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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구 사태를 바라보며

한국 프로 스포츠계에 또 하나의 악재가 터졌다. 지난 해 프로축구가 불법 베팅 사이트를 통한 승부 조작에 연루되면서 관계자가 자살하는 사태가 발생하더니 올해 초 프로배구가 승부 조작 파문이 발생하면서 상무 신협 배구단이 잔여 시즌을 참가하지 않고 향후 팀을 해체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남의 일 같지 않다. 불법 베팅 사이트를 통한 승부 조작 사건이 가장 먼저 발생한 곳이 e스포츠 업계-정확히 말하면 스타크래프트 리그-이기 때문이다. 2010년 이맘 때 불법 베팅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관련자들이 선수들에게 마수를 뻗친 일이 알려졌고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당시 인기를 얻고 있던 선수들이 브로커 역할까지 했다는 사실이 조사 결과 밝혀지면서 업계에 충격을 줬다.

승부 조작 사태는 세 번의 파고를 만들어냈다. 내용이 밝혀지면서 팬들이 대거 등을 돌렸다. 한창 인기를 얻던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는 직격탄을 맞았다. 시청률이나 현장 관람자수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악영향을 줬다.

또 다른 파고는 프로게임단 해체였다. 사건이 발발한 첫 해 이스트로가 해체됐고 CJ와 온게임넷이 합병하면서 게임단 수가 줄어들었다. CJ와 온게임넷의 합병이 기업간의 인수 합병으로 인한 후속조치라고 판단할 수도 있었지만 온게임넷 스파키즈의 경우 연루 선수가 많아 게임단을 제대로 꾸리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승부 조작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없다. 또 10-11 시즌을 마친 뒤에는 화승, MBC게임, 위메이드가 프로게임단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만약 승부 조작 사태가 일어나지 않고 리그가 계속 인기를 끌고 있었다면 이들이 과연 팀을 해체했을까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세 번째 파장은 후원사의 부재다.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이 프로리그를 후원하면서 프로리그에는 파장이 크지 않았지만 개인리그는 당상 후원사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스타리그나 MSL 모두 새로운 후원사를 잡기 보다는 아는 기업들에 손을 벌려야 했고 싼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승부 조작이 준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e스포츠라는 문화가 사라질 뻔한 이슈였다. 실제로 프로게임단을 중심으로 승승장구했던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많이 위축됐고 규모가 작아졌다. 과거와 같은 파괴력을 되찾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예상도 존재한다.

축구와 배구가 입은 타격을 보면서 '어찌됐든 우리는 넘겼으니까'라는 위안을 가져서는 안된다. 여전히 불법 베팅 사이트가 존재하고 이들의 카테고리 안에 e스포츠 리그가 속해 있다.

불법 베팅 사이트에 대한 계속되는 모니터링과 꾸준한 신고가 필요하고 프로게임단은 선수들에 대해 철저히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 타산지석 삼아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경주할 시점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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