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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의 스카우팅 리포트] 돌아온 '레전드' 장진형

[정준의 스카우팅 리포트] 돌아온 '레전드' 장진형
◇온게임넷 정준 해설 위원

안녕하세요. 온게임넷 카트라이더 해설 위원 정준입니다.

지난 주 소개해 드렸던 쌍둥이 프로게이머 이중선-이중대 이야기에 독자 여러분들이 좋은 의견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비록 경기는 문호준과 전대웅의 1위로 끝이 났지만 이중대와 이중선 모두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중선의 경우 몸싸움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 부분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빅3' 구도를 깰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점은 좋았다고 여겨집니다.

이번 주 소개해 드릴 선수는 바로 장진형입니다. 지난 16일 이번 시즌에 참가한 선수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유독 지긋한 나이(?)로 보이는 한 선수가 앉아 있어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2년간의 군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레전드' 장진형이었습니다. 아마 올드 팬들이라면 반가운 얼굴일 텐데요. 오늘은 장진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레전드의 귀환
지난 14차 리그에서 7인의 레전드가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그 중 장진형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는데요. 레전드로만 여겼던 선수가 군 복무 후 리그 본선에 복귀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장진형이라는 선수가 가지는 상징성과 위치는 스타크래프트의 '택뱅리쌍'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카트리그는 '빅3'의 무대였습니다. 문호준은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했고 유영혁은 그런 문호준을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전대웅의 경우 꾸준한 준우승 입상으로 독보적인 '콩라인'을 구축했습니다.

'빅3'라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는 했지만 문제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본선 진출 선수들의 변동이 거의 없었다는 점인데요.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기에는 본선 진출의 장벽이 너무나 높았고 기존 선수들은 '빅3'의 벽에 가로 막혀 좌절을 맛봐야 했죠. 결국 누가 보더라도 우승은 '빅3'중 한 명, 그랜드 파이널 진출자는 눈 감도고 맞출 정도로 뻔한 리그가 돼버린 것이죠.



하지만 장진형의 복귀는 이 '뻔한'리그에 가장 강력한 흥행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가 가진 오랜 리그 경험과 거친 플레이 스타일은 '빅3'를 위협할 최고의 카드로 떠오르기에 손색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장싸부'의 위엄
장진형의 별명은 '장싸부'입니다. 그것도 '빅3' 전대웅 선수가 장진형을 부르는 호칭입니다. 장진형이 IT뱅크에 있었던 시절 우연히 온라인에서 전대웅과 게임을 즐긴 장진형은 첫눈에 전대웅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제자로 삼은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실제로 전대웅의 성장에는 장진형의 역할이 상당했고 장진형 본인에게도 이 무서운 신인은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장진형은 전대웅에 대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녀석"이라는 짧은 평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현역시절 장진형이 가장 자신 있었던 트랙은 현재도 리그 공식 트랙인 '광산 꼬불꼬불 다운힐'. 황제 문호준조차도 이를 인정하면서 장진형에 대해 '광산 싸부'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전대웅은 아직도 장진형을 '싸부'라고 부르고 있고 '황제' 문호준에게 저장된 장진형의 일촌명은 '광산 싸부'입니다.

거기다 장진형은 현재 AN 게이밍에서 유영혁과 한솥밥을 먹으며 선배 대접을 받고 있으니, 사실상 장진형은 빅3 모두의 '싸부'인 셈입니다. '빅3'의 '싸부'라 불리는 엄청난 선수 장진형이 본선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를 모으는 이유기도 합니다.

◆'추격자' 장진형
장진형의 플레이 스타일은 독특합니다. 전대웅이 독보적인 치고 달리기의 달인, 문호준이 밸런스형 스트라이커라면, 장진형은 '추격자'에 가까운데요.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라 엄청난 몸싸움을 극복하고 1위를 추격하는 형태의 레이싱을 주로 합니다.

때문에 장진형의 역전극은 단순한 속도에 의한 역전보다는 치열한 몸싸움에 이어지는 대형사고의 형태가 자주 보여지는데요. 이는 장진형의 남성적이고 거침없는 성격에 기반한 것으로, 트랙에서 펼쳐지는 레이싱보다는 오프로드 레이싱에 가까운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겠으나,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화끈한 선수는 없지 않을까 싶네요. 오죽하면 본인이 직접 만든 아이디의 이름이 AN-Genocide(학살)이니 말 다했다고 볼 수 있죠.

이번 리그에서 얼마만큼의 성적을 달성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장진형의 경기가 화끈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장진형이 준비한 신의 한수
장진형이 '광산 꼬불꼬불 다운 힐'트랙에서 전통적으로 강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현재 장진형은 또 한 개의 트랙에서 신의 한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로 '노르테유 익스프레스'입니다.

기본적으로 누구나 사고 구간에서는 몸을 사리고 움츠러들기 마련인데, 장진형이 준비한 이 한 수는 그 상식을 벗어날 것으로 보여집니다. 가장 위험한 복합굴절 구간에서 부스터를 사용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는 이 플레이는 상당히 어려운 시도이기 때문에 현재는 끊임없는 연습으로 사고율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라고 합니다.

아직 리그에서 보여준 적은 없지만, 만약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브라질 서킷의 '두더지 라인' 이후 최고의 한 수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장진형의 목표와 과제
e스포츠에서 군필자 게이머는 상당히 귀합니다. 스타크래프트뿐만 아니라 다른 국산 종목에서도 군필자는 눈 씻고 찾아봐야 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제대 이후 우승한 케이스는 손에 꼽을 정도로 더욱 귀합니다.

저 역시 군제대 이후 약 3년간 게이머로 활동했지만, 무대 위에서 체험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게이머들의 순발력과 센스는 따라가기 힘들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요소는 단 한가지, 바로 '경험'입니다. 남들보다 두 배 세배 연습해서 모든 변수와 사고구간을 몸에 익혀 놓는 것만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장진형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의 최단기 목표는 조별 예선 C조에서의 1위 달성. 빅3가 속하지 않은 유일한 조이며, 노진철과 박인재를 제압할 수 있다면 긴 공백을 깨고 새로운 카트리그의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요?

나아가 이번 리그에서 빅3를 잡고 입상까지 할 수 있다면, '장싸부' 장진형은 카트리그의 가장 큰 흥행카드로서 이번 연간리그를 훌륭히 이끌어 갈 것이라 기대합니다.

온게임넷 정준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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