럿을 밀어 넣고 드라군으로 일점사를 하게 되면 공격측이 앞설 수 있습니다. 드라군 6기로 일점사를 하게 되면 상대방 드라군 한 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죠.

위와 같은 가정은 공격이나 수비 모두 평지에서 대결했을 때의 양상입니다. 그러나 윤용태와 김택용이 대결한 '아웃라이어'라는 맵은 수비측이 유리한 전장입니다. 앞마당 지역이 언덕으로 되어 있어서 공격하는 쪽이 100%의 데미지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죠. 공격을 시도할 때 언덕 아래에서 위쪽으로 치고 올라가야 하기에 수비하는 쪽에서 언덕 위에 병력을 배치하게 되면 공격하는 쪽은 일단 두드려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병력의 수를 믿고 올라갔을 때 수비측에서 프로브를 대동해서 바리케이트를 형성하고 뒤이어 생산된 병력을 동원해서 막아낸다면 수월하게 지켜낼 수 있습니다.

윤용태는 맵의 이러한 장단점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김택용보다 확장 기지를 먼저 가져간 것이지요. 실제 경기에서도 김택용은 윤용태의 확장을 확인한 이후 공격할 루트를 잡지 못하며 우와좌왕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다크 템플러가 아닌 것을 확인한 뒤 윤용태는 기분 좋게 게이트웨이를 늘리고 드라군을 중심으로 병력을 형성했습니다.

◆셔틀 체력이 승부 갈랐다
프로토스간의 경기에서 한 쪽이 먼저 확장을 가져갔을 때 변수는 리버의 화력입니다. 확장 타이밍을 늦춘 쪽이 테크트리를 올리는 데 자원을 쓰기 마련이고 드라군간의 전투에 유용한 셔틀과 리버를 먼저 확보하게 됩니다.


◇옵저버로 윤용태의 확장을 확인한 김택용. 그러나 이미 늦었다.

김택용은 그런 의미에서 한 발 뒤처졌습니다. 옵저버를 확보하는 데 자원을 먼저 썼기 때문입니다. 프로브로 윤용태의 체제를 확인하지 못한 김택용은 혹시나하는 마음에 옵저버토리를 건설하고 옵저버를 생산합니다. 윤용태의 진영으로 옵저버를 보냈지만 이미 앞마당 확장 지역에서 자원을 채취하고 있었고 미네랄당 100 이상의 자원을 가져간 상황이었습니다.


◇피해를 주려 셔틀로 견제를 가려던 김택용. 이 선택이 독이 될 줄이야!

아뿔싸하는 마음에 김택용은 셔틀과 리버를 생산해 견제를 떠나지만 이것이 독이 됩니다. 드라군을 앞마당과 본진에 나누어 배치한 윤용태는 김택용의 셔틀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윤용태의 앞마당 구석에 리버를 내리려던 김택용은 눈치 빠른 윤용태의 대처로 인해 셔틀의 실드가 모두 벗겨질 정도의 타격을 입습니다.


◇중앙 지역에서 전투를 펼치는 두 선수. 김택용의 셔틀이 윤용태의 드라군 일점사에 의해 잡혀버렸다.

셔틀의 실드가 줄어든 상황은 김택용에게 최악으로 다가왔습니다. 리버 2기를 확보한 이후 셔틀을 생산한 윤용태가 전병력을 이끌고 전투를 도모하기 시작했고 김택용은 중앙 지역의 언덕 위에서 막으려 했습니다. 윤용태의 리버가 탄 셔틀을 김택용이 일점사를 했지만 체력이 붉게 빠진 상황에서 윤용태의 셔틀은 살아 남았습니다. 반대로 윤용태가 김택용의 리버가 탄 셔틀을 일점사했을 때에는 셔틀이 잡혀 버렸습니다. 견제에 동원했다가 실드가 벗겨진 것이 전투에서 패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지요.


◇윤용태의 압승!

◆많은 것을 얻은 윤용태
김택용을 잡아내면서 윤용태는 실익을 챙겼습니다. 소속팀인 웅진 스타즈가 승리를 챙겼고 SK텔레콤의 창단 이래 프로리그 최다 연승 기록도 저지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얻은 것이 더욱 많습니다. 한 물 갔다는 평가가 일단 수그러들었고요. 오른손목 수술 이후 경기력에 대해서도 검증을 받았습니다. 3년만에 주간 MVP로 선정되는 영광도 얻었습니다.

윤용태에게는 무엇보다 준비한 전략이 성공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연습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하고 분석하며 원리를 깨달은 상태에서 연습하는 것이 효율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인식했을 것입니다.

윤용태가 올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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